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원의 북리스트 | 옥스퍼드 세계사 9장(1)

 

2021.12.21 옥스퍼드 세계사 9장(1)

《옥스퍼드 세계사》 9장을 읽는다. 제9장은 제4부 기후의 반전의 두번째 부분이다. 첫번째 부분이 제8장 수렴하는 세계였다. 경제적·생태적 조우를 수렴하는 세계로 잡아서 두었다. 수렴하는 세계에서 일어난 대표적인 사건은 앨프리드 크로스비라는 사람이 쓴 '콜럼버스의 교환'이다. 한국어판 제목은 《콜럼버스가 바꾼 세계》로 되어 있다. 그것이 바쁜 세계 위에서, 다시 말해서 경제적·생태적 조우 그 위에서 무엇이 일어났는가를 보여주는 것이 제9장이다. 제9장은 르네상스, 종교 개혁, 정신 혁명이다. 9장은 일단 개요가 앞에 있고 그 다음에 기독교권, 전세계적 개종, 불교와 이슬람의 선교, 종교 혼합주의와 각양각색 결과, 서양의 과학과 계몽사상, 동양의 계몽사상, 괴물로 들어가기: 혁명의 이념과 나폴레옹의 이념이다. 다시말해서 개요가 있고 기독교권과 전세계적 개종, 불교와 이슬람의 선교, 종교이 한 부분일테고, 서양의 과학과 계몽사상, 동양의 계몽사상이 한 부분일테고, 그 다음에 괴물로 들어가기: 혁명의 이념과 나폴레옹, 낭만주의. 크게 봐서 6개의 섹션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각이 두 개씩 한 덩어리를 이루고 있다. 오늘은 개요 부분을 집중적으로 이야기하겠다.

지금 현재 제9장에 르네상스, 종교 개혁, 정신 혁명 이렇게 제목이 붙어있지만 이 책의 개요부분에서 406페이지를 보면 이런 말이 있다. "세계화의 가장 오래된 형태는 문화 세계화이다. 문화 세계화는 다른 모든 형태━경제·기술·과학·생태 세계화━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이런 경우에는 우리가 "과거에 선호했던 세계사 서사, 즉 유럽을 나머지 세계에 투영해온 과정으로서의 서사━섭리적·선형적·진보적 서사━의 제약을 넘어서고자 한다면 이런 사실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그런 서사는 14세기부터 19세기까지 전개된 사태를 마치 생존에 적합한 우월한 문명이 야만을 상대로, 또는 선택받은 '인류'━또는 인류의 일부━가 야만인을 상대로 목적론적 승리를 거두는 진화적 에피소드였던 것처럼 묘사한다." "목적론적 승리를 거두는 진화적 에피소드였던 것처럼 묘사" 이 부분이 개요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왜 이 부분이 중요하다고 하느냐. 사실 우리가 그동안 세계사라고 배워온 것은 이런 틀에서, 즉 세계의 역사를, 근대 이후의 세계사를 공부할 때도 이런 유럽 중심의 진보라고 하는 목적론적 근대적 역사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니까 한국사를 얘기할 때도 언제부터 근대가 시작되었느냐 자꾸 그렇게 표현하게 되는 것이다. 모던이라는 것이 언제냐. 그리고 그런 씨앗을 근대 이전으로 설정된 시기에서 조금이라도 발견한다면 마치 그것이 우리 한국의 역사도 발전 과정이라는 것 안에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런 식으로 설명하는 방법이 널리 퍼져있었다. 역사가들에게뿐만 아니라 우리 일반인들에게도. 서양 근대라고 하는 것은 이러 이러한 요소들을 가지고 있고 그러한 요소들을 모두 다 이를테면 점수따기처럼, 가령 요소가 열 개다 그러면 일곱개를 성취했으면 70점 이런 식으로 해서 그것을 다 성취하면 문명화 단계에 이르렀다고 하는, 일종의 그런 목적을 설정해 놓고 그것을 성취해야 한다고 하는 목적론적 역사관을 가지고 14세기부터 19세기 역사를 살펴본 또는 그렇게 파악하고 서술해온 관점이 있었다. 그게 바로 서양 근대를 모형으로 삼는, 전범으로 삼는 목적론적 역사관이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 주장하고 바는 그것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오히려 "당시 사람들이 스스로 문명으로 규정한 '중심들'은 그들이 정복하거나 착취할 수 있는 열등한 곳으로 치부한 '주변부들'과 마찬가지로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그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는 정신적인 측면에서 서양 근대를 전범으로 삼는 진보적 목적론적 역사관을 이제 버려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문명의 중심이었다고 하는 그런 얘기를 하면 안되겠다. 사실상 이 시기, 《옥스퍼드 세계사》 9장에서 얘기하고 싶은 것이 이것이다. 이 시기의 문명이 본격적으로 문화적으로 수렴되었다고 하는 것이다. 뒤섞였다. 그리고 407페이지처럼 "경쟁적 다극 구조라고 부를 만한 이런 국제 정세는 문화적 수렴 시대의 효과 중 하나였다." 우리가 이렇게 파악하는 것이 이 시기의 문화적인 특징들을 이해하는 일단 출발점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의 관점을 이런 식으로 좀 미세하게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아주 심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시각을 봐야한다는 것이다. 지금 한국에서 기독교라고 하는 것이 본래 루터, 칼빈의 종교개혁 시대의 프로테스탄트와 한국에서의 개신교와 얼마나 많이 다른가. 한국의 개신교는 「기독교의 역사」에서 봤듯이 미합중국에서의 오순절이라든가 근본주의라든가 이런 것이 들어왔다. 그렇다고 해서 그것과도 똑같지도 않다. 다양한 혼합체가 되어버렸다. 어떻게 보면 초대 교회 시대의 극단적인 종말론적인 모습을 띠고 있는 경우도 있다. 그러니 정통파 기독교라는 것이 무의미하다. 오히려 중세적인 모습을 띠고 있는 것이 천주교이다. 그것이 굉장히 의아하고 이상해 보이는데 사실은 그게 문화적인 혼합체의 산물이라고 보면 이해를 못할 바도 아니다. 그런 현상들을 문화 혼합주의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굉장히 놀라운 사태이다. 한국사의 큰 흐름에서 볼 때 지금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 2021년의 시대가 이렇게까지 문화가 혼합된 시대가 있었나 생각해보면 놀랍다. 그게 바로 경쟁적 다극 구조라고 하는 시대로부터 흘러온 것이고 서유럽도 마찬가지이다. 서유럽도 굉장히 순수하게 고전시대를 지켜온 것 같지만 사실 그 사람들도 마찬가지이다. 전례없이 복합적인, 우리가 영국사람들이 차를 마시는데, 언제부터 영국 사람들이 차를 마셨는가. 그래서 제9장에서 다루고 있는 부분들은 뜻밖에도 우리가 그동안에는 서양 문화의 어떤 측면에서 이것을 읽어왔는데 아주 심각하게 시각교정을 하고 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 그것에 대해서 아주 단정적으로 얘기한다. "근대 초 세계 전역에서 정신 혁명이 일어난 이유는 전에 없던 광대한 소통의 공간 또는 무대에서 (적어도 일정한 수준에서는) 상호 이해의 얼개와 번역 규약이 출현했기 때문이다." 다시말해서 르네상스, 종교개혁 시기가 순수하게 서구 유럽, 서구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은 르네상스의 문물을 보면 앞 챕터 수렵하는 세계의 산물이다. 그것을 우리는 머릿속에 담고 있어야 하겠다. [...] 현재 우리가 살고 세계,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하는 것도 결국 정치적인 혼합물이다. 그게 언제부터냐. 지금 《옥스퍼드 세계사》에서는 르네상스 시대부터이다. 그리고 르네상스의 그런 근대 초 세계의 지성과 예술이라는 것은 사실 순수하게 서구적인 것만이 아니라 그 이전 제8장에서 다룬 것처럼 수렴하는 세계의 산물이다를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

제9장 406 세계화의 가장 오래된 형태는 문화 세계화이다. 문화 세계화는 다른 모든 형태━경제·기술·과학·생태 세계화━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과거에 선호했던 세계사 서사, 즉 유럽을 나머지 세계에 투영해온 과정으로서의 서사━섭리적·선형적·진보적 서사━의 제약을 넘어서고자 한다면 이런 사실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그런 서사는 14세기부터 19세기까지 전개된 사태를 마치 생존에 적합한 우월한 문명이 야만을 상대로, 또는 선택받은 '인류'━또는 인류의 일부━가 야만인을 상대로 목적론적 승리를 거두는 진화적 에피소드였던 것처럼 묘사한다. 그렇지만 당시 사람들이 스스로 문명으로 규정한 '중심들'은 그들이 정복하거나 착취할 수 있는 열등한 곳으로 치부한 '주변부들'과 마찬가지로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제9장 407 경쟁적 다극 구조라고 부를 만한 이런 국제 정세는 문화적 수렴 시대의 효과 중 하나였다.

제9장 406 근대 초 세계 전역에서 정신 혁명이 일어난 이유는 전에 없던 광대한 소통의 공간 또는 무대에서 (적어도 일정한 수준에서는) 상호 이해의 얼개와 번역 규약이 출현했기 때문이다.

403페이지로 넘어오면 서유럽인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그런 경험은 그들만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다른 대륙들에서도 같은 변화를 겪은 터였다." 405페이지 중간쯤에 "그 과정은 지구 환경의 변화라는 더 큰 과정의 일부였다. 분리된 대륙들이 주고받은 미생물과 동식물은 기종의 풍경과 생활을 영원히 바꿔놓았다." "전 세계를 아우르는 연결망은 접촉하는 모든 집단과 장소를 '오염'시켰다." 일단 서구인들이 비서구지역으로 폭력적으로 침투해 들어갔고 그러면서 서로 딴 판인 문화가 “장기간의 수렴이라는 맥락에서 서로의 특징을 교환했고 몇몇 측면에서 갈수록 닮아갔다." 일단 수렴하는 세계의 얘기이다. 두번째로는 지구 환경의 변화가 있었는데 Columbian Exchange, 즉 미생물과 동식물은 기종의 풍경과 생활을 영원히 바꿔놓았다. 그리고 전세계를 전 세계를 아우르는 연결망은 접촉하는 모든 집단과 장소를 '오염'시켰다. 그런 얘기가 있게 된다. 그러고 나서 근대 초 세계전역에서 정신혁명이 일어났다. 그러니까 우리는 르네상스가 유럽에서만 일어났다고 생각했는데 르네상스와 똑같은 아닐지라도 그런 정신혁명이 근대 초 세계전역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시기의 세계제국이 공동체를 형성하는 방식으로 이런 무대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세계 곳곳에 다양한 종류의 문화혼합체들이 흩어져 있게 되었고 경쟁적 다극 구조라고 부를만한 국제 정세가 형성되었으며, 정치적 혼합체들과 공존하게 되었다는 얘기이다. 굉장히 시각을 바꿀 수 있다. 르네상스라고 하는 것이 유럽에서만 있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르네상스와 유사한 문화적인 혼합체들이, 르네상스 자체가 하나의 혼합체이다, 그러니까 르네상스가 서양 고전 고대를 회복하자 그런 식의 르네상스는 더 이상 용납되지 않는 것이다. 르네상스가 자체가 하나의 복합적인 문화적 혼합체이다 라고 생각을 바꿔야 하는 것이고, 그런 종류의 문화적 혼합체들이 제4부에서 다루는 시기에는 전세계 곳곳에 여러 종류의 정치적 혼합체들이고 함께 있었다. 이런 개요가 우리에게 주는 아주 중요한 것이고 우리들 자신이 《옥스퍼드 세계사》를 읽음으로 해서 우리가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 바로 이런 것들이다. 아주 심각하게 우리의 시각을 교정해야 하는 것이고, 이런 교정된 시각을 가지고 정치체제들에 대해서도 연구를 한다. 

제9장 403 실제로 서유럽인은 오랫동안 세계의 주변부에 밀려날까 걱정하다가 갑자기 피할 수 없는 역동적인 연계들로 이루어진 일종의 세계 그물망의 한가운데에 예상치 못하게 걸려들었다. 그런 경험은 그들만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다른 대륙들에서도 같은 변화를 겪은 터였다.

제9장 405 그 과정은 지구 환경의 변화라는 더 큰 과정의 일부였다. 분리된 대륙들이 주고받은 미생물과 동식물은 기종의 풍경과 생활을 영원히 바꿔놓았다.

제9장 405 전 세계를 아우르는 연결망은 접촉하는 모든 집단과 장소를 '오염'시켰다.

제9강 405 서로 딴판인 두 문화는 장기간의 수렴이라는 맥락에서 서로의 특징을 교환했고 몇몇 측면에서 갈수록 닮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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