책담화冊談話 | 중국사학명저中國史學名著(22) ─ 新五代史, 新唐書

 

2025.12.20 δ. 중국사학명저中國史學名著(22) ─ 新五代史, 新唐書

첸무, ⟪중국사학명저강의⟫(錢穆, 中國史學名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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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양수歐陽脩, 신당서新唐書
유후劉昫, 구당서舊唐書
• 송기宋祁, 구양수歐陽脩의 신당서新唐書
 본기本紀와 열전列傳은 송기宋祁
 지志와 표表는 구양수歐陽脩

 

구당서에는 병지兵志가 없지만 신당서에는 있고 선거지選擧志도 신당서에만 있다
  재상세계표宰相世系表
  방진표方鎭表
  종실세계표宗室世系表

 

모든 지志 앞 부분에 구양수는 장문長文을 붙여놓았다.
예를 들어 예약지禮樂志 앞부분.
 "3대 이전에는 통치가 천자 한 사람에게서 비롯되었다. 따라서 예악이 천하에 두루 미쳤다. 3대 이후에는 통치가 둘에서 비롯되었다. 따라서 예악이 헛된 이름만 남게 되었다." (삼대이상치출어일三代而上治出於一 이예악달어천하而禮樂達於天下 유삼대이하치출어이由三代而下治出於二 이예악위허명而禮樂爲虛名)

• 구양수歐陽脩는 경학經學, 문학文學, 각 방면에 커다란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사학史學도 넓고 큰 기초가 있었다.


오늘은 구양수歐陽脩의 신당서新唐書를 얘기해보려고 하는데 송나라 때는 역사책이 많다. 신오대사新五代史도 그렇고 당나라 때는 정관정요貞観政要가 있었다. 그다음에 다음에 읽을 게 사마광司馬光의 자치통감資治通鑑, 그리고 나서 그것을 가지고 주희朱熹의 자치통감강목資治通鑑綱目, 원추袁樞의 통감기사본말通鑑紀事本末, 우리도 들어본 역사책 이름들이 꽤 있다. 구양수歐陽脩의 두 번째 사서인 신당서新唐書, 당서唐書가 하나 있었는데 그게 못마땅한 게 있어서 다시 썼다고 해서 신당서新唐書가 되었고, 이제 그 둘을 구별하기 위해서, 이전에 있던 것은 유후劉昫라는 사람이 편찬한 것으로 구당서舊唐書가 있었는데 오대 시기에 편찬이 되었다고 한다. 유후劉昫의 구당서舊唐書는 정말로 깊이 연구하는 사람이 아니면 잘 모를 것이다.  

신당서新唐書는 구양수歐陽脩의 것으로 알려져 있긴 하지만 사실 쓴 사람은 두 명이다. 송기宋祁라는 사람하고 구양수歐陽脩하고 둘이 썼는데, 책을 쓰기는 본기本紀와 열전列傳은 송기宋祁가 쓰고 지志와 표表는 구양수歐陽脩가 썼으니까 절반이다. 오히려 분량으로 말하면 열전列傳이 150권이고 본기本紀가 10권이니까 160권에 해당하는 부분을 송기宋祁가 썼고 지志가 50권이고 표表가 15권이니까 65권으로 절반이 못 되는 것인데, 그것을 구양수歐陽脩가 썼으니까 구양수歐陽脩의 이름으로만 나오는 거는 송기宋祁에게는 조금 억울한 거 아니겠느냐 라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원래는 이렇다고 한다. 두 사람이 역사를 편찬했는데 그러고 난 다음에 누구의 이름으로 내놓을 것이냐 라고 하니까 관직이 높은 사람이 서명을 하게 하는 것이 그 조정의 규칙이었다고 한다. 예를 들어서 수나라 역사책인 수서隋書는 위징魏徵이라는 사람의 서명만 있는데 사실 저자는 위징魏徵 한 사람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송나라 사람들도 신당서新唐書의 작자 중에서 구양수歐陽脩의 지위가 높았으니까 그의 서명만 기록을 하게 했다고 한다. 그런데 구양수歐陽脩가 "송기는 자신보다 선배이고 연령 또한 많을 뿐만 아니라, 또 이 책에 매우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니 자신 홀로 서명을 해서는 안 된다"라고 우겼다고 한다. 그래서 각기 따로 서명을 했는데, 조정에서는 완성된 다음에도 한 사람이 여전히 서명을 하도록 해서 이를테면 책임편집 이런 식으로 해서 한 사람으로 나왔다고 한다.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면 본기本紀와 열전列傳, 지志, 표表 순으로 가니까 송기宋祁가 먼저 완성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나서 구양수歐陽脩에게 넘기고 개정할 게 있으면 개정하라고 했다고 한다. 그런데 구양수歐陽脩는 작성한 내용이 매우 좋다고 해서 한 글자도 고치지 않았다고 한다. 이게 굉장히 쉽지 않다. 송기宋祁라는 사람이 탁월하기도 했겠지만 구양수歐陽脩도 참 훌륭한 사람이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많은 칭찬을 받았다고 한다. 

신당서新唐書에 대해서 일반적인 평가는 구양수歐陽脩가 쓴 부분이 좋다는 것이다. 본기本紀와 열전列傳도 그렇지만 신당서新唐書의 평판을 높이는 데에는 구양수歐陽脩가 쓴 지志와 표表의 역할이 굉장히 크다 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전목 선생의 지적에 따르면 구당서舊唐書가에는 병지兵志가 없다, 즉 병법 또는 군사적인 것이 없고 신당서新唐書에는 있다. 그다음에 선거지選擧志가 신당서新唐書에는 있다 그다음에 표表에 보면 재상세계표宰相世系表, 그러니까 고위 관직을 누가 했는가 하는 것이고, 그다음에 방진표方鎭表는 군사기지에 관련된 것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종실세계표宗室世系表, 왕에 관한 것은 본기本紀에 있을 테니까 왕자라든가 왕실에 속한 사람들에 관한 것이다. 특히 재상세계표宰相世系表와 방진표方鎭表는 사용처가 매우 높다고 했으니까 이것은 단순한 표라기보다는 일종의 사회과학적인 원사료에 해당하는 그런 것들이겠다. 일종의 박물지博物誌 같은 것이다. 플리니우스의 박물지처럼 그런 것이라고 좀 볼 수도 있겠다. 

그다음에 신당서新唐書에는 모든 지志 앞에 구양수歐陽脩가 매우 긴 문장을 쓰고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이런 장문長文의 글이 있으면서 일종의 총론을 달아놓은 것이다. 이런 저런 사정들을 보여주고 있다고 한다. 특히 예약지禮樂志 앞부분에 구양수歐陽脩가가 쓴 글이 있다고 하는데 "3대 이전에는", 하夏 · 상商 · 주周를 말한다, "통치가 천자 한 사람에게서 비롯되었다. 따라서 예악이 천하에 두루 미쳤다. 3대 이후에는 통치가 둘에서 비롯되었다. 따라서 예악이 헛된 이름만 남게 되었다." 이런 것들이 있어서 지志를 읽는 데 어떤 지침이 되었다는 그런 뜻이라고 짐작을 해 본다. 

구양수歐陽脩에 대해서 전목 선생이 총평을 했는데 "송대의 사학을 구양수를 대표로 하여 말하자면", 그러니까 송대의 사학을 구양수를 대표로 하여 말한다고 하는 것은 송대 사학의 대표가 구양수라는 말이고, 구양수를 비롯한 송대 사학은 탁월한 점이 있다는 얘기이겠다. "구양수는 경학과 문학 각 방면에 모두 커다란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그의 사학 또한 넓고 큰 기초가 있었다." 그냥 지나가는 말처럼 읽을 수도 있겠으나 조금 나름의 생각을 해본다. 경학經學, 사학史學, 문학文學 이 셋을 묶어서 오늘날 문사철文史哲, 인문학이라고 하는 영역을 구성하는 것이다. 중국 고대에는 철학이라는 분야가 없지만 그것을 경학經學이라고 했다. 고전 텍스트를 열심히 읽고, 사물의 궁극적인 이치와 우주의 원리에 대해서 고심해 보는 영역이 경학經學이다. 그리고 거기에 덧붙여서 옳고 그름, 윤리, 도덕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보는 게 경학經學이다. 그러니 철학이라고 할 수 있다. 신념 체계와 삶의 방식을 따져 묻는 것이다.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시대가 아무리 달라져도 굳건히 지켜야 되는 뭐가 있다고 하는 것, 그런 것들을 따져 묻는 게 경학經學이니까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학문 분류를 가지고 말을 해보면 철학이라고 할 수 있겠고, 문학文學은 레토릭을 비롯해서 문장을 다듬는 영역에 해당하는 것이고, 그다음에 사학史學은 사실은 사회과학이다.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태들을 인과관계에 따라서 살펴본다든가 어떤 돌발적인 것은 없는가, 이런 것들을 따져 묻는 게 사학史學이니까 그렇다. 전목 선생의 말을 빌려보면 구양수歐陽脩는 경학經學과 문학文學에 노력을 했다. 일단 기본적인 의리지학義理之學을 따졌다는 것이다. 의와 이치를 따지고 그것을 잘 서술하려고 노력을 했다. 그러다 보니 사학史學이라고 하는 것도 자연스럽게 사학의 포褒와 폄貶이 들어가고 그것을 잘 어우려서 글로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얘기할 수 있는 것이겠다. 

《몽유병자》과 《강철왕국 프로이센》을 읽을 때는 잘 몰랐는데, 요즘에 크리스토퍼 클라크Christopher Clark의 《혁명의 봄Revolutionary Spring》을 읽으면서, 아무래도 현대와 1848년 혁명을 이렇게 오며가며 아우르면서 쓰고 있기 때문에, 읽다보면 어디서 본 것 같은데 하는 기시감이 드는 현상들이 있다. 그러다 보니까 크리스토퍼 클라크는 정말 대가구나 하는 것, 지금 구양수에 대한 전목 선생의 평가를 빌어서 말해보자면 경학과 문학 방면에 큰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사학도 탁월하지 않나 그렇게 생각을 하게 된다. 

오늘이 토요일인데 다음 주가 2025년 연말이고 그 다음 주가 2026년 첫 주이다. 그래서 연말 연시의 마지막 주와 첫 주는 쉬려고 한다. 그러고 나서 사마광司馬光의 자치통감資治通鑑으로 들어가겠다. 이것을 다 읽은 다음에는 탄허 스님의 《선학 강설》를 읽어보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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