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반니노 과레스키: 돈 까밀로와 지옥의 천사들 - 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 9

 

 

돈 까밀로와 길 잃은 양|안토니오 성인의 비밀|뻬뽀네와 의사 보뇨니|돈 까밀로와 지옥의 천사들|잠 못 이루는 밤|지붕 위의 돈 까밀로|시골 신부와 도시 신부|돈 키키와 납골당|복수는 나의 것|악마는 아름다웠다|예수님은 우리 편|요즘 젊은 것들은 미쳤어|미카엘 대천사의 날개|어린양의 고백|11월의 빛바랜 기억|천사를 만난 소년|뽀 강이 들려주는 이야기|돌진하는 돈 키키|3인의 강도|영광스러운 마지막 시편들

 


시골 신부와 도시 신부
89 “그 사람은 악당이 아닐세. 피네티는 주님의 계명에 어긋나는 어떤 것도 요구하지 않았네."
“성당은 스스로 개혁을 해야 합니다.”
보좌신부는 여전히 큰소리로 우겼다.
“신부님은 바티칸 공의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개혁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신단 말씀입니까?"
"아니, 나도 그걸 읽어 보았어. 하지만 나한테는 너무 어렵더군. 나는 무식해서 예수님 말씀밖에는 이해할 수가 없네. 그분은 알아듣기 쉽고 간단하게 말씀을 하셨지. 예수님은 지식인이 아니셨네. 그분은 복잡하고 어려운 말을 늘어놓지 않으셨어. 쉽고 단순한 말로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게 말씀하셨지 않은가? 만약 예수님이 그 공의회에 나타나서 말씀하신다면 그 학식 높은 신부님들은 모두 웃고 말 걸세." 
“그런 농담은 그만두십시오."
보좌신부가 외쳤다.
“이 점을 아셔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현대 사회에 태어나셨다 해도 요즘 사람들처럼 말씀하시진 않았을 겁니다."
“옳은 말씀이야. 그렇지 않으면 나같이 무식하고 불쌍한 백성들은 그분 말씀을 하나도 이해하지 못할 테니까."
돈 까밀로가 맞장구쳤다.
“신부님, 자꾸 얘기를 돌리지 마십시오. 문제는 신부님이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데 있는 겁니다!"
"내가 아는 문제라곤, 피네티의 딸이 공산당 읍장 주례로 결혼식을 올린다는 사실이네. 나에게는 그 문제가 학식 높은 신부들이 공의회에서 만들어내는 개혁안보다 더 심각하다네. 성당이 버젓이 있는데도 우리 본당 신자가 올리는 결혼식이 인민의 집에서 행해진다면 그건 주님에 대한 모독일세. 공의회가 이처럼 갑작스러운 개혁만 하고 사람들을 성당 밖으로 몰아낸다면 성당은 텅텅 비고 말 게 분명하네. 그것보다 더 심각하고 중요한 문제가 어디 있겠나? 그 결과 수백만의 사람들이 신앙을 버리고 살아가게 될 게 눈에 훤하네. 이게 내가 알고 있는 전부야. 나는 그 학식 높은 분들이 하는 말을 알아듣지 못하겠네. 그러나 그로 인한 사태가 다른 무엇보다 중대한 문제라는 것만은 확신하네." 
돈 키키가 절망에 빠져서 양팔을 벌렸다.
“그 문제에 대해서는 더 이상 할 말이 없군요. 저도 신부님 말씀대로 인민의 집에서 결혼식이 올려지지 않는 게 좋다는 데엔 동의하겠습니다. 그럼 신부님의 그 작은 성당에서 혼인미사를 올리는 게 어떻겠습니까? 그곳은 신부님 개인 성당이니 옛날 방식으로 혼인을 시켜도 괜찮으니까요." 
"그 문제에 대해 한번 심각하게 생각해 봄세."
돈 까밀로가 대답했다.
그러나 심각하게 생각하고 말 것도 없었다. 그 문제는 돈까밀로가 전부터 꿈꿔왔던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피네티의 딸은 돈 까밀로의 작은 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릴 수 있게 되었다. 사람들이 어찌나 많이 왔던지 성당뿐만 아니라 정원에까지 가득 찼다. 

축하객 중에는 돈 키키가 성당에서 쫓아낸 사람들이 꽤 많이 있었다. 이 사실이 돈 까밀로에게는 커다란 위안이 되었다. 정말 그러한 위안이라도 없었으면 돈 까밀로는 살맛이 나지 않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요즘 그 맹랑한 조카 딸, 캣 때문에 매우 힘들게 지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