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구치 유키오: 초정리법

 

머리말
제1장 당신의 정리법은 잘못되어 있다
제2장 종이와 싸우는 초정리법
제3장 컴퓨터에 의한 초정리법
제4장 정리법의 일반 이론
제5장 아이디어 제조 시스템
제6장 정보 시대를 연다

 


◈◈ 마법처럼 정리된다.
도입 순서를 소개하겠다. 우선 책상에 일정한 공간을 확보한다. 아마 책이 가득 차 있을 테니까 우선 그것들을 치운다. 그리고 A4 규격의 서류가 자유로이 들어갈 수 있는 크기의 서류봉투 (320X240mm) 를 대량 준비하고 매직펜 등의 필기도구를 준비한다. 준비는 이것으로 끝이다.

이제 책상 위에 흩어져 있는 서류들을 한 뭉치 한 뭉치 봉투에 넣는다. 이런 정리를 「파일링filing」이라 부르기로 한다. 봉투 뒷면 오른쪽 위에 날짜와 내용을 적는다. 봉투를 세로로 해서 내용에 관계없이 책장 왼쪽 끝부터 순서대로 나열해 간다. 이것으로 끝나는 것이다.

이런 작업조차 시간이 아깝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서류가 많은 경우에는 일일이 봉투에 넣는 것조차 귀찮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는 우선 흩어져 있는 것을 세워서 나열하는 것만으로도 해결된다. 나중에 시간이 나면 정리해서 불필요한 것은 버리고 필요한 것은 봉투에 넣어 왼쪽 끝으로 옮긴다.

속는 셈 치고 한번 해보라. 서류가 아무리 많다 해도 30분이면 끝난다. 30분 안에 난잡하게 흩어져 있던 일터가 마법처럼 말끔히 정리될 것이다. 이 방식의 열렬한 지지자인 도쿄공업대학의 이마노 히로시 교수는 「지적인 능력의 범위가 넓어진 기분」이라고 한다.

그 뒤로 새로 도착하는 자료나 서류도 이와 같은 방법으로 봉투에 넣어 책장의 왼쪽 끝에 꽂아 놓는다. 이렇게 계속해 가면 사용하지 않는 파일은 점차 오른쪽으로 밀려 나간다. 그래서 「밀어내기식」 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가장자리로 온 것은 사용하지 않았던 것이므로 불필요한 서류일 확률이 높다. 이것은 확인한 후에 버리면 된다.


◈◈ 책, 버릴 수 없기 때문에 문제
책 정리의 기본 역시 버리는 것이다. 책은 의외로 크다. 게다가 무겁기 때문에 집에 많은 책을 놓으면 바닥이 꺼져 버린다. 더욱이 쓸모없는 책이 많으면 책을 찾아내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문고판 책은 필요할 때마다 사면 되고 전문서적은 도서관게 가면 된다. 「많은 사람이 지적하는 것처럼, 땅값이 비싸기로 유명한 일본에서는 책이 차지하는 공간을 값으로 따져 보면 어처구니 없을정도로 비싸다.」

단순히 비용을 비교해 보아도 필요할 때마다 사는 것이 싼 경우가 많다. (그런데 그렇게 하기는커녕 책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찾는 것이 귀찮아서 그냥 사는 경우가 종종 있다.)

따라서 사전류만 항상 갖춰 두고 다 읽었거나 관련된 일이 끝난 나머지 책들은 버리는 것이 좋다. 이토가와 히데오는 사전도 한 번 사용한 것이라면 버려도 좋다고 한다.) 나는 이 의견이 기본적으로 옳다고 생각한다. 그렇게까지 철저할 수는 없더라도, 제4장에서 기술하는 「화전방식」을 채용하여 일정 기간 동안 읽지 않은 책이라면 처분해야 한다.

여기까지가 책 정리에 관한 「합리적 이론」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여기에서 말한 대로 따를 수 없다. 책은 서류나 잡지와 달라서 버릴 수가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첫째 이유는, 책장을 찾는 동안에 「이런 책도 있었던가?」라는 발견을 하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책이라도 나중에 필요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더욱 큰 문제는 지금 사용하지는 않지만 애착이 가는 책이 있다는 것이다. 서류 자료와 책이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바로 이것이다. 고교 시절에 읽었던 문학책, 유학 시절에 필사적으로 공부한 교과서, 이런 것들을 이제 다시 읽을 일이 있겠는가? 그러나 선뜻 버리지 못한다.

이와 같은 특별한 이유가 없더라도 일반적으로 책은 버릴 수가 없다. 이른바 「감상적 장벽」이 높은 것이다. 이것은 정말 불합리한 감정으로 어쩔 도리가 없는 것이다.

버릴 수 없는 이상 책 정리는 절망적이다. 대학에 있는 내 연구실은 꽤 넓으며, 천장에까지 책장이 있는데도 이미 많은 책들이 꽉 들어차 있다. 책장을 이중으로 놓을 정도가 돼버려서 안쪽에 있는 책은 보이지도 않는다.

그러면 책을 사지 말고 도서관에 가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렇게 되지 않는다. 필요한 책은 역시 자기가 사지 않으면 안 된다. 물론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티고 있다. 어느 정도 잘되어 가는 이유는 상자에 넣어 수납하기 때문이다.

[…]

사진 정리도 절망적이다. 원래 보존하는 것이 목적이므로 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오래 된 것일수록 가치가 높아진다. 이제까지 별 문제없었던 것은 전부 서비스 사이즈로 인화해서 철제의 카드 북(원래 카드를 보관하기 위해 산 것이다.)에 시간순으로 나열한 덕택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파노라마」라고 하는 규격 외의 크기가 나와서 정리하기 더욱 곤란해졌다. 공간 절약만을 생각한다면 밀착 인화해서 보존하면 되겠지만, 너무 작아서 보기에 불편하다. 

이런 이유로 책과 사진 정리는 거의 절망적이다. 정리에 관한 책을 아무리 읽어도 만족할 만한 해결법은 발견할 수 없었다. 아마 모두가 다 체념해 버리고 만 것이리라. 전자적인 방법이 개발되어 쉽게 보존·재생할 수 있을 때까지 적절한 방법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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