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서니 G. 홉킨스: 미 제국 연구
- 책 밑줄긋기/책 2023-26
- 2026.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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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제국 연구 | 너머의 글로벌 히스토리 10 | 앤서니 G. 홉킨스 - ![]() 앤서니 G. 홉킨스 (지은이),한승훈 (옮긴이)너머북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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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해방의 교훈: 이라크, 1915~1921
1장 세 번의 위기와 그 결과
1부 | 탈식민지화와 종속 1759~1865
2장 군사-재정 국가의 발전과 후퇴
3장 혁명에서 헌법으로
4장 독립을 위한 투쟁
5장 합병 전쟁
2부 | 근대와 제국주의 1865~1914
6장 불균등 발전과 제국의 팽창
7장 실질적 독립 달성
8장 보통의 제국을 익히다
9장 침범하는 세상에 대한 섬들의 관점
3부 | 제국과 국제적 무질서 1914~1959
10장 근대 제국 체제, 정복에서 붕괴까지
11장 잊힌 제국의 통치
12장 카리브의 카니발
13장 태평양의 낙원
14장 혼란스러운 식민주의의 황혼
4부 | 결과: 탈식민 세계화
15장 탈식민주의 시대의 지배와 쇠퇴
에필로그 자유의 교훈: 이라크, 2003~2011
미주
옮긴이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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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제국적 세계화의 여러 단계에서 등장하는 역사는 '제국'이라는 용어를 익숙하게 사용하는데 대안적 독해를 제시한다. 1783년 이전 북미 대륙에 존재했던 영국 식민지의 역사는 초기 세계화에 따라 전달된 충동이 처음에는 어떻게 군사─재정 국가에서 추진한 제국의 팽창을 뒷받침했다가 결국 약화시켰는지를 설명하는 방식으로 재해석할 수 있다. 1783년부터 1945년 사이는 대개 역사학자들이 국가의 성장과 자유, 민주주의 추구의 시기로 간주한다. 하지만 이 시기 역시 제국의 역사라는 범주에 포함할 수 있다. 현재 연구에서는 제국주의와 제국의 개념이 주로 대륙 확장이나 1898년 스페인과의 전쟁과 같은 특수한 사건을 다룰 때만 제한되어 등장한다. 그러나 만약 19세기를 탈식민지화를 하려는 장기간의 과정으로 본다면, 남북전쟁까지는 미국이 영국의 비공식적 영향력에 종속된 상황에서 자치를 추구한 시기로 이해될 수 있다. 남북전쟁부터 미국-스페인 전쟁까지는 국가 건설, 산업화, 실질적 독립 달성, 해외 제국 건설이라는 일련의 과정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재구성할 수 있다.
45 해당 시기 전체를 서구 제국이라는 일반적 맥락과 특히 영국의 사례라는 구체적 맥락 속에서 설정하면, 보통은 별개의 국가 서사로 간주되는 역사에서 공통된 경향을 발견할 수 있다. 미국 혁명은 18세기 후반 유럽의 군사-재정 국가에 닥친 위기가 주변부로까지 확장된 사건으로 여길 수 있다. 1783년 이후는 '자유와 민주주의'가 부상한 역사라기보다는 혁명 이후 국가 형태를 둘러싸고 보수파와 개혁파 간에 투쟁이 벌어진 시기였으며, 이는 1815년 이후 유럽에서 발생한 유사한 갈등을 반영한 것이었다. 1865년 이후 미국이 국가산업 국가를 건설하는 과정 역시 유럽의 발전 양상과 닮아 있었으며, 이는 군사 제국주의의 확장으로까지 이어졌다. 또한 1898년 이후 시작된 식민 통치를 면밀히 검토해보면, 미국이 세운 섬 제국은 다른 서구 제국과 동일한 통치 방식을 경험했고, 같은 부침을 겪었으며, 결국 동일한 시기에 같은 원인으로 종말을 맞이했음을 알 수 있다.
미국의 특수성을 축소하려는 의도로 공통점을 강조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사의 자명한 특수성은 역사 서술에 분명히 반영되어야 하지만, 이를 설명할 때 흔히 사용되는 '예외주의'라는 개념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럼에도 소스타인 베블런이 '훈련된 무능력'이라고 언급한 내재적 성향 때문에 관찰자들이 하나 이상의 제한된 관점에서 세상을 보기란 매우 어렵다. 특정 국가 또는 기타 특수한 맥락에서 고려할 때는 견고하거나 심지어 통찰력을 발하는 것처럼 보이는 명제들도 국제적 또는 전 지구적 맥락에서 살펴보면 오해를 불러일으키거나 실속이 없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해방의 교훈' 중 하나는 겉으로 보이는 유사성이 심오한 맥락 차이를 은폐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권력이 행사되는 조건에서 일어난 근본 변화와 권력의 본질 자체의 변화를 인식하지 못함으로써 세계의 질서와 무질서에 막대한 결과를 초래했다는 점이 쿠트가 전하는 메시지다.
62 예외주의적 전통은 '미국 제국'을 정의하고 다루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 주류 역사 서술에서 예외주의는 두 시기를 지칭하는데 사용한다. 첫 번째 시기는 본토 식민지가 신대륙에 존재한 영국 제국의 일부가 된 1607년부터 1783년까지다. 모든 연구자가 최소한 이 기간에 공식적으로 식민 제국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건국 신화에서는 유럽, 그중에서도 영국의 특징들, 즉 군주제, 위계질서, 제국주의와 반대되는 측면을 강조하고 신생 공화국을 구세계와 구별하고자 자유와 개인주의라는 특성을 강조한다. 최신 연구는 혁명의 원인과 결과를 다양한 층위에서 이해하도록 했지만, 아직 새로운 학문적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으며, 현재 제시된 유망한 대안들 또한 아직 기존 주장을 완전히 대체하지 못하고 있다.
64 실질적 독립은 명확한 정의라기보다는 암시적이고 대략적인 개념인데도 명목상 독립만으로도 주권이 온전한 통제력을 가지게 된다고 간주하는 대안적 접근보다 훨씬 더 유용한 개념이다. 탈식민화 연구에서는 일반적으로 양자를 구분하고자 한다. 공식적 권력 이양은 공식 선언이나 헌법 개정으로 예고되며 즉각적·가시적이다. 하지만 실질적 권력 이양은 구식민 권력과 정치·경제·문화의 연결고리가 끊어지거나 크게 달라지며, 전형적으로 장기간 진행되는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세계화된 환경에서 권력이 완전히 이양되는 경우는 드물다.
통합은 필연적으로 주권을 일정 부분 제한하기 마련이다. 또한 이미 뿌리 내린 제도와 기존 외교 관계들은 원치 않더라도 계속 존속하는 특성이 있다. '신식민주의'라는 용어는 외견상으로는 권력이 이전되었으나 실질적 권력이 이전되지 않은 경우에 적용된다. 반면에 완전한 주권은 예외 상태이며 항상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전제 정치의 형태에서는 풍요보다는 빈곤과 연관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연구에서 사용하는 실질적 독립이라는 개념은 이 두 극단을 아우르는 폭넓은 영역을 포괄한다.
68 한때 역사가들은 제국이 무엇인지 안다고 생각했다. 18세기까지만 해도 '제국'은 광범위한 영토를 통치한다는 의미였지만, 18세기 후반과 그 이후에는 하나의 공동체보다는 단일한 지휘체계로 묶인 여러 소유지를 가리키는 용어로 변화했다. "영국 자체가 제국이라는 믿음은 영국이 제국을 소유하고 있다는 개념으로 바뀌었다. 제국의 경계는 제국을 구성하는 영토와 중앙 정부 사이의 법적·정치적 관계로 규정되었다. 물론 이러한 관계는 다양했으며, 영국의 경우 자치령에서 보호령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형태를 망라했다. 게다가 형식에 중점을 두다 보니 공식적 권위가 어느 정도 실제 통제로 이어졌는가하는 문제는 간과되었다. 그럼에도 학자들은 지도를 펼쳐 한눈에 제국의 관할권이 어디까지인지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안을 얻었다.
이른바 순수의 시대는 1953년 갑작스럽게 끝났다. 바로 그해에 비공식 제국이라는 개념을 최초로 소개했으며 지금은 유명해진 논문이 발표되었기 때문이다. 이 개념 자체가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었다. 일부 학자들은 이미 '보이지 않는 제국을 언급했고, 블라디미르 레닌 역시 자본주의 제국주의 이론에 '반식민지' 개념을 추가했다. 그러나 1953년이 되어서야 새로운 세대는 당시의 현실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역사적 설명을 접하게 되었다. 그때까지 미국은 전례가 없고 예상치 못한 정도로 영국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1941년과 1945년 사이에 영국의 새로운 동맹국 미국은 압도적인 군사력을 과시했는데, 이는 영국에 위안과 불안감을 동시에 안겨주었다.
79 제국주의가 국제관계에서 비대칭의 권력을 행사한다는 사실에 비추어볼 때 권력이 확립되는 수단은 부차적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권력을 행사하는 방식은 제국의 특성과 역사적 위상을 이해하는데 실마리를 제공한다. 18세기 중반부터 20세기 중반까지 제국을 건설하고, 관리하고, 종국에는 해체한 서구 국가들은 각자의 발전 단계에 맞는 영토 제국을 건설했다. 그에 따른 통합 방식은 세계를 위한 발전 계획과 다름없었다. 이어진 '문명화 사명'은 상당한 수준의 영토 통제가 확립된 후에야 비로소 가능했던 전례 없는 사회 개조 행위였다.
두 번째는 공공재(외부 효과)를 공급하는 제국의 역할에 관한 것이다. 공공재는 행정, 안보, 인프라, 법률, 교육, 통화 시스템 제공과 같은 광범위한 서비스로 경제학 용어로는 '배타적 소유 불가'에 해당한다. 공공재가 제공되는 데 비용을 지불하지 않은 사람들도 지불한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그 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공공재는 '비정합적'이어서 어느 한 사람이 혜택을 누린다고 해서 다른 사람이 그것을 덜 누리게 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국방은 세금을 내든 내지 않든 모든 사람에게 혜택을 준다. 정부가 공공재를 제공하는 이유는 민간 부문이 이를 제공할 능력이나 의지가 없거나 부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공재의 공급은 세금, 보조금, 경우에 따라서는 재산권의 변경을 수반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동인도회사는 인도에 대한 영국의 관심이 제한적이었던 시절에 공공재를 제공하긴 했지만, 그 업무가 회사의 능력을 초과하자 정부의 통제를 받게 되었다. 산업혁명과 국민국가의 부상은 공공재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켰고, 이에 따라 정부의 중요성도 커졌다.
1155 미국은 자국의 구식민지들을 냉전 체제에 맞춰 재편해야 했다. 앞서 언급한 대로, 1945년 이후 주요 섬 네 개는 모두 군사적으로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였기에 워싱턴의 주목을 받았다. 하와이는 미국 태평양함대의 핵심 거점이었으며, 연방의 정식 주로 편입됨으로써 미국의 확고한 통제 아래 놓이게 되었다. 반면, 쿠바는 미국의 영향권에서 멀어졌고, 미국은 관타나모만 해군기지에 대한 논란이 많은 임대 조항을 유지하는 것 외에는 쿠바와 관계를 최소화했다. 푸에르토리코는 자치령으로 지정되었으며, 미국에 지속적으로 충성한 대가로 막대한 재정 지원을 받았다. 또한 쿨레브라섬과 비에케스섬에 위치한 군사 기지는 계속 미국이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되었다. 그러나 쿠바와 가까운 위치에 있는 푸에르토리코의 지정학적 위치는 워싱턴의 공산주의 확산 우려를 더욱 키웠으며, 이에 따라 연방수사국은 푸에르토리코 내 민족주의 세력을 감시하고 탄압하는 대규모 작전을 벌였다. 필리핀은 1949년 중국혁명 이후 예상보다 중요한 전략적 가치를 지니게 됨에 따라 미국은 필리핀에 클라크 공군기지를 건설하는 대신 상업·금융 혜택을 제공했다.
1156 서구 제국주의의 구식민지였던 여러 섬과 마찬가지로, 이들 섬 역시 공통적인 특징과 고유한 차이를 동시에 드러냈다. 가장 두드러진 공통점은 1970년대 이후 모든 섬의 주요 수출 품목이었던 1차 상품. 특히 설탕의 가격 하락과 수익성 감소였다. 주요 농산물인 파인애플과 아바카도 이와 유사한 영향을 받았다. 또한 석유 수입국이었던 이들 섬은 1970년대의 급격한 유가 상승에 대응해야 했다. 하지만 이 문제에 대응하는 방식은 섬마다 달랐다. 1959년 하와이는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주로 편입됨으로써 투자자들에게 필요한 정치적 안정성이 확보되었으며, 동시에 저렴한 항공 운송의 등장으로 경제적 기회가 열리면서 섬의 경제 전망이 크게 개선되었다. 그 결과, 탈식민 시대의 대표 산업인 관광 산업이 확립되었다. 하와이는 경제를 다각화하는 과정에서 태평양 지역의 기업들에 자금을 공급하는 2차 금융 중심지로도 성장하였다.
1159 만약 1945년 이후 미국의 '제국' 지도를 그린다면 서유럽, 소련, 동구권, 중국, 인도와 같은 명백한 사례들은 처음부터 배제해야 할 것이며, 영향력이 미미하고 통제가 어려운 여러 지역에는 의문 부호를 붙여야 할 것이다. 냉전이 종식되었을 때 "미국이 조지 워싱턴조차 상상하지 못할 정도의 헤게모니를 누렸다"라는 평가는 신빙성이 떨어진다. 강력한 경쟁자가 사라졌다고 해서 자동으로 승자가 효과적인 패권국으로 전환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은 초강대국의 지위를 유지했지만, 그 헤게모니는 시공간적으로 한정되어 있었다. 지배력이 제한적이면 쇠퇴 또한 완만하게 진행될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국제관계에서 단극 체제가 지속되는 경우는 드물며, 설령 존재했다고 해도 일시적 현상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강대국의 지배와 쇠퇴를 평가할 때는 다극 체제가 형성되는 과정을 면밀히 살펴야 하며, 절대적 기준이 아닌 상대적 관계의 균형 속에서 판단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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