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드마삼바바: 티베트 사자의 서 ━ 그림으로 풀어낸 삶과 죽음의 안내서
- 책 밑줄긋기/책 2012-22
- 2019. 4. 10.
티베트 사자의 서 - 파드마삼바바 지음, 장훙스 엮음, 장순용 옮김/김영사 |
책을 내면서 | 쉽게 읽는 티베트 불교의 정수 6
그림으로 풀어낸 『티베트 사자의 서』 활용법 8
기본인식
임종 중음
실상 중음
투생 중음
맺음말
옮긴이의 말 | 죽음을 이해해야 삶이 바로 선다 326
1 티베트 사자의서
티베트 사자의서는 본래 티베트의 삶과 죽음을 논한 경전이다. 여기에는 죽음의 세계와 윤회전생 시기의 갖가지 모습이 상세하게 서술되어 있는데, 이는 '또 다른 세계'로 안내하는 가이드이며 여행자는 육신이 없는 의식체이다.
이 책은 Tibetan Book of Dead』(London: Oxford University Press, 1927)을 저본으로 삼았다. 이 책은 『서장도망경』, 『서장중음도망경』, 『중유문교독도밀법』, 『중음구도밀법』 등등 여러 가지 제목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 중에서 ‘중음에서 가르침을 듣는 것으로 해탈을 얻는 위대한 법'이란 뜻을 가진 『중음문교구도대법』이 원전의 티베트 언어인 '바르도 퇴돌 bardo thotroi'의 원뜻과 가장 가깝다.
그러나 일반 사람들은 『티베트 사자의 서』라는 제목을 더 쉽게 이해했고 '죽음'과 '재생'을 이야기한 책이란 걸 금방 알 수 있었다. 그래서 『티베트 사자의 서』를 제목으로 선택하는 한편, 책 내에서 이 경전을 일컬을 때는 티베트어의 원뜻에 비교적 부합하는 『중음에서 가르침을 듣는 것으로 해탈을 얻는 위대한 법』으로 부르기로 한다.
이 책의 목적은 죽음에 다다른 사람과 이미 사망한 사람, 그리고 곁에서 이를 지켜보는 가족들을 인도하고 도와주는 것이다. 독송을 통한 이 방식은 망자의 영을 도와서 죽음의 과정을 안온히 지나게 하고 육체가 무너지는 두려운 경계를 편안히 넘어가게 한다. 이 경전을 읽어주는 최고의 상태는 거의 죽어가거나 방금 죽은 사람이 이 경전을 듣고 광명을 보고 생사윤회를 초월해서 열반과 해탈의 원만한 경계에 들어가는 것이다. 아니면 적어도 편안한 죽음과 안정된 재생의 목적에 도달하게 한다.
『중음에서 가르침을 듣는 것으로 해탈을 얻는 위대한 법』(이하 『중음에서 해탈을 얻는 법』으로 부른다)은 처음 서양에 출현한 이래 근대 종교와 심리학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19세기 말엽 , 서양 과학의 눈부신 성과로 사람들은 종교(특히 기독교)에 대해 신앙과 신님을 잃었다, 신지학神智學과 신비학神秘學이 일어나면서 어떤 사람들은 동양으로 방향을 틀어 정신의 해탈을 추구했는데 이 경전은 그 중에서도 가장 귀중한 책으로 여겨졌다. 특히 제1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정신과 마음의 세계를 추구하기 시작했고, 게다가 죽음과 재생의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그동안 거의 알려 지지 않았던 한 권의 책이 마음을 지도하는 유명한 교법이 되는 동시에 티베트 종교에 관심을 기울이도록 미국과 유럽에 영향을 끼쳤다.
2 파드마삼바바
『중음에서 해탈을 얻는 법』은 파드마삼바바가 세상 사람에게 전해준 광대한 교법 중의 일부이다. 내용은 사후 경계의 여행 가이드로서 스승이나 선지식을 얻은 사람이 다른 이가 임종할 때나 죽은 뒤에 읽어주는 것이다. 파드마삼바바의 한역은 연화생대사이다.
8세기에 살았던 인도의 고승 파드마삼바바
티베트 전설에 의하면 『중음에서 해탈을 얻는 법』을 보존하기 위해서 책을 비밀리에 숨겨두었다가 때가 되면 세상에 공개할 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 이 『티베트 사자의 서』는 파드마삼바바의 저작 중 하나이다. 파드마삼바바는 밀교의 유명한 승려로 대략 8세기에 살았던 인도인이며 원래는 우디야나국의 왕자였다. 우디야나는 수많은 불교 서적에서 오저연나로 번역되었으며. 파키스탄 인더스 강 상류와 그 지류인 스와트 강 일대를 말한다. 석가모니 붓다처럼 파드마삼바바도 왕자의 신분을 버리고 승려가 되었으며, 티베트 사람들은 파드마삼바바를 우디야나 대덕, 혹은 우디야나 대사라고 존칭한다. 티베트 불교중의 비밀 교법은 파드마삼바바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그는 밀교 역사상 첫째가는 대성취자로서 무한한 신통력과 법력을 갖추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티베트 사람은 그를 문수보살, 금강수보살, 관음보살의 세 존자가 합일한 화신으로 믿고 있다 어떤 경전에서는 파드마삼바바를 제2의 붓다로 칭하는데, 이는 석가모니 붓다의 뒤를 이어서 인간 세상에 출현한 두 번째 붓다라는 의미이다.
후세의발굴을기다리다
파드마삼바바가 남겼다는 아주 뛰어난 비밀 교법들을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티베트 각지에서 볼 수 있다. 주로 바윗돌이나 산의 동굴에 숨겨놓았는데, 그 목적은 파괴를 막기 위해서다. 그리고 이런 형식의 보배 경전을 복장이라 한다. 파드마삼바바와 일부 티베트 밀교 대성취자에 따르면, 법을 받는 중생의 근기는 시국의 차이로 인하여 정도의 차이가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반드시 밀교 경전을 매장해놓았다가 후세사람의 발굴을 기다려야 한다. 그 목적은 합당한 법문을 합당한 세대가 발굴해서 대대로 전하는 데 있다. 잠시 이 전설의 진실성은 차치하고, 9세기 초 낭달마가 불교를 멸할 때 막기 위해 티베트의 무수한 경전이 매장되었다는 것은 확실한 역사적 사실이다.
7 중음
간단하게 말해서 '중음'은 '간격' 혹은 '과도적인 상태'란 뜻이다. 시간의 간격일 수도 있고 공간의 간격일 수도 있으며, 나아가 내면의 마음이 낳은 의식과 의식의 간격일 수도 있다.
소걀 린포체는 신역본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중음은 티베트어로 바르도Bardo라 하는데, 한 장면의 '완성'과 다른 한 장면의 '시작' 사이의 과도적인 상태나 간격을 가리킨다. 더 자세히 분석하면, Bar의 뜻은 '사이'이고, do의 뜻은 '허공에 걸려 있다’ 또는 '내버리다'이다. 이는 죽음의 과정 속에서 의식이 육체를 이탈하는 특수한 광경을 서술할 때 사용되는데, 이상태는 마치 의식이 육체를 '내버리거나' '허공에 걸려 있는' 것과 같다. 이 특수하고 신비한 단어 '중음'은 통상 '중유'로도 번역된다.
공간 혹은 시간의 간격
중음의 간격은 공간일 수도 있고 시간일 수도 있다. 가령 두 개의 건물이 있을 때 그 건물 사이의 공간도 바로 중음의 일종이다. 혹은 금생의 세계와 내생의 세계 사이도 중음이라 할 수 있는데, 이것은 공간의 개념이다. 해가 뜨고 해가 지는 사이의 대낮도 중음의 일종이며, 공간의 개념에서 말하면 넓을 수도 좁을 수도 있다.
순간적으로 발생한 의식의 사이도 중음
인간 의식의 경험은 무수한 간격으로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예컨대 내면에서 순간적으로 발생한 의식의 변화는 하나의 의식으로부터 다른 하나의 의식으로 굴러간다. 앞의 의식이 종결되고 나중의 의식이 시작하는 그 사이라도 순간적으로 발생한 간격이 있다. 간격은 아주 극소하지만, 여전히 하나하나의 과정 속의 일부분이다. 그래서 인류의 일체 경험에는 모두 이 간격의 성질이 갖춰져 있다.
8 여섯가지중음
사람은 출생에서 생명을 마칠 때까지, 그리고 더 나아가 전생하여 태에 들어갈 때까지 모두 여섯 가지 형식의 중음을 거치는데, 『티베트 사자의 서』에서는 주로 임종 중음, 실상 죽음, 투생 중음의 세 가지 중음을 논한다.
1. 생처 중음: 살았을 때의 평상적 의식의 경계. 이 단계에서 갖는 명백한 의식의 시간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평생토록 지닌 착한 업과 나쁜 업을 포함한다.
2. 몽리 중음: 꿈 같은 의식의 경계. 밤에 잠이 들어서부터 아침에 깨어날 때까지의 단계인데, 잠든 후에 육신이 갖는 마음의 활동을 포함한다. 어떤 수행자는 이 단계를 운용해서 수몽 요가를 진행한다.
3. 선정 중음: 선이나 출신(정신이 육신을 벗어남)의 의식 상태. 요가 수행자가 수행 도중 삼매에 들면 그의 의식은 모종의 변화를 일으키지만, 선 수행을 끝내고 삼매에서 나올 때는 선을 닦을 때의 의식 경계가 중지한다. 선정 중음은 가장 낮은 깨우침에서부터 가장 높은 득도의 깨달음까지 무수한 선정의 경험을 포함한다.
4. 임종 중음: 사람이 사망했을 때는 잠시 혼미한 상태가 나타난다. 이는 일종의 무의식 경계에 처하는 것으로서 그 지속 기간은 아주 짧을 수도 있고 아주 길 수도 있다. 전통적으로는 이 일시적 무의식의 상태가 대략 3일 반 지속된다고 보지만 가령 극히 뛰어난 요가 수행자라면 더 많은 시간을, 심지어 일주일 이상도 지속시킬 수 있다.
5. 실상 증음: 실상을 체험한 의식 상태. 사람은 죽은 후에 먼저 일단의 무의식 상태에 들어갔다가 나중에 다시 의식을 회복한다. 의식이 다시 소생하는 때부터 태에 들어가 육도를 윤회하기 전까지의 시간을 실상 중음이라고 말한다. 이 기간 동안 죽은 자는 마음에서 나온 기이한 환상을 느끼면서 일련의 환각을 거친다.
11 의식
인간은 깨어 있든 깊은 잠에 빠져 있든 의식의 활동이 정지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임종에서 사망에 이를 때까지도 의식은 사라지지 않으며, 이 의식은 육처를 이탈하면 사후의 중음 세계에 들어가서 중음 세계의 주인공이 된다.
의식은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임종에서 사망에 이를 때까지 네 단계를 거친다.
의식이 육신을 벗어나지 못했을 때: 임종 중음의 첫 번째 빛이 나타날 때
죽음이 임박하면 죽음의 징후가 하나하나 나타나고 일종의 무의식 상태에 들어간다. 구역본에서는 혼미 상태라고 했으며 '무상 상태’ 라고도 한다. 의식이 육신을 벗어나기 전 임종자는 첫 번째 빛을 볼 수 있다. 근기가 탁월한 요가 수행자라면 해탈을 얻을 수 있다.
의식이 거의 육체를 벗어날 때: 임종 중음의 두 번째 빛이 나타날 때
임종자의 호흡이 멈춰도 아직 완전한 사망은 아니다. 생명의 바람 심장이 다시 뛰지 않고 그칠 때까지 인체의 중맥에 남아 있다. 이때 의식이 갑자기 맑아지면서 주변을 볼 수 있지만 자기가 죽었음은 알지 못한다. 이때의 죽은 영을 정환신'이라 하는데 두 번째 빛을 식별할 수 있어야 비로소 해탈할 수 있다.
의식이 완전히 육체를 벗어날 때: 실상 중음
두 번째 빛이 나타난 후 임종자는 다시 의식을 잃고 진정한 사망 상태에 들어간다. 3일 반에서 4일이 지나면 다시 깨어나며, 이때 의식은 이미 육신을 벗어났고 육신은 부패한다. 육체를 완전히 벗어난 상태를 의식체라 하며 자기 죽음을 깨닫는다. 중음세계를 떠돌면서 실상 중음의 환상을 거치다가 투생 중음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의식이 새로운 육체에 들어갈 준비를 할 때: 투생 죽음
의식이 일단 투생 중음에 들어가면 해탈할 방도가 없고 다시 윤회의 고통을 받게 될 가능성이 있다. 이때 의식은 다른 새로운 육체에 들어 갈 준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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