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 케빈 로우: 이 놀랍고도 새로운

 

이 놀랍고도 새로운 | 비아 제안들 시리즈  | C. 케빈 로우 이 놀랍고도 새로운 | 비아 제안들 시리즈 | C. 케빈 로우 - 10점
C. 케빈 로우 (지은이),양지우 (옮긴이)비아

감사의 말
1. 서론
2. 만물을 아우르는 이야기
3. 인간
4. 제도들
5. 결론
인물 색인 및 소개

 


171 오늘날에는 제도나 기관을 대놓고 거부하거나 제도 없이도 세상을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통해, 세상에서 진정 그리스도인답게 살려면 반드시 '제도'라는 틀을 생각하고 세워야 한다고 여겼다. 어떤 면에서 제도의 창조는 그리스도인이 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요소였다. 그들은 이스라엘의 역사와 예수의 삶에서 질서 없이는 공동체가 번영할 수 없고, 위계 없이는 질서를 유지할 수 없으며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위계가 유지되는 경우는 없다는 사실을 배웠다. 중요한 점은 급속하게 성장하던 교회의 구조가 점점 더 정교해졌고 그러한 구조 자체가 그와 같은 문제를 헤쳐 나가는 방식이었다는 것이다. 그러한 방식을 통해 교회는 생명을 주는 복음을 계속해서 세상에 퍼뜨려 나갔다. 

또한 이를 통해 초기 그리스도교 공동체들은 서로 소통하고, 박해 가운데 어떻게 행동할지를 익히고, 새롭게 쓰인 자료들을 받아들이고, 자선 활동을 펼치고, 감독과 사목적 돌봄을 제공했다. 직제를 포함한 제도는 수십 가지에 달하는 교회의 활동이 발전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길이 되어주었다.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자신들이 부름받은 하느님의 백성이 되기 위해서는 그 백성이 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사실을, 즉 가르치고 배우는 일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이를 위해서는 단지 가벼운 대화를 나누는 것이 아닌 성서를 해석하는 법을 익히고, 세상을 그리스도인답게 읽고, 그렇게 살도록 돕는 깊은 상상력의 틀을 세우는 일이 필요했다. 달리 말하면 진지한 교육이 이루어져야 했다. 그리고 이러한 교육은 가르치는 사람이 '생각과 실천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배우는 사람이 이를 보게 되는 과정을 통해서만 가능했다. 그래서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성서를 교회 지도자들의 생각과 생활방식에 깊이 뿌리내리게 하고, 그들이 지식을 보존하고 전수하도록 돕는 제도들을 마련했다. 

173 오늘날 우리에게는 초기 그리스도교가 만든 기관과 제도가 너무나 당연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이유는 우리가 역사의 뒤편에서 이미 지난 일로 이를 바라보기 때문이다. 역사의 반대편에서, 제도와 기관이 생겨난 당시 세상 속에서 이들을 바라본다면 이들은 놀랍기 그지없다. 하느님의 진리가 왜 그토록 연약하고, 곧잘 실망하게 되고, 너무나 자주 실패하는 교회라는 구조를 통해 전달되어야 하는가? 왜 우리는 사람들을 가르쳐야 하는가? 왜 중요한 내용을 배우게 하는 학교와 대학교를 세워야 하는가? 왜 가난한 사람을 돌보아야 하는가? 왜 병원을 세워야 하는가? 왜 고아들을 입양할 수 있는 제도와 기관을 마련해야 하는가? 

이제 핵심은 분명하다. 인간에 대한 그리스도교의 이해가 이세상에서 계속 살아 있게 하기 위해, 오래 이어지게 하기 위해, 세상에 드러내기 위해 그리스도인들은 그 이해를 선포하고 지키는 제도와 기관을 만들었다. 교회가 어떻게 제도와 기관을 만들었는지를 살핌으로써 우리는 하느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드러낸 인간이 구체적으로 어떠한지를 감지하게 된다.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를 증언하기 위해서는 이전에는 한 번도 보지 못했고 예상하지 못했으나, 사실은 모두가 갈망해 오던, 그 런 놀라운 제도와 구조를 세상 한가운데 세워야 한다고 믿었다. 

195 그들의 영향력은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미미했던 수준에서 순식간에 거대한 규모로 확장되었다.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원래 함께할 이유가 전혀 없거나, 심지어 함께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있던 사람들을 한데 불러 모았다. 그리고 전혀 다른 이들을 하나의 지붕 아래 품을 수 있는 창조적인 공동체와 제도들을 만들어냈다.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이루어진 그들의 일치는 인간이 무엇인지 보여주었고, 삶의 다양한 경계를 뛰어넘어 예상치 못한 연대를 만들어 냈다. 

그리스도인들은 너무나도 다양한, 서로 어울리지 않을 법한 사람들로 뒤엉켜 있는 집단이었다. 로마 총독과 농부, 병든 사람과 건강한 사람, 가난한 사람과 부유한 사람, 교양 있는 사람과 무지한 사람, 유대인과 이방인까지 모두가 함께했다. 그들 모두가 변화되고 있었고, 새롭게 빚어지고 있었다. 

생계를 위해 어떤 일을 했든, 어떤 정치 성향을 보였든, 어떤 과거를 가졌든 상관없었다.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그들 모두를 모아 하나의 가족을, '그리스도 안에서 형제자매인 가족을 이루려 했다. 이 가족은 지중해 전역에 흩어져 있었지만, 예루살렘에서 로마를 넘어 더 먼 지역에 이르기까지 긴밀하게 소통했고, 지도 체계를 갖추었으며, 성사, 전례, 일상의 실천을 통해 하나를 이루었다. 

바로 이틀 치가 그들에게 정치적 기반과 정체성을 주었고, 지배, 동화 혹은 해체의 위협에 맞설 힘을 주었다. 개인으로든, 집단으로든 그들만으로는 거세게 몰아치던 거대한 문화의 흐름을 버텨내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게 빠르고 효과적으로 성장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물론 그들 사이에도 다툼은 있었다. 사람이 둘 이상 모이면 늘 다툼은 생기니 말이다. 하지만 외부 세계가 보기에 그들은 하나의 이름, 다채로운 외양과 실천과 정치적 태도에 어울리는 단 하나의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바로 '그리스도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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