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크리스천: 인류의 확산 ─ 대륙별 구석기 문화 검색 | 케임브리지 세계사 2

인류의 확산 | 케임브리지 세계사 2 | 데이비드 크리스천 엮음, 류충기 옮김 인류의 확산 | 케임브리지 세계사 2 | 데이비드 크리스천 엮음, 류충기 옮김 - 10점
데이비드 크리스천 (엮은이),류충기 (옮긴이)소와당

CHAPTER 1 서장: 책을 펴내며 (01권에서 이어짐)
CHAPTER 13 농부 탄생 이전: 문화와 기후를 중심으로
CHAPTER 14 고인류: 도구, 언어, 문화
CHAPTER 15 아프리카: 기원전 4만 8000년부터 기원전 9500년까지
CHAPTER 16 구석기 시대의 유럽: 이주와 혁신
CHAPTER 17 아시아 구석기 인류의 확산
CHAPTER 18 오스트레일리아 진출과 정착
CHAPTER 19 플라이스토세 인류의 아메리카 진출



57 이 책에 실린 글들도 초기 인류가 아프리카를 벗어나 이주한 시점에 대해서는 입장이 서로 다르다. 현생인류(modern human)가 레반트 지역에 진출한 시점은 10만 년 전이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그들은 얼마나 현대적인(modern) 인류인가(현생인류와 얼마나 가까운가? 그것은 부정 출발이었는가? 아니면 현생인류를 유럽과 아시아, 그리고 마침내 오스트레일리아까지 진출하도록 이끈 조상이었는가? 분명한 연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있지만 큰 줄거리는 예전과 달리 분명해진 것 같다. 우리 인류는 아프리카 출신이다. 우리의 조상들은 구석기 시대가 끝날 무렵 남극을 제외한 지구상 모든 대륙에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현생인류의 놀랍고도 독특한 역사는 구석기 시대의 깊은 과거로부터 시작된다. 

109 기원전 4만 8000년 이전까지 인류의 역사는 곧 아프리카의 역사였다. 진화론상 완전한 현생인류(fully modern human)가 출현한 무대가 바로 아프리카 대륙이었다. 

109 당시 그들이 진출한 지역에는 이미 오래전부터 다른 고인류가 살고 있었다. 중동과 유럽에는 네안데르탈인이 있었고, 아시아에는 데니소바인을 비롯하여 아마도 다른 종류의 고인류들도 있었던 것 같다. 

111 흔히 "해부학적 현생인류(anatomically modern humans)"라고도 하는데, 이런 명칭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 그들의 두개골은 현생인류와 차이가 있다. 또한 유골을 분석해보면, 성도(성대에서 입술 또는 콧구멍에 이르는 통로 - 옮긴이)가 현생인류와는 다르다' 도구를 만드는 능력, 언어 및 사회적 능력에 있어서도 고인류는 현생인류와 달랐다. 

112 아프리카 바깥 지역의 해당 시기는 중기 구석기(Middle Paleolithic)라 하고, 아프리카 안에서의 해당 시기는 바깥 지역과 구별하기 위해 중기 석기 시대(Middle Stone Age, MSA)라 한다. 유라시아에서 중기 구석기 뒤에 후기 구석기 (Upper Paleolithic)가 이어졌다. 

113 아프리카 중기 석기 문화의 주인공은 고대 호모 사피엔스(Archaic Homo sapiens, 해부학적 현생인류)인 반면, 유라시아의 중기 구석기 문화는 이들보다 유전적으로 더 먼 고인류(네안데르탈인, 데니소바인 등)의 유산이기 때문이다. 

116 아프리카 고인류(해부학적 현생인류)는 기원전 7만 년경 아프리카 전역으로 진출했다. 이들은 해부학적으로 거의 현생인류와 같았다. 

117 해부학적 현생인류와 완전한 현생인류는 전혀 달랐다. 완전한 현생인류는 지구상 거의 모든 기후 조건에 적응했다. 그리고 이들의 진출 때문에 네안데르탈인을 비롯한 다른 고인류들이 멸종했다. 

118 네안데르탈인이나 아프리카 안에 있던 고인류들은 해부학적으로 차이가 있었다. 10만 년 전 레반트로 진출한 고인류를 비롯해 모든 고인류의 인두(pharynx)는 혀 뒤에서 아래로 비스듬히 내려가며, 구강(oral cavity)보다 짧다. 이와 달리 완전한 현생인류는 6~8세가 되면 인두가 혀 뒤에서 직각으로 내려가며, 구강과 인두의 길이가 같다. 5만 년 전 이후 모든 현생인류의 해부학적 특징은 이와 같았다. 그런데 이러한 현생인류의 특징은 생물학적으로 상당히 문제가 있었다. 모든 종류의 고인류와 달리, 또한 다른 모든 영장류 동물과 달리 완전한 현생인류는 질식사할 위험이 매우 컸다. 그러나 장점도 있었다. 이러한 구조 덕분에 언어 소통에 필요한 모든 소리를, 특히 기본 모음(primary vowels) 소리를 낼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현생인류의 언어생활이 가능해졌다. 이러한 장점(그리고 이를 통해 강화된 의사소통 능력)은 분명 생존에 유리한 조건이었고, 그 이익은 당연히 생물학적 단점을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그러나 목소리를 내는 것만으로 의사소통이 되지는 않는다. 필연적으로 문장 구사 능력(구문론적 능력)이 갖추어져야 했다.  

119 이를 분석해보면 크게 보아 기원전 7만년 전후로 이러한 진화론적 변화가 발생했던 것 같다. 우리 모두의 조상인 완전한 현생인류의 출현에 어째서 문장 구사 능력이 그토록 결정적인 요인일까? 문장 구사 능력을 완전히 획득했다는 것은 곧 추상적 해석 능력을 갖추었다는 의미가 된다. 즉 다른 사람들이나 주변 환경을 대할 때, 물리적으로 경험하지 못하고 본 적이 없는 것도 이해할 수 있고, 인간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요소들로 구성된 상상 속 의미를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다는 뜻이다. 

120 무엇보다 중요했던 점은 완전한 문장 구사 능력으로 사회적 협력의 규모가 완전히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사실이다. 이 능력 덕분에 친족 구조의 개념화 및 정형화가 가능해졌고, 이를 기반으로 더 큰 영역의 사회 집단과 집단 간 협력적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지역별 무리의 규모, 그리고 무리 간의 동시적 네트워크 규모는 후기 석기 시대 및 후기 구석기 시대에 급작스럽게 확대되었다. 이에 비해 네안데르탈인의 무리 규모는 매우 작아서 핵가족 단위를 거의 넘어서지 못했다. 완전한 문장 구사 능력 덕분에 완전한 현생인류는 원거리 협력 네트워크가 가능해졌는데, 이전에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127 오늘날 가장 오래된 유전자 표지는 세 가지다. 첫째는 동아프리카 중부와 남아프리카 몇몇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 있다. 둘째는 흔히 피그미족이라고 일컬어지는 바트와족(Batwa peoples)에게 있다(피그미족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상상의 민족이므로, 바트와족을 그렇게 부르는 것은 잘못이다). 바트와족 공동체는 오늘날 중앙아프리카 전역, 동아프리카의 서쪽 끝에서 카메룬 남부까지 고루 분포하고 있다. 셋째는 오늘날 모든 인류에게 있다. 

134 완전한 현생인류의 조상들이 초기 단계에서 성공을 거둔 비결은, 새로운 기술보다 협력적 행동 양식과 조직력에 있었다. 이는 문장 구사 능력 덕분에 가질 수 있는 능력이었다. 완전한 현생인류 조상들은 다른 어떤 고인류보다 큰 규모의 무리를 지어 살았다. 그들과 동시대에 아프리카에서 살았던 다른 고인류에 비해서도 마찬가지다. 완전한 현생인류 조상들은 멀리 떨어진 공동체 간에도 협력이나 교환이 가능했다. 이는 다른 고인류의 사례에서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138 완전한 현생인류의 초기 단계 종교는 샤머니즘이었던 것 같다. 샤머니즘에서는 두 가지 존재 양식, 즉 두 개의 세계를 인정한다. 매일 경험하는 일상 세계와 영적 세계가 그것이다. 

156 후기 석기 시대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레반트로 들어가서 후기 구석기 문화를 형성했는데, 이들의 출발점이 바로 여기서 말하는 북부 리비아, 이집트, 홍해 연안 산악 지대였다. 

159 기원전 2만 2000~2만 년경 최후빙하극성기(LGM)가 시작되면서 역사는 두 가지 방향으로 전개되었다. 하나는 기존의 경향성이 더욱 강화되는 방향, 다른 하나는 새로운 경향이 시작되는 방향이었다. 

160 아프리카 대륙에 살고 있던 완전한 현생인류 공동체는 최후빙하극성기의 기후 변화에 직면하여 새로운 사회 형태를 만들어냈고 새로운 식량을 구해야 했다. 아프리카의 일부 지역에서나마 우리가 알고 있는 이러한 변화 과정은 새로운 연구 방법론 덕분에 더욱 면밀히 추적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무렵 이후로는 주요 문화복합체(culture complex)에 언어가 포함된다. 따라서 언어학적 증거(당시 사용하던 물건이나 행위를 지칭하는 어휘 등)를 통해 고고학적 발굴 성과를 보충할 수가 있다. 실제로 사용되는 어떤 언어에서건, 해당 언어 사용자들이 가진 물건, 경험, 지식, 신앙을 가리키는 어휘가 그 언어 체계에 포함되기 마련이다. 역사어학적 방법론이란, 어떤 물건을 지칭하는 어휘의 어근을 살펴보는 것이다. 그 어근이 언어 역사상 언제부터 사용되었는지 살펴보면, 그 언어 사용자들이 특정 시점에 그 물건 혹은 그 관습을 과연 알고 있었는지 파악할 수 있다. 

170 최후빙하극성기 아프리카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또 하나의 지역이 있는데, 동아프리카에서 북쪽으로 바로 인접한 북동부 지역이다. 아프리카 주요 3개 어족의 고향이 바로 그곳이다. 나일사하라어족(Nilo-Saharan)의 고향은 나일강과 에티오피아 고원 지대의 서쪽 경계 사이, 아프리카아시아어족(Afroasiatic)의 고향은 에티오피아 고원 지대, 니제르코르도판어족(Niger-Kordofanian)의 고향은 오늘날 남수단, 아마도 나일 바로 서쪽 지역이었을 것이다. 

176 최초의 아프리카아시아어족은 같은 시기를 살았던 나일사하라어족이나 니제르코르도판어족과는 달리 야생 곡물을 채집했다. 뿐만 아니라 사회 조직이나 신앙 체계 면에서도 이들은 독특했다. 원시-아프리카아시아어족 단계에서 이미 이들은 지역 공동체를 조직하여 단일혈통의 부족 체제를 갖추었다. 다만 이들이 채택한 단일혈통이 모계였는지 부계였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이 같은 사회 조직과 더불어 각 부족 혹은 부족 연합은 그들만의 신격을 가지고 있었다. 

177 자신의 공동체 혹은 자신의 사회에서만 고유의 신을 섬기는 이 같은 신앙 체계를 단일신교(henotheism)라 한다. 이들의 신앙 개념은 에티오피아 서남부 사람들에게 20세기까지 그대로 전해졌으며, 언어는 아프리카아시아어족에 속하는 오모어파였다. 

187 기존의 사람들이 새로 이주해 온 사람들의 언어인 아프리카아시아어를 받아들였고, 추정컨대 그들의 종교인 일신론 종교도 받아들였을 것이다. 이런 유형의 종교가 이집트에서 왕조 시대 직전까지 그대로 이어졌다. 기존의 공동체에 새로 들어온 공동체가 융합되어 새로운 사회가 만들어지는 경우, 대개는 새로 온 사람들이 어떤 물질적 · 사회적 장점을 지니고 있다.  

195 서부 니제르코르도판어족의 일부인 원시 니제르콩고어족은 두 가지 혁신적 기술을 개발했다. 이들 두 가지 기술은 서로가 서로를 강화하는 관계에 놓여 있었다. 시작은 포니오(fonio) 등의 몇몇 야생 곡물을 수확하는 데서 비롯되었다. 

196 이 같은 근거들을 종합해볼 때, 원시-니제르콩고어족의 초기 후손들은 홀로세 초기 독자적으로 농업을 향해 첫발을 내디딘 사람들이었다. 아프리카의 다른 지역에서는 기원전 9000년 내지 8000년에 농업의 첫 단계가 시작되었다. 동부 사하라 지역의 나일사하라어족은 세계 역사상 최초로 소를 사육했다. 

208 약 75만 년 전에 뇌 용량이 큰 새로운 고인류가 아프리카를 벗어나 유라시아 서부로 진출했다. 그들을 흔히 하이델베르크인(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이라 하는데,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 모두 그들의 후손이다. 뇌 용량은 평균 1100cc 이상으로 현생인류와 비슷했다. 하이델베르크인은 그 이전의 고인류들과 달리 (자료가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불을 다룰 줄 알았다.  

218 근본적 측면에서 네안데르탈인은 유럽에 살았던 현생인류와 완전히 달랐다.

219 네안데르탈인의 도구에서 창조성이 결여되었다는 사실은 곧 그들에게 언어적 창조성이 없었다는 반증이 아닐까 하는 추론이 가능하겠다. 

266 오스트레일리아 지역으로 진입한 사람들이 남긴 흔적은 고고학적 발굴을 통해 풍부하게 드러났다. 발굴 결과는 유전자 연구 결과와 크게 어긋나지 않았다. 유전자 패턴에 기초한 오스트레일리아 이주 연구에는 두 가지 모델이 있다. 하나는 "후기 확산 모델(Late Dispersal Model)"이고, 또 하나는 "전기 확산 모델(Early Dispersal Model)"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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