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완 윌리엄스: 상처 입은 앎
- 책 밑줄긋기/책 2023-26
- 2026.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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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입은 앎 | 로완 윌리엄스 선집 (비아) | 로완 윌리엄스 - ![]() 로완 윌리엄스 (지은이),민경찬,손승우 (옮긴이)비아 |
2판 서문
들어가며
1. 하느님의 수난
2. 육신의 그림자
3. 끝 없는 끝
4. 울부짖는 마음
5. 곡예사와 광대
6. 탈자, 그리고 이해
7. 사람의 아들이라는 징표
8. 비밀 계단
참고 도서
찾아보기
15 그리스도교 신앙은 심오한 모순의 경험에서 비롯되었다. 이 경험은 당대 종교 범주들에 대해 커다란 물음을 제기했다. 수 세기 동안 그리스도인들의 과제는 바로 이 경험을 종교 언어로 새롭게 구성하는 것이었다. 어떤 면에서, 이는 세대가 바뀔 때마다 그리스도인들이 다시금 짊어져야 할 과제다. '영성’의 일관된 의미는 바로 이 과제를 수행하는 가운데 밝혀야 한다. 그리스도인 한 사람 한 사람은 고전적인 그리스도교 문서들과 고유한 만남의 과정, 그 문서들에서 분명하게 발견되는 신앙의 핵심에 대한 물음과 응답의 과정을 거친다. '영성'의 일관된 의미는 그러한 흐름 가운데 드러난다.
분명히 말해 두지만, 이는 오늘날 다양한 모습으로 유행하는 상대주의를 옹호하거나, (신앙에는 믿음과 의심이 혼합되어 있다는) '절반의 믿음'을 미화하려는 것이 아니다. 저 만남에서 일어나는 질문은 우리가 원천을 향해 던지는 질문이 아니라 원천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그리스도교 신앙은 종교성에 바탕을 둔 가정들에 끊임없이 도전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그리스도교 신앙의 바탕은 매우 낯설고 다루기 어렵다. 그리스도인들은 바로 이 바탕을 받았으며, 그렇기에 세대를 걸쳐 그리스도인들이 마주하게 되는 질문은 근본적으로 하나이며 동일하다. 그리스도교 성인들이 위대한 점은 신앙의 중심에게 질문받고, 심판받고, 벌거벗겨지고, 말문이 막힐 준비가 되어 있었다는 데 있다. 역사 질서, 인류의 과거에 대한 그리스도교의 태도는 언제나 문제였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리스도교는 삶과 현실의 모든 의미는 과거 팔레스타인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건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확언했으며, 이로써 (대다수 그리스도인은 미처 의식하지 못했겠지만) '무시간적인 진리'로 가는 길을 차단했다. 그리스도교 사상에서는 인간에게 궁극적으로 중요한 경험을 초월 세계로의 도피, 역사와 육체로부터의 탈출로 보기가 점점 더 어려워졌다. 심지어 그리스도교 작가들이 그러한 그림을 떠올리게 하는 언어를 사용할 때조차 반대 방향으로 끌어당기는 힘이 있어서, 역사의 중요성을, 따라서 인간의 변화와 성장을 긍정할 것을 요구했다.
어떤 한 사람의 이야기. 그의 성장과 갈등과 죽음의 이야기가'의미'의 핵심이라면, 기이하며 양가적인 모든 인간의 이야기를 하느님의 구원 활동이라는 측면에서 해석할 수 있게 된다. 여기서 '순수한 실재(영혼, 지성의 세계) 및 이와 '타협'이 이루어지는 활동, 혹은 영역(개인의 몸, 영혼, 가족, 국가)의 구분은 사라지며 영적 삶spiritual life은 훨씬 더 복잡하고 광범위하며 다루기 힘든 문제가 된다. 그러므로 '영성'spirituality은 특별한 사적 경험을 해석하는 학문을 넘어서는 활동이다. 영성은 인간 경험의 모든 영역, 즉 공적인 영역과 사회적 영역, 고통스럽고 부정적인 것뿐만 아니라 인간 정신, 인간관계, 윤리적인 세계와 그 병든 차원 역시 다루어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그리스도교에서 제시하는 삶의 목적은 '깨달음'이 아니라 '온전함'이다. 즉 복잡하고 뒤죽박죽인 자신의 경험들을 하느님께서 창조 활동을 펼치시는 무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그리스도교 성인들이 그리스도인으로 부름받은 과정에서 본 것, 영감받은 것을 어떻게 표현하려 했는지, 또 온전함을 향하여 나아가라는 부름에 어떻게 응답했는지를 다루려 한다. 그들이 남긴 저술들과 그들의 삶을 보면, 자신들이 지닌 자료의 속성을 마주해 얼마나 갈등하고 곤혹스러워 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를 감내하고 견딜 수 있도록 한 것은 오직 하나, 바로 하느님의 은총이었다. 사람들이 그들을 어떻게 보든 간에, 그들은 하느님이 은총으로 자신과 화해하셨으며, 자신을 받아들이셨으며 (아무리 위태롭다 할지라도) 자신을 붙들고 계심을 '경험'했다. 그들의 모든 사유는 바로 여기서 출발한다. 그리고 이 은총의 경험은 '함께하는 삶'과 언어라는 객관적인 형태, 특정 본문을 읽고 특정 행동을 하기 위해 모인 공적이고 역사적인 공동체를 통해 전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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