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담화冊談話 | 중국사학명저中國史學名著(29) ─ 通志

 

2026.02.21 δ. 중국사학명저中國史學名著(29) ─ 通志

첸무, ⟪중국사학명저강의⟫(錢穆, 中國史學名著)
텍스트: buymeacoffee.com/booklistalk/ChienMu-11

 

정초鄭樵, 통지通志 [남송南宋]
• '3통三通'이라 불리는 책들. 
  두우杜佑, 통전通典
  정초鄭樵, 통지通志
  마단림馬端臨, 문헌통고文獻通考 [원초元初]

  통전通典은 제도制度를 설명한 것이다. 통지通志는 제도制度에 한정限定되지 않는다. 

통지通志, 총서總序. "회통의 의의는 크도다" [회통지의대의재會通之義大矣哉]
• 회통이 가능하려면 널리 알아야 한다. 
 "사마천에게 안타까운 것은 널리 아는 것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소가위천한자所可爲遷恨者 박부족야博不足也)
   ─ 그러나 정초鄭樵도 편견을 면하기는 어려웠다 

• 반드시 스스로의 견해를 이루어야 한다.
  "책을 지음에 있어서는 모두 과거 사람들의 책을 자료로 이용하는 것을 면할 수 없지만 '반드시 스스로의 견해를 이루어야 한다;" (필자성일가지언必自成一家之言) 

• 단대斷代를 기준으로 하면 회통이 불가능하다.  (반고班固의 경우)
한 시대씩 끊어서 역사를 쓴다는 것은 "역사 사실 간에 계속되는 원인의 뜻이 보이지 않고"(무복상인지無復相因之意) 회통 역시 찾아볼 수 없게 된다. 
단대사斷代史를 기준으로 할 경우, 후대後代의 사가史家가 선대先代의 인물人物을 평가評價할 때, 자신自身의 시대時代를 기준基準으로 삼아 포폄褒貶을 하게 된다. 

통지通志의 구성構成
본기本紀 ─ 연보年譜(사기史記의 표表에 해당) ─ 열전列傳 ─ 재기載記(사기史記의 세가世家에 해당)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이십략二十略, 본기本紀와 열전列傳은 사기史記와 한서漢書, 이후의 정사正史를 베낀 것으로 의의가 크지 않으나 략略은 가치가 있다. 모두 51권으로 책 전체의 1/4을 차지한다. 정초鄭樵 스스로도 자신의 이십략二十略에 크게 만족했다.  

"천하의 큰 학술들을 모두 모아 그 강목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략'이라 이름했다. 그 중 다섯은 한과 당의 유가들이 들을 수 있는 내용을 담았고, 나머지 열 다섯은 한과 당의 유가들이 들을 수 없는 내용을 담았다." (총천하지대학술總天下之大學術 조기강목條其綱目 명지왈략名之曰略 기오략其五略 한당유자漢唐儒者 지소득이문之所得而聞 기십오략其十五略 지소부득이문之所不得而聞) 
직관職官, 선거選舉, 형법刑法, 식화食貨

씨족氏族. 성씨姓氏
육서六書. 문자文字
칠음七音
천문天文
지리地理
도읍都邑
예禮
시諡. 시호諡號
기복器服. 제사 청동기
악樂
직관職官
선거選舉
형법刑法
식화食貨
예문藝文
교수校讐. 서적교주
도보圖譜. 도판
금석金石
재상災祥
곤충초목昆蟲草木


오늘은 송나라의 역사 책, 송나라는 의외로 나라 자체가 융성하지는 않은데 학문이 많이 발전했다. 정초鄭樵의 통지通志라고 하는 책을 읽어보겠다. 통通자가 들어가게 되면 3통三通이라 불리는 책들이 있다. 두우杜佑의 통전通典, 정초鄭樵의 통지通志 그리고 원나라 초에 나온 마단림馬端臨의 문헌통고文獻通考를 3통三通이라고 불리는데 각기 다 장단점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 중국에서 나온 책들은 모든 책이 그러하지는 않지만 과거의 것을 가져다가 일정한 정도로 고치고 수리해서, 즉개수改修해서 적은 다음에 그것에 이어서 자신만의 독창적인 부분을 집어넣는 경향들이 있다. 정초鄭樵의 통지通志도 그런 부분이 있다. 통通 자가 들어간 것, 3통三通이라 불리는 책들, 두우杜佑의 통전通典, 정초鄭樵의 통지通志 그리고 마단림馬端臨의 문헌통고文獻通考는 기본적으로는 제도사이다. 제도사가 제가 좋아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그런데 제도사는 특정한 시대의 제도만 가지고 논의할 수는 없고, 이전에 나온 어떤 제도들을 쭉 봐야 되니까 그래서 통通이다. 정초鄭樵가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 게 회통會通이라고 하는 분야라고 한다.  

저는 정초鄭樵의 통지通志라는 책을 읽어본 적은 없고, 여기 전목 선생의 설명을 믿고 이 설명을 여러분들에게 설명해 드리는 것뿐이다. 그러니까 전목 선생은 읽고 얘기를 하는 것일테고, 전목 선생이 읽은 것을 또 제가 읽어서 말을 하는 것이니까 전목 선생이 베꼈다고 말하기는 어려운데 저는 어쨌든 베낀 것이다. 전목 선생의 말을 베껴서 얘기하는데, 그냥 읽어주기만 하면 낭독이 되니까 여기다가 제가 가지고 있는 역사에 관한 또는 역사철학에 관한 식견을 조금 덧붙여서 이야기를 할 뿐이다. 

정초鄭樵의 통지通志, 통전通典는 제도制度를 설명한 것인데 통지通志는 통지通志에 한정되지 않는다 라고 되어 있다. 그러니까 통지通志도 기본적으로는 제도사인데 제도에만 한정되지는 않는다. 그리고 통지通志의 총서總序를 읽어오면 "회통의 의의는 크도다"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찾아보니까 정말 크다. 회통지의대의재會通之義大矣哉,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 회통이 가능하려면 널리 알아야 한다. 회통이라고 하는 게 무엇인가. 여기 정초의 통지에 대해서는 전목 선생이 굉장히 많이 얘기를 해 놓았다. 그 부분은 지나가는데 그러고 나서 맨 마지막에 이렇게 얘기한다. "우리는 '통通'을 말하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오늘날 역사를 말하는 사람들은 단지 전체 25사와 10통通이라는 많은 책 가운데 한 시대를 선택하고 또 그 시대 중에 하나의 주제를 찾아내어 연구한다. 주제가 작으면 작을수록 좋다고 여긴다. 따라서 현재의 도서관에 가면 책 찾기가 매우 쉽다."  

연구를 하려면 그렇다. 영국 철학에서도 특정한 영역, 그리고 특정한 영역에서도 아주 좁은 주제 하나를 가지고 연구를 해서 쓰는 게 석사 논문이다. 조금 더 범위를 넓히면 박사학위 논문을 쓴다. 그런데 계속해서 공부를 해서 이것이 과연 전 시대를 거쳐서, 예를 들어서 자유libertas라는 말이 있다. 자유라고 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주제이다. 제 박사학위 논문의 주제가 자유이다. 그런데 자유라고 하는 말이 로마 시대의 libertas, 도이치로는 Freiheit, 각각의 의미가 다르다. 박사학위 논문을 썼을 때 헤겔에 있어서 자유에 관한 연구라는 제목으로 썼다. 로마 시대에는 자유라는 단어가 어떻게 사용되었을까, 공화republic는 어떻게 사용됐을까 그런 것이 개념사이다. 하나의 개념이 각각의 시대에 어떻게 사용되었을까 그리고 그 동네에서는 이렇게 쓰였는데 우리 동네에서는 어떻게 쓰였나 하는 것들, 간단하게 말하면 그런 것을 연구하는 것이 회통會通이다. 

그래서 "회통의 의의는 크도다", 그러니까 회통이 가능하려면 널리 알아야 한다라는 말이 성립할 수 있겠다. 그러면서 정초鄭樵는 "사마천에게 안타까운 것은 널리 아는 것이 부족하다는 것이다"라는 말을 한다. 사마천司馬遷한테 공부를 열심히 안 했어 라는 얘기를 하려면 자기는 공부를 얼마나 해야 되는 것인가. 소가위천한자所可爲遷恨者 박부족야博不足也, 사마천司馬遷에게 안타까운 것은, 박博은 넓을 박博 자로 두루두루한 것이 부족하다. 그러나 정초鄭樵도 편견을 면하기는 어려웠다 라고 전목 선생이 딱 말했다. "대체로 정초의 학문은 널리 지식을 쌓아 회통을 추구했지만 편견을 면하기는 어려웠다." 편견을 면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 같다. 

그다음에 정초가 사마천司馬遷과 반고班固를 비교하면서 사마천司馬遷은 한 마리의 용과 같고 반고班固는 돼지와 같다고 했다. 돼지라고 하는 것은 하찮다 라는 뜻이겠다. 왜 그러했는가. "후대의 사가들은 모두 사마천을 버리고 반고를 따라 단대斷代를 기준으로 했다." 단대라는 게 끊을 단斷 자에다가 시대할 때 대代자이다. 그러면 단대斷代를 기준으로 하면 회통會通이 불가능해져 버리는 것이다. 나는 뭐 로마사 전공이라 로마 시대의 libertas만 알아라고 하면, 사실 로마라고 하는 나라가 있던 출발 시작점이 이탈리아 반도인데, 로마의 Respublica를 본 따 가지고 마키아벨리가 공화국 얘기를 한다. 그러면 같은 뜻인가, 비슷하다. 우리가 지금 오늘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라고 할 때 공화국과 마키아벨리가 말하는 공화국은 규정이 다르다. 그러면 우리가 말하는 민주공화국의 공화국은 사실 서양에서 왔다고는 하지만 정체불명이다. 그리고 공화共和라는 말 자체가 동아시아에서 나온 한자어를 가지고 번역어를 삼았으니까 그 과정에서 미세하지 않은 어긋남이 있다. 그러니까 시대를 이렇게 봐야 한다. 민주공화국이란 어떤 것인가 라고 말할 때는 저 고대 로마의 Respublica부터 시작해서 마키아벨리를 거쳐서 그다음에 잉글랜드로 가고, 그 잉글랜드에서 다시 아메리카 대륙으로 간 연원을 살펴보면, 그게 이제 우리나라로 들어왔을테데 꼭 그런 것만도 아니다. 동아시아에서 서양 학술을 수용해서 일종의 자기화하는 과정이 있다. 

중국에서 중체서용中體西用이라고 한다. 중국을 본체로 해서 서양의 것을 이용한다. 그다음에 우리나라에서 개화파들은 동도서기東道西器라고 했다. 동양을 근본[도道]로 서양의 기계, 그릇 기器, 그다음에 일본 사람들은 화혼양재和魂洋才라고 했는데, 조화롭다 할 때 화和 자를 일본 사람들은 자기네 나라를 가리킬 때 쓰는데, 그러니까 일본의 혼을 바탕으로 했고 서양을 가리키는 양洋, 재주할 때의 재才, 그러니까 중체서용中體西用, 동도서기東道西器라고, 화혼양재和魂洋才 이런 것들이 같은 지향점을 가지고는 있는데 또 조금씩 들다. 중체서용中體西用이 추구하는 바와 의미 내용이 동도서기東道西器의 의미 내용과 화혼양재和魂洋才의 의미 내용이 다르다. 그것이 어떻게 해서 만들어졌는가 그리고 그것을 어떤 때 사용하려고 했는가, 이 세 개를 또 비교해 보는 것도 단대斷代를 기준으로 하면 불가능한 것이다. 간단히 말하면 회통會通이 불가능한 경우가 되어버린다. 

정초鄭樵가 단대斷代를 기준으로 하면 회통會通이 불가능하다 해서 반고班固를 돼지 같은 놈이라고 말한 것이라는 것이다. 우선 "역사 사실 간에 계속되는 원인의 뜻이 보이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다. 무복상인지無復相因之意, 서로 원인이 되는 그 뜻을 볼 수 없다 라고 얘기를 했다. 그게 뭐냐 하면 후대의 어떤 역사가가, 가령 한국의 역사가가 조선의 어떤 인물을 평가할 때 우리 시대를 기준으로 하면 조선시대의 민주주의자가 어디 있는가, 아무도 없다. 그러니까 우리 시대의 기준을 포폄褒貶을 하게 되니까 이게 문제가 된다는 말이다. 결국 전통적인 유가적 역사관이기 때문에, 송대 사람이기 때문에 유가적 역사관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전통적 유가적 역사관은 기본적으로는 포폄褒貶이 굉장히 중요하다. 누가 똑바로 살았나 이렇게 생각을 해보는 것이다. 이런 것이 유가적인 생각으로는 안 좋다 라고 본 것 같다. 정초는 그래서 회통會通을 중요하게 여겼다.  

통지通志라고 하는 이 책의 구성構成을 보면 본기本紀가 있고 연보年譜가 있고 열전列傳이 있고 재기載記가 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이십략二十略이다. 20개의 파트로 이루어진 부분이다. 이게 정초 저작의 핵심이고 전목 선생도 그래서 굉장히 많은 부분을 할애해서 이것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있다. 중국의 역사에 대해서 궁금할 때는 그렇지만 오늘은 그것에 대해서는 길게 설명하지 않겠다. 시경에 대한 언급도 있고 한데 이것은 중국사에 깊이 있게 연구하는 사람들이 보면 좋을 것이다. 

정초는 자신의 이십략二十略에 크게 만족해서 "천하의 큰 학술들을 모두 모아 그 강목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략'이라 이름했다. 그 중 다섯은 한과 당의 유가들이 들을 수 있는 내용을 담았고, 나머지 열 다섯은 한과 당의 유가들이 들을 수 없는 내용을 담았다." (총천하지대학술總天下之大學術 조기강목條其綱目 명지왈략名之曰略 기오략其五略 한당유자漢唐儒者 지소득이문之所得而聞 기십오략其十五略 지소부득이문之所不得而聞) 당나라 이후에 나온 것들을 담기도 했겠지만 한 나라와 당 나라의 유가들은, 여기서 유가라고 하면 학자를 통칭하는 말일 수도 있다, 한 나라와 당 나라의 유가들은 관심을 갖지 않았던 영역에 대해서 자기가 좀 썼다 라는 얘기도 될 수 있겠다. 직관職官, 선거選舉, 형법刑法, 식화食貨, 관직이라는 것은 공무원 조직에 관한 것이고, 선거는 인재를 뽑아올리는 것을 말하고, 형법은 말 그대로 형법 이론인 것이고, 식화는 경제이다. 경제라는 말도 좋지만 식화라는 말도 좋은 것 같다. 먹고 쓰는 것에 관한 재물에 관한 얘기로 되어 있다. 총천하지대학술總天下之大學術, 학술이라는 게 배울 학學 자고 술術은 저 사람 기술이 있어 라고 할 때 술, 방법을 말한다. 그러니까 학學이라고만 해버리면 어떤 학문 내용을 가리키는 말인데 학술學術이라고 하면 방법론까지 포함한다. 해석학 대가인 한스 게오르크 가디머의 《진리와 방법Wahrheit und Methode》가 있다. 진리와 방법을 말하면 학술이라고 할 수 있다. 술術은 방법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다음에 조기강목條其綱目, 강綱은 큰 부분이고 목目은 세부 사항을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명지왈략名之曰略, 략이라고 했다. 기오략其五略 한당유자漢唐儒者 지소득이문之所得而聞, 그 중 다섯은 한과 당의 유가들이 들을 수 있는 내용을 담았다.  

그렇게 해서 들어가 있는 내용이 씨족氏族, 성씨에 관한 것, 육서六書는 문자에 관한 것이다. 칠음七音은 음에 관한 것이고, 그다음에 천문天文은 하늘에 관한 것이고 땅에 관한 것이고 이렇게 가다 보니까 이제 도읍都邑을 얘기하는 것이고, 예禮에 대해서 얘기하고, 그다음에 시諡는 시호諡를 말한다. 그 다음에 기복器服, 제사를 지내는 청동기에 관한 것, 그다음에 악樂은 음악에 대한 것, 그다음에 직관職官, 선거選舉, 형법刑法 식화食貨, 예문藝文, 문예와 문학, 그다음에 교수校讐, 서적을 연구한 것, 그다음에 도보圖譜는 도판, 금석金石은 돌에다가 새긴 것, 그다음에 재상災祥, 재는 안 좋은 것을 말하는 것이고, 상은 상스러운 일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재상에 대해서 얘기한다고 하는 것은 사람들이 미신에 빠져서 이것은 귀신이 한 것이라 우리는 몰라요 이런 식이 아니라는 것을 밝혀보이려고 했던 것이겠다. 민간 풍속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이고, 그다음에 재미있는 것은 곤충초목昆蟲草木이다. 제가 보기에는 한나라와 당나라의 유가들이 들을 수 없는 내용이 바로 이런 것들이 아니겠는가 생각한다. 이렇게 해서 남송南宋 때까지 정리를 끝내고 다음 주에는 마단림馬端臨의 문헌통고文獻通考를 살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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