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담화冊談話 | 탄허 스님의 선학 강설(6) ─ 撫州永安禪院新建法堂記에서

 

2026.05.16 📖 탄허 스님의 선학 강설(6) 

탄허呑虛, ⟪탄허 스님의 선학 강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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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영안선원신건법당기撫州永安禪院新建法堂記에서
무진거사無盡居士 장상영張商英(1043~1121)에게 명감明鑑이라는 승려를 보내 가르침을 받아오게 한 것.

거사왈居士曰 선재선재善哉善哉 여내능불원천리汝乃能不遠千裏 위진씨자爲陳氏子 자청여래諮請如來 무상비밀심심법요無上秘密甚深法要 체청오설諦聽吾說 지이고지持以告之 
거사가 말하길, 좋고 좋다. 네가 이에 능히 천리를 멀다 않고 진씨의 아들을 위하여 여래의 무상비밀심심요법를 청하니, 내 말을 자세히 듣고 가지고 알려주어라. 

선남자善男子 대공적간大空寂間 망생사상妄生四相 적기위풍積氣爲風 적형위지積形爲地 적양위화積陽爲火 적음위수積陰爲水
선남자여, 거대하고 비어있고 고요한 곳에서 망령되어 4가지 상이 나온다. 기가 쌓여 바람이 되고 형이 쌓여 땅이 되고 양이 쌓여 불이 되고 음이 쌓여 물이 된다.  

건위삼재建爲三才 산위만품散爲萬品
세워지면 삼재[천天·지地·인人]가 되고 흩어지면 우주만유宇宙萬有가 된다

일체유정一切有情 수화상마水火相摩 형기상결形氣相結 이사소상以四小相 구사대계具四大界
하나이고 모든 유정이 물과 불에 서로 부딪히고 형세와 기운이 서로 결속되어 네 개의 작은 형상形相으로 네 개의 큰 세계를 갖춘다.  

인생수양因生須養 인양수재因養須財 인재수취因財須聚 인취성탐因聚成貪 인탐성경因貪成競 인경성진因競成瞋 인진성흔因瞋成很 인흔성우因很成愚 인우성치因愚成癡 
생겨남에 있어서 길러짐을 구하고[바라다, 필요로 하다] 길러야 하므로 재물을 필요로 하고 재물이 있어야 하니 쌓아올리려고 한다. / 쌓아올림으로 해서 탐욕이 이루어지고 탐욕으로 인해 서로 겨루는 일이 이루어지고 다툼으로 인해 화가 나고 화가 나기 때문에 원한이 생겨나고 원한 때문에 어리석어지고 어리석음으로 하여 무지의 극치에 달한다.  

차탐진치此貪瞋癡 제불諸佛 설위삼대아승기겁說爲三大阿僧祇劫
이 탐진치를 모든 모든 부처님가 3대 아승지겁이라고 설하였다. 
     └ 인간사人間事                          └ 아승지는 셀수 없이 큰 수 asanga, 무량수無量數, 겁은 kalpa

인어백년겁중人於百年劫中 혹십세이십세或十歲二十歲 혹삼십사십세或三十四十歲 혹오륙십세或五六十歲 혹칠팔십세或七八十歲 각어수량各於壽量 자위소겁自爲小劫 
사람이 백년 겁 가운데에, 혹은 10세에, 20세, 30세, 40세, 50세, 60세, 70세, 80세에 살다 죽지만, 각각 그 나이의 양에 스스로 소겁을 삼는다. 

어차겁중於此劫中 이욕초월불가수겁而欲超越不可數劫 비여구인譬如蚯蚓 욕승연운欲昇煙雲 무유시처無有是處
이 소겁 중에 불가수겁을 뛰어넘으려고 하면, 마치 지렁이가 연기구름을 타고 하늘로 오르려 하는 것과 같다. 그곳에 있을 수가 없다.  

제불諸佛 비민悲湣 개시단바라밀대방편문開示檀波羅蜜大方便門 권여사재勸汝捨財
모든 부처가 자비로써 불쌍히 여겨 단바라밀의 대방편문을 열었다. 너희에게 권해서 재물을 버리도록 하였다.

여재능사汝財能捨 즉능사애卽能捨愛 여애능사汝愛能捨 즉능사신卽能捨身 여신능사汝身能捨 즉능사의卽能捨意 여의능사汝意能捨 즉능사법卽能捨法 여능사법汝能捨法 즉능사심卽能捨心 여심능사汝心能捨 즉능계도卽能契道 
네가 재물을 능히 버릴 줄 알면 곧 사랑을 버릴 줄 알고, 애정을 버릴 줄 알면 곧 몸을 버릴 줄 알고, 몸을 버릴 줄 알면 곧 뜻을 버릴 줄 알고, 뜻을 버릴 줄 알면 곧 법을 버릴 줄 알고, 법을 버릴 줄 알면 곧 마음을 버릴 줄 알고, 마음을 버릴 줄 알면 곧 도에 부합할 줄 알게 된다. 

석昔 가섭존자迦葉尊者 행화行化 유빈온有貧媼 이파와기중반즙以破瓦器中潘汁 시지施之 존자尊者 음흘飮訖 용신허공踴身虛空 현십팔변現十八變 빈온貧媼 첨앙瞻仰 심대환희心大歡喜 존자尊者 위왈여지소시謂曰汝之所施 득복무량得福無量 약인약천若人若天 윤왕제석輪王帝釋 사과성인四果聖人 급불보제及佛菩提 여의소원汝意所願 무불획자無不獲者 온왈지구생천媼曰止求生天 존자尊者 왈지여소욕曰知汝所欲 과후칠일명종過後七日命終 생도리천生忉利天 수승묘락受勝妙樂 

예전에 가섭존자가 수행修行과 교화敎化를 할 때, 가난한 노파가 있었다. 깨진 기와 그릇 가운데 뜨물을 베풀어 주었다. 마시고 난 후 몸이 허공으로 알로 18변화를 나타내자 가난한 노파가 우러러보고 마음이 크게 기뻐하였다. 존자가 말하기를 '너의 작은 베품으로 복을 얻음이 헤아릴 수 없다.' 인간이든 천당이든 전륜왕이든 사과성인이든 불보리에 이르렀으니 네 뜻이 바라는 바는 얻지 못할 바가 아니다. 노파가 말하기를 다만 천당에서 나기를 바랍니다. 존자가 말하기를, 네가 바라는 바를 알았으니 7일이 지나 생명을 마치고 난 후 도리천에서 나서 승묘락을 받을 것이다. 

우계빈국왕又罽賓國王 재불회청법在佛會聽法 출중언왈대성출세出衆言曰大聖出世 천겁난봉千劫難逢 금욕발심今欲發心 조립정사造立精舍 원불願佛 개허開許 
또 계빈국왕이 부처회상에서 법을 듣고 대중에게 나와 말하기를 '대성이 세상에 나타나는 것은 천 겁에도 만나기 어렵다. 지금 발심하여 정사를 지어주려 하니 부처께서 허락하기를 원합니다. 

불佛 운수이소작云隨爾所作 계빈罽賓 지일지죽持一枝竹 삽어불전왈插於佛前曰 건립정람경建立精藍竟 불佛 운여시여시云如是如是 
부처가 말하길 네가 원하는 바를 따르겠다. 계빈이 대나무 가지 하나를 가져와 부처 앞에 세우고 말하기를 정람을 세웠습니다. 부처가 말하기를 '옳다. 옳다' 하였다.  

이시정람以是精藍 함용법계含容法界 이시공양以是供養 복월하사福越河沙
이 정람으로써 법계를 품어앉게 되고 이 공양으로 복이 하사에 넘치게 되었다.

감래鑑來 위오지차이설爲吾持此二說 귀어단월歸語檀越 선자택지善自擇之
감아 오너라, 나를 위해 이 두 이야기를 가지고 저 단월에게 말해주어라. 스스로 잘 선택하라고.
→ 단월(檀越). 진종유陣宗愈의 아들. 아버지가 영안사 법당 건립의 화주가 되어 공사를 하던 중에 죽자 이에 부처님의 인과가 의심스럽다며 공사를 중단하려 했다. 

여부소건당실랑무汝父所建堂室廊廡 비일기반比一器潘 득복심다得福甚多
네 아버지가 지은 바인 당(堂), 실(室), 낭무(廊廡)[정전 아래로 동서(東西)에 붙여 지은 건물]는 한 그릇 뜨물에 비하면 얻는 복이 매우 많다. 

생천수락生天受樂 결정무의決定無疑 약비계빈국왕若比罽賓國王 삽일지죽插一枝竹 내능함용무량법계乃能含容無量法界
천상에 나서  즐거움 받는 일을 결정코 의심할 수 없다. 계빈국왕이 대나무 가지 하나를 꽂은 것에 비한다면 무한히 많은 법계를 담은 것이다. 

여욕진차汝欲進此 청오일게聽吾一偈
네가 여기에 나아가고자 한다면 나의 게송을 들어라.

일간수죽건정람一竿脩竹建精藍
한 가지 다섯자 대나무로 정람을 세워

풍권초명입해남風捲蟭螟入海南
바람이 초명[지극히 작은 벌레]을 거두어 바다 해남으로 들어갔다.

악수발래성제이惡水潑來成第二
악한 물에 끼얹어오면 둘째 것을 이룰 뿐 [시련을 겪고나서 간신히 둘째 경지에 이름]

둔근차과문전삼鈍根蹉過問前三
둔한 근기는 어긋나 넘어져 지나가 버리고서 앞의 셋을 묻는다.  [눈 앞에 뻔히 있는 진리를 지나쳐 버리고서 앞에 있던 것들을 세고 있다.] 

시於是 명감明鑑 용약신수踴躍信受 귀고기인歸告其人 필집서언筆集緒言 각이위기刻以爲記
이에 명감이 뛸듯 기뻐하며 믿고 받아와, 돌아와서 그 사람에게 알리니 이 실마리의 말을 써서 모아 새겨서 기억하였다. 

 

 


토요일이 되었으니 탄허 스님의 선학 강설을 읽어보겠다. 재미있는 얘기인데, 무주라는 지역에서 영안선원을 새로 짓는, 법당을 짓는 것에 관한 얘기이다. 임천 사람 진종유가 영안사 법당 건립의 화주가 되어 공사를 하던 중에 죽었다. 그러니까 단월이라고 하는 아들이 건강하시던 아버지가 부처님을 모시자 되려 병들어 죽었다면서 공사를 중단하려 했다. 그러니까 영안사의 장로가 의심을 풀어주고자 무진 거사 장상영에게 명감이라는 승려를 보내 가르침을 받아오게 한 것이다. 

거사왈居士曰 선재선재善哉善哉 여내능불원천리汝乃能不遠千裏 위진씨자爲陳氏子 자청여래諮請如來 무상비밀심심법요無上秘密甚深法要 체청오설諦聽吾說 지이고지持以告之 / 거사가 말하길, 좋고 좋다. 네가 이에 능히 천리를 멀다 않고 진씨의 아들을 위하여 여래의 무상비밀심심요법를 청하니, 내 말을 자세히 듣고 가지고 알려주어라. 
그러니까 듣고와서 하는 얘기이다. 명감이라는 승려가 진단월에게 지금 하고 있는 얘기이다. 여래는 우주 만물의 비법이기도 하고 부처님을 말한다. 무상비밀심심법요는 극도로 높은 은밀하고도 깊은 법의 핵심을 말한다.  

선남자善男子 대공적간大空寂間 망생사상妄生四相 적기위풍積氣爲風 적형위지積形爲地 적양위화積陽爲火 적음위수積陰爲 水  / 선남자여, 거대하고 비어 있고 고요한 곳에서 망령되어 4가지 상이 나온다. 기가 쌓여 바람이 되고 형이 쌓여 땅이 되고 양이 쌓여 불이 되고 음이 쌓여 물이 된다.  
무진거사가 자기 앞에 진단월이 있다고 생각을 하고 말하는 것이다. 선남자여는 착한 남자, 불교에서는 유정을 부를 때 그렇게 얘기한다. 대공적간은 거대하고 비어 있고 고요한 곳이고, 여기서 4가지 상, 지수화풍이 된다. 우주 만물을 설명하는 것이다. 

건위삼재建爲三才 산위만품散爲萬品 / 세워지면 삼재[천天·지地·인人]가 되고 흩어지면 우주만유宇宙萬有가 된다
삼재는 천天·지地·인人을 말한다. 건建하면 삼재三才이고, 산散하면 만품萬品이다. 그러면 그 본질substance에 있어서는 똑같다는 것이다. 인간이 되었건 하늘이 되었건 땅이 되었건 그것들이 만물과 같은 substance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변화라는 게 사실은 있을 수가 없다. substantial change라는 것이 있을 수가 없다. 철학에서는 실체적 변화substantial change와 우유적 변화accidental change를 가지고 설명하는데, 불교는 삼재와 만품의 substance가 다 같다는 말이다.  

일체유정一切有情 수화상마水火相摩 형기상결形氣相結 이사소상以四小相 구사대계具四大界 / 하나이고 모든 유정이 물과 불에 서로 부딪히고 형세와 기운이 서로 결속되어 네 개의 작은 형상形相으로 네 개의 큰 세계를 갖춘다.  
유정有情은 중생을 가리킨 말도 되지만 앞서서 말한 것처럼 유정이라고 하는 것은 지수화풍, 만물이다. 만물이기도 하고 인간도 되는 것이다. 우주론을 가지고 인간론으로 들어간다. 

인생수양因生須養 인양수재因養須財 인재수취因財須聚 인취성탐因聚成貪 인탐성경因貪成競 인경성진因競成瞋 인진성흔因瞋成很 인흔성우因很成愚 인우성치因愚成癡  생겨남에 있어서 길러짐을 구하고[바라다, 필요로 하다] 길러야 하므로 재물을 필요로 하고 재물이 있어야 하니 쌓아올리려고 한다. / 쌓아올림으로 해서 탐욕이 이루어지고 탐욕으로 인해 서로 겨루는 일이 이루어지고 다툼으로 인해 화가 나고 화가 나기 때문에 원한이 생겨나고 원한 때문에 어리석어지고 어리석음으로 하여 무지의 극치에 달한다.  

그러니까 뭔가 생겨나는 것이 있으니까, 수須는 반드시 필요로 하는 것, 필수 조건이다. 수須를 가지고 얘기하다가 이제는 성成을 가지고 얘기한다. 미워함이 원한이 되고 원한이라고 하는 게 판단을 그르치게 되고 그러다 보면 돌이키기 어려운 바보가 되는 것이다. 그게 치이다. 그래서 탐진치貪瞋癡를 삼독三毒이라고 하는데, 탐진치貪瞋癡 안에는 사실 경競도 있고 그다음에 흔很도 있고 우愚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어찌보면 육독六毒이다. 쌓아 올리는 것을 적당히 해야 되는데, 많이 쌓아올리고 싶어 하면 또는 대대로 그 쌓아올린 것을 대대로 물려주고 싶어하면, 성과기반사회까지는 용납이 되지만, 탐욕으로 인해서 겨루는 일이 일어나고, 다툼이 일어나니까 화가 나고, 화가 나니까 원한이 생기고, 그다음에 원한 때문에 어리석어지고, 어리석음으로 인해서 무지의 극치에 달하게 되는 6가지의 독이 생긴다. 

차탐진치此貪瞋癡 제불諸佛 설위삼대아승기겁說爲三大阿僧祇劫 / 이 탐진치를 모든 모든 부처님가 3대 아승지겁이라고 설하였다. 
우주론에서 그다음에 인간론으로 들어오는 지점이다. 탐진치부터 인간사로 들어오는 것이다. 아승지겁에서 아승지는 asanga라는 산스크리트어를 음차한 것으로 셀수 없이 큰 수 asanga, 무량수無量數, 겁은 kalpa이다.  

인어백년겁중人於百年劫中 혹십세이십세或十歲二十歲 혹삼십사십세或三十四十歲 혹오륙십세或五六十歲 혹칠팔십세或七八十歲 각어수량各於壽量 자위소겁自爲小劫 / 사람이 백년 겁 가운데에, 혹은 10세에, 20세, 30세, 40세, 50세, 60세, 70세, 80세에 살다 죽지만, 각각 그 나이의 양에 스스로 소겁을 삼는다. 
어떤 나이로 살든 간에 그 나이의 양의 스스로의 소겁을 삼는다. 소겁은 억겁의 조금 작은 말로, 시간을 세는 단위이다.

어차겁중於此劫中 이욕초월불가수겁而欲超越不可數劫 비여구인譬如蚯蚓 욕승연운欲昇煙雲 무유시처無有是處 / 이 소겁 중에 불가수겁을 뛰어넘으려고 하면, 마치 지렁이가 연기구름을 타고 하늘로 오르려 하는 것과 같다. 그곳에 있을 수가 없다.  

탄허 스님이 말씀하셨다. "우리가 볼 때 천상 사람이 사는 욕계육천의 제일천이 내가 가서 거기서 하룻저녁을 살면 50년이야. 제이천이 그 한 뼘 지나가면 100년이야. 제삼천이 그 한 뼘 지나면 200년이란 말이여. 올라갈수록 늘어나거든. 그래서 이십팔천 꼭대 기에 가면 거기서 한 뼘 지나면 여기는 몇억 년이란 말이야. 몇억 년이 지나가는데 거기는 잠시야. 거기는 좋으니까." 불가수겁을 뛰어넘으려고 하면, 그러니까 넘어갈 수 없는 것을 넘어가려고 한다면이라는 말이다. 무유시처, 하늘로 오르려는데 그곳에 있을 수는 없다. 소겁을 사는 이 짧은 생에서 불가수겁을 뛰어넘으려고 하는 것은 마치 우리가 지렁이와 같다고 비유할 수 있겠다. 지렁이가 연기 구름처럼 뛰어오르고자 욕하는 것으로 비유할 수 있겠다. 

제불諸佛 비민悲湣 개시단바라밀대방편문開示檀波羅蜜大方便門 권여사재勸汝捨財 / 모든 부처가 자비로써 불쌍히 여겨 단바라밀의 대방편문을 열었다. 너희에게 권해서 재물을 버리도록 하였다.

비민悲湣은 자비로운 마음으로 불쌍히 여긴다는 말이다. 단바라밀이라고 하는 대방편문을 열어 보였다. 단바라밀檀波羅蜜은 보시바라밀布施波羅蜜, 바라밀은 pāramitā의 음역이다. 재물을 버리라고 했는데, 재물을 너무 많이 쌓아올리려고 하면 탐욕이 생긴다고 했다. 특히 이 지점에서 재물을 버려라 라고 얘기를 하는 이유는 진단월의 아버지가 재물을 버리는 마음으로 법당을 건립하다 돌아가셨다. 그러니까 진단월이 아까운 것이다. 사실은 이것을 노리고 있는 말일 수도 있다. 

여재능사汝財能捨 즉능사애卽能捨愛 여애능사汝愛能捨 즉능사신卽能捨身 여신능사汝身能捨 즉능사의卽能捨意 여의능사汝意能捨 즉능사법卽能捨法 여능사법汝能捨法 즉능사심卽能捨心 여심능사汝心能捨 즉능계도卽能契道 / 네가 재물을 능히 버릴 줄 알면 곧 사랑을 버릴 줄 알고, 애정을 버릴 줄 알면 곧 몸을 버릴 줄 알고, 몸을 버릴 줄 알면 곧 뜻을 버릴 줄 알고, 뜻을 버릴 줄 알면 곧 법을 버릴 줄 알고, 법을 버릴 줄 알면 곧 마음을 버릴 줄 알고, 마음을 버릴 줄 알면 곧 도에 부합할 줄 알게 된다. 

여기서 뜻이라고 하는 것은 재물에 대한 생각, 법이라고 하는 것은 부처님의 불법을 버린다는 뜻도 되지만 여기서는 속세의 이치이다.  

석昔 가섭존자迦葉尊者 행화行化 유빈온有貧媼 이파와기중반즙以破瓦器中潘汁 시지施之 존자尊者 음흘飮訖 용신허공踴身虛空 현십팔변現十八變 빈온貧媼 첨앙瞻仰 심대환희心大歡喜 존자尊者 위왈여지소시謂曰汝之所施 득복무량得福無量 약인약천若人若天 윤왕제석輪王帝釋 사과성인四果聖人 급불보제及佛菩提 여의소원汝意所願 무불획자無不獲者 온왈지구생천媼曰止求生天 존자尊者 왈지여소욕曰知汝所欲 과후칠일명종過後七日命終 생도리천生忉利天 수승묘락受勝妙樂 / 예전에 가섭존자가 수행修行과 교화敎化를 할 때, 가난한 노파가 있었다. 깨진 기와 그릇 가운데 뜨물을 베풀어 주었다. 마시고 난 후 몸이 허공으로 알로 18변화를 나타내자 가난한 노파가 우러러보고 마음이 크게 기뻐하였다. 존자가 말하기를 '너의 작은 베품으로 복을 얻음이 헤아릴 수 없다.' 인간이든 천당이든 전륜왕이든 사과성인이든 불보리에 이르렀으니 네 뜻이 바라는 바는 얻지 못할 바가 아니다. 노파가 말하기를 다만 천당에서 나기를 바랍니다. 존자가 말하기를, 네가 바라는 바를 알았으니 7일이 지나 생명을 마치고 난 후 도리천에서 나서 승묘락을 받을 것이다. 

석昔은 예전에 라는 뜻으로, 옛날에 라고 얘기를 할 때 쓴다. 행화行化는 수행修行과 교화敎化의 준말이다. 수행은 자기를 닦는 것이고 교화는 남에게 베푸는 것을 말한다. 사과성인四果聖人은 모든 그 깨달음을 다 이룬 성인이라는 얘기이다. 도리천忉利天은 수미산須彌山 정상의 천상 세계를 말하고, 수승묘락受勝妙樂은 뛰어나고 미묘한 즐거움을 말한다. 

우계빈국왕又罽賓國王 재불회청법在佛會聽法 출중언왈대성출세出衆言曰大聖出世 천겁난봉千劫難逢 금욕발심今欲發心 조립정사造立精舍 원불願佛 개허開許 / 또 계빈국왕이 부처회상에서 법을 듣고 대중에게 나와 말하기를 '대성이 세상에 나타나는 것은 천 겁에도 만나기 어렵다. 지금 발심하여 정사를 지어주려 하니 부처께서 허락하기를 원합니다. 
이제 계빈국왕의 예를 또 들고 있다. 계빈국은 오늘날의 아프가니스탄의 카불Kabul 일대에 있던 나라로 불교가 융성하던 나라이다.

불佛 운수이소작云隨爾所作 계빈罽賓 지일지죽持一枝竹 삽어불전왈插於佛前曰 건립정람경建立精藍竟 불佛 운여시여시云如是如是 / 부처가 말하길 네가 원하는 바를 따르겠다. 계빈이 대나무 가지 하나를 가져와 부처 앞에 세우고 말하기를 정람을 세웠습니다. 부처가 말하기를 '옳다. 옳다' 하였다.  

이시정람以是精藍 함용법계含容法界 이시공양以是供養 복월하사福越河沙 / 이 정람으로써 법계를 품어앉게 되고 이 공양으로 복이 하사에 넘치게 되었다.
하사河沙는 강과 사막, 그러니까 사방 천지에라는 말이겠다. 그렇게 예를 두 개를 들어서 말을 해 준 것이다.

감래鑑來 위오지차이설爲吾持此二說 귀어단월歸語檀越 선자택지善自擇之 / 감아 오너라, 나를 위해 이 두 이야기를 가지고 저 단월에게 말해주어라. 스스로 잘 선택하라고.
감은 명감明鑑 스님을 말한다.

여부소건당실랑무汝父所建堂室廊廡 비일기반比一器潘 득복심다得福甚多 / 네 아버지가 지은 바인 당(堂), 실(室), 낭무(廊廡)[정전 아래로 동서(東西)에 붙여 지은 건물]는 한 그릇 뜨물에 비하면 얻는 복이 매우 많다. 
명감明鑑 스님이 무진거사한테 듣고 와서 진월에게 말하는 것이다. 

생천수락生天受樂 결정무의決定無疑 약비계빈국왕若比罽賓國王 삽일지죽插一枝竹 내능함용무량법계乃能含容無量法界 / 천상에 나서 즐거움 받는 일을 결정코 의심할 수 없다. 계빈국왕이 대나무 가지 하나를 꽂은 것에 비한다면 무한히 많은 법계를 담은 것이다. 

여욕진차汝欲進此 청오일게聽吾一偈 / 네가 여기에 나아가고자 한다면 나의 게송을 들어라.
흔히 말하는 선승들의 게송, 깨달음을 읊은 것을 말한다. 지금까지 한 얘기를 한 구절로 잡아서 얘기를 해주는 것이다.

일간수죽건정람一竿脩竹建精藍 / 한 가지 다섯자 대나무로 정람을 세워
계빈국왕의 얘기이다.

풍권초명입해남風捲蟭螟入海南 / 바람이 초명[지극히 작은 벌레]을 거두어 바다 해남으로 들어갔다.
권토중래捲土重來라는 말이 있는데, 땅을 말아 일으키며 되돌아온다는 말이다. 옛날에는 말을 타고 다녔는데, 흙먼지가 일어날 정도로 빨리 돌아온다는 것이다. 빨리 온다는 뜻이기도 하고 무서운 기세로 온다는 말이다. 바다 해남은 진리의 세계이고, 초명蟭螟은 우리들이다. 대나무 하나로 절을 세우더니 초명이나 다를 바 없는 인간이 진리의 세계로 들어갔다는 말이다. 아주 미세한 버러지와 같은 우리 인간이 그리 들어간다는 말이다. 초명蟭螟이라고 하는 것은 지극히 작은 상상의 벌레인데, 모기의 눈썹에 산다고 한다. 『열자』「탕문」에 "떼를 지어 날아서 모기의 눈썹 위에 모여 앉아도 서로 몸이 닿지 않고, 모기 눈썹에 집을 짓고 살면서 들락 날락거려도 모기는 알아차리지 못한다"라고 나온다고 한다. 또한 "초명이 (모기)눈썹에 황제의 나라를 세우니, 옥백의 제후들이 차례로 조아리네. 천자는 누에 올라 땅 넓이를 논하지만, 태허도 곧 떠 있는 거품인 것을.", 이것은 옛 의궤에 나오는 절이라고 한다.  

악수발래성제이惡水潑來成第二 / 악한 물에 끼얹어오면 둘째 것을 이룰 뿐 [시련을 겪고나서 간신히 둘째 경지에 이름]
오늘 한 얘기 중에 가장 중요한 구절이다. 악수라는 게 악한 물이다. 상상하지도 못했던, 전혀 예상치 못했던 시련, 그런 시련을 겪고 나서 간신히 둘째 경지에 도달한 것이다. 다르게 말하면 악수를 겪기 전에 알아야 된다는 얘기이겠다. 그다음 것은 더 뼈 때리는 말이다. 

둔근차과문전삼鈍根蹉過問前三 / 둔한 근기는 어긋나 넘어져 지나가 버리고서 앞의 셋을 묻는다. [눈 앞에 뻔히 있는 진리를 지나쳐 버리고서 앞에 있던 것들을 세고 있다.] 
어긋나고 지나가 버렸으니 자기 눈앞에 있는 진리를 모르고 지나쳐 버린다는 것이다. 

시於是 명감明鑑 용약신수踴躍信受 귀고기인歸告其人 필집서언筆集緒言 각이위기刻以爲記 / 이에 명감이 뛸듯 기뻐하며 믿고 받아와, 돌아와서 그 사람에게 알리니 이 실마리의 말을 써서 모아 새겨서 기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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