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횔러: 이것이 영지주의다
- 책 밑줄긋기/책 2023-26
- 2026. 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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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영지주의다 | 스티븐 횔러 - ![]() 스티븐 횔러 (지은이),이재길 (옮긴이)샨티 |
책머리에
감사의 글
1. 베일 너머에서 온 빛
2. 영지주의 세계관
3. 창조에 대한 창조적인 관점: <창세기> 다시 읽기
4. 소피아: 영지주의 원형인 여성의 지혜
5. 영지주의의 그리스도: 구원자인가 해방자인가?
6. 죄악의 비밀: 악에 대한 영지주의 관점
7. 해방의 신비 의식: 영지주의의 입교적 성례전들
8. 사마리아에서 알렉산드리아까지: 초기 영지주의 교사들
9. 환상가와 예언자: 그노시스의 위대한 교사들
10. 영지주의적 특징을 지닌 종교들: 만다교, 마니교, 카타르 파
11. 영지주의의 유산: 영지주의의 부흥
12. 동서양의 영지주의: 진정한 영지주의자가 생길 것인가
13. 영지주의 문학: 신화, 진실, 설화
14. 영지주의와 탈현대 사상 에필로그 옮긴이의 말 찾아보기
21 '영지주의자' 또는 '아는 자knower' 라는 뜻의 그노스티코스gnostikos라는 단어는 1세기에는 별로 사용되지 않은 것 같다. 헤르메스주의 Hermeticism (고대 이집트의 현자 헤르메스 트리스메기스투스Hermes Trismegistus의 가르침을 따르는 신비 종교의 하나로서 스토아 학파와 플라톤 학파의 철학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옮긴이)로 알려진 비기독교 그노시스 학파가 존재하긴 했지만, 대다수 영지주의자들은 자신을 기독교인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널리 인정되고 있는 것처럼, 이 사람들은 인간이 처한 복잡하고 힘겨운 상황과 신성Divinity에 대해 알게 하는 해방의 지식으로 자신들을 이끌어줄 경험을 열망하고 또 직접 그런 경험에 뛰어든 사람들이었다. '아는 자들이 특별히 어떤 방법으로 이 같은 지식에 이르게 되었는지 우리는 하나하나 설명할 수 있는 처지에 있지 못하다. 융은 영지주의 경전들이 아주 인상적인 차원의 신비적·심리적 경험들을 증언하고 있다는 점. 그노시스라 불리는 것이 의심할 여지없이 심리학적 지식(원형 심리archetypal psyche에 대한 통찰에서 얻은바가 그 내용을 이루는)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뛰어난 유대 신비주의 학자 게르숌 숄렘은 이런 경험을 천상의 것, 신적인 것에 관한 한층 높은 수준의 깨달음에 기초한 신비적 비교라고 평가했다. 숄렘은 또 2.3세기 영지주의자들이 별들이 떠 있는 천구들을 지나 지구와 우주보다 훨씬 높은 영역으로 올라가려는, 그렇게 해서 신성한 빛이 충만해 있는 참된 영적 본향으로 의식적으로 복귀하는데─복귀는 영지주의에서 구원을 의미한다─비상한 관심을 보인 것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아마도 이런 '천상으로의 비상'은 영지주의자들이 열망하던 지식, 곧 인간을 해방시키고 신성하게 만드는 지식에 대한 핵심 은유일 것이다.
24 초대 기독교인에게 그노시스라는 용어는 직접적인 대면을 통해 얻은 지식을 의미했다. 성 바울은 인간이 갖고 있는 하느님에 대한 지식을 언급할 때 이 용어를 즐겨 사용했다. 환상적인, 그러나 때론 눈에 보이듯 선명한 그노시스의 특성에 관해 바울이 가장 분명하게 언급한 것 중 하나는 고린도 교인들에게 보낸 두 번째 편지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하느님은···· 우리의 마음속을 비추셔서, 그리스도의 얼굴에 나타난 하느님의 영광을 아는 지식(그노시스)의 빛을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고린도후서> 4: 6. )영지주의적 특징을 보이는(즉 영지주의자와 가까운) 또 다른 사도 성 요한은 하느님이나 그리스도를 아는 것gignoskein에 대해 자주 언급했다.
36 고대 영지주의자들은 유일신론이 널리 퍼져 있는 환경 속에서 살았다. 유대인과 기독교인, 심지어 이교도인 헤르메스주의자까지 유일신 하느님을 믿었다. 유일신론자들은 하느님을 조물주로, 더 나아가 우주의 관리자 입법자, 법의 집행자로까지 그린다. 영지주의자는 인류의 조상인 타락한 부부가 온갖 악과 고통을 세상에 들여왔다는 주장을 믿을 수 없었기 때문에─이런 태도가 더욱 타당해 보인다─유일한 범죄자, 곧 조물주 하느님에게 그 책임을 떠넘겼다. 세계는 타락한 것이 아니라 시작부터 불완전했다고 영지주의자는 말한다. 세계가 불완전한 신에 의해 그의 결함 있는 형상대로 창조되었다는 주장은, 영지주의에서 가장 파악하기 힘든 하느님 개념을 이해할 때 훨씬 납득하기가 쉽다. 영지주의자들의 하느님은 창조된 세계 너머에 있는 어떤 점에서는 창조된 세계와 완전히 동떨어져 있는 궁극의 실재이다. 카발리스트Kabbalist(유대 신비주의자)들과 전 세계 대부분의 비교 신봉자들처럼, 영지주의자들도 창조라는 관념 대신 신성한 존재로부터의 방출emanation이라는 개념을 사용했다. 초월적 하느님은 창조에 참여하지 않는다. 신적 본질이 방출되어 나아감에 따라 드러나지 않던 것이 드러나고, 그 과정이 더 진행되면서 훨씬 더 구체적인 창조가 이루어진다. 근본 하느님은 시종 제일원인으로 남아 있으며, 그 대신 다른 존재들이 창조의 부차적인 혹은 이차적인 원인이 된다.
38 영지주의는 아주 분명하고 정교한 구원론-곧 구원과 구원자에 관한 가르침을 전한다. 잠자는 인간의 영은 신의 사람들 혹은 빛의 사자들을 통해 전해진 저 궁극의 신성한 존재의 부름에 의해 깨어나기 시작한다. 그런 존재들은 전 역사를 통해 참 하느님으로부터 온다. 그들은 영혼들을 다시 불러들이기 위해 최고의 영적 세계에서 내려온다. 인간의 영을 본래의 의식 상태로 회복시켜 신성한 존재에게로 다시 이끌기 위해서 이처럼 구원으로 이끄는 존재들 중 영지주의 경전에 언급되는 존재는 극히 일부이다. 왜 중요하게 여겨지는 존재들로 세트seth(아담의 셋째아들), 예수, 그리고 예언자 마니Mani가 있다. 때로는 구약 성서의 일부 예언자들이 구원으로 이끄는 역할을 맡기도 하며, 후기의 (마니교적) 영지주의 전통에서는 붓다와 조로아스터Zoroaster 같은 다른 위대한 종교의 창시자가 빛의 참사자로 인식되기도 한다. 대부분의 영지주의자들은 예수를 으뜸가는 구원자로 여겼다. 이란과 아시아에서 활동한 마니조차도 자신을 예수 그리스도의 예언자로 여기고 예수를 구원자로 경외했다.
239 다음과 같이 항목별로 정리된 영지주의 개념들은, 틀에 박힌 종교적 교리에 대한 진술이라기보다는 바로 "찬란한 환상의 섬광들"에 대한 개요라고 이해되어야 한다.
1. 근원적이고 초월적인 하나의 영적 통일체가 있고 그로부터 수 많은 발현물이 방출되어 나왔다.
2. 물질과 마음mind으로 구성된 지금의 우주는 근원적인 영적 통 일체에 의해서가 아니라 열등한 권능자들을 거느린 영적 존재들에 의해 창조되었다.
3. 이 조물주들의 목적 중 하나는 통일체(하느님)로부터 인간을 영 원히 분리시키는 것이다.
4. 인간은 복합체이므로 내면은 궁극의 신적 통일체로부터 떨어져 나온 불꽃이지만 외면은 열등한 조물주들의 작품이다.
5. 물질과 마음의 힘에 의해 자기 인식self-awareness이 무감각해진 까닭에 초월적인 신성을 지닌 불꽃들은 자신들의 물질적· 심적 감옥 속에 잠들어 있다.
6. 잠들어 있는 불꽃들은 궁극의 통일체에 의해 버려진 것이 아니 다. 오히려 깨달음과 해방을 향한 한결같은 노력은 이 통일체로부터 나온다.
7. 인간 안에 깊숙이 자리 잡은 신적 본질에 대한 자각은 '그노시 스'라고 불리는 구원의 지식을 통해 얻어진다.
8. 그노시스는 믿음이나 고결한 행위나 계명에 대한 순종을 통해 얻어지지 않는다. 그런 것들은 기껏해야 해방의 지식을 위해 인간이 준비되도록 도와줄 뿐이다.
9. 잠들어 있는 불꽃들을 돕는 존재들 가운데 특히 영예롭고 중요 한 자리는 통일체의 여성적 방출물인 소피아(지혜)가 차지한다. 소피 아는 세계의 창조에 관여했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고아 신세가 된 인간 자녀들의 안내자로 남아 있다.
10. 태초부터 지금까지 인간의 영혼 속에서 그노시스를 촉진시키 기 위해 빛의 사자들이 궁극적 통일체로부터 보내지고 있다.
11. 인간의 역사적 • 지리적 환경에서 볼 때 이 사자들 가운데 가장 위대한 분은 예수 그리스도로 하강한, 하느님의 로고스(말씀)였다.
12. 예수는 이중의 사역을 담당했다. 교사로서 그노시스를 얻는 방 법을 가르쳐주었고, 사제로서 신비 의식을 전해주었다.
13. 예수가 전해준 신비 의식(성례전으로 알려진)은 그노시스로 가는 강력한 수단이다. 그는 자신의 제자들과 계승자들에게 그것을 위임했다.
14. 신비 의식의 영적 수행과 그노시스를 향한 단호하고 비타협적 인 노력을 통해 인간은 물질이나 그 밖의 모든 구속으로부터 점점 더 자유로워질 수 있다. 해방으로 나아가는 이 과정의 최종 목표는 구원의 지식을 성취하는 것이고, 그 지식을 통해 물질적인 상태로부터 자유로워져 궁극의 통일체에게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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