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원의 북리스트 | 몽유병자들(19) ━ 결론, 국제 관계에서 위기의 복합성

 

2022.10.18 몽유병자들(19) ━ 결론, 국제 관계에서 위기의 복합성

오늘은 《몽유병자들》의 결론 부분을 읽는다.  아직 제2부 분열된 대륙이 남아있다. 이 부분은 정말 지리하기 때문에 어찌보면 이것은 전쟁에 관한 부분이라고 보기 보다는 그 당시 정치적인 세력, 그리고 발칸 이런 얘기, 그러니까 제1차세계대전과는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어보이는, 먼 근본적인 원인들에 관한 것이다. 진짜로 역사책은 제2부이다. 1,3부는 전쟁기이고, 2부가 역사책이라고 할 수 있다. 

"1914년 위기가 복잡했다는 것은 이 책의 핵심 논점 중 하나였다." 정말 중요하다. 무엇때문에 복잡했는가. 여기서 1914년의 위기에 대한 것이 아니라 어떤 특정한 역사적 사건이 벌어졌을 때 그 사건에 얽혀들어가있는 하위의 사건들이 굉장히 복잡하다. 따라서 우리가 결론을 읽으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이냐하면 어떠 어떠한 것들이 복합적인 사건에 얽혀들어가는가에 대한 일종의 요인들을 분석해 내는 것이 주요한 독서의 효과라고 할 수 있다. "그 복잡성의 일면은 지금까지도 정치판에서 볼 수 있는 행위들에서 비롯되었다." 1914년 위기가 복합적이다. 이 복합성의 요인들은 무엇인가. 첫째가 정치판에서 볼 수 있는 행위들이다. 정치권의 행위들. 이 저자가 이 책을 쓴 것이 "이 책의 마지막 장은 2011~2012년 유로존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때에 쓰였다. 1914년의 행위자들처럼 전면적인 파국을 맞을 가능성을 의식했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사실이다." 정치권에 있는 사람들이 행위를 선택해서 그 행위가 아주 중요한 정치적 또는 정책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들이 전면적인 파국을 맞을 가능성을 의식하고 있다. 그러면 그것을 막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한다. 그런데 정치권의 행위들은 막기 위해서가 아니라 상대방에게 이것이 전면적인 파국으로 갈지도 모르니까 니네가 양보해야 해 이런 식으로 하다가 자기도 모르게 《몽유병자들》처럼 전면적 파국으로 휩쓸려 들어간다는 말이다. 그러면 정치권의 행위들에서 하위 항목으로 전면적 파국의 가능성이 있다. 예측은 누구나 한다. 그런데 행위라고 하는 것은 "어느 누구의 행위든 그 결과는 다른 사람의 대응 행위에 달려 있으며, 그런 대응 행위는 의사결정 과정의 불투명성 때문에 미리 예측하기가 어려웠다." 물론 이 불투명성이라고 하는 것이 정치겠다. 그런데 국내 관계에서는 몰라도 국제 관계에서는 이 불투명성이라는 것이 지나치게 높아버리면 전면적 파국의 가능성이 아주 현실화될 수 밖에 없다. 이것이 제1차세계대전의 1914년 7월 위기에서 얻게 된 중요한 교훈이다. 즉 정치권의 행위들을 지배하고 있는 요소들은 무엇인가. 전면적 파국의 가능성에 대한 예측이 하나 있고, 그 다음에 의사결정 과정의 불투명성이다. 그러면 의사결정 과정의 불투명성은 없애야 할 것이다. 여기에 보면 "유로존 위기를 해결할 책임을 진 정부 각료들은 무엇이 문제인지에 대해 대체로 동의했다." 그런데 1914년에는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다시말해서 유로존 위기를 해결할 책임을 진 정부 각료들에게는 해결책을 찾기 위한 얼개를 제공하는 초국적 기관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면 1914년 위기의 복합성에서는 첫번째 정치권의 행위들이 각각의 권력중심지에 자율적 행위자들이 있는데 그들을 모두를 아우르는 초국적 기관들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권의 행위들은 대체로 자율적 권력을 가지고 움직인다. 그렇기 때문에 의사결정 과정의 불투명성을 없애기 위해서 이 자율적 권력과 의사결정 과정의 불투명성을 결합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국제관계에서는 초국적 기관들이 있어야 한다. 

지금 가령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경우 전쟁이 꽤 오랫동안 계속되고 있는데 적어도 우크라이나에서 어떠 방식으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고 있는지는 우크라이나의 뒤에 있는 일종의 초국적 기관들 사이에 정보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본다. 적어도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하고 있는 미합중국이나 이런 나라들이 정보를 교환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심각한 것은 러시아이다. 러시아쪽에서는 어떤 식으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지 잘 알 수가 없다. 게다가 제1차세계대전때와 비슷한 것은 푸틴이라고 하는 군사절대주의자, 전제군주와 거의 비슷한 수준의 군사절재주의자가 있기 때문에 서로 조정을 해서 뭔가를 해보려고 하는 그런 것들이 있기 어렵다. 그러니까 정치권의 행위들은 일단 자율적 권력을 가지고 있고 초국적 기관들에 의한 의사결정의 불투명성이 제거되지 못한 상태에 있다. 여기서 우리가 국제간의 분쟁이 일어났을 때 살펴봐야 할 두 가지 요소가 나온다. 분명히 양쪽 당사자들은 자칫 잘못하면 이 행위들이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켜서 그 상승작용이 평화로 가는 길이 아니라 파괴로 가는 길로 가서 전면적 파국의 가능성을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의사결정의 불투명성이 어디가 높은가를 우리는 살펴봐야 하고 그 다음에 그런 것들을 중재해서 적어도 무엇이 문제인지를 동의할 수 있는 그런 초국적 해결책을 찾기위한 얼개를 제공하는 강력한 초국적 기관이 있는가, 이것이 우리가 한번쯤 살펴봐야 할 요소이다. 그것이 바로 정치권의 행위들을 통제하고 어느정도 한계를 설정해 두겠다.

결론 848 1914년 위기가 복잡했다는 것은 이 책의 핵심 논점 중 하나였다. 그 복잡성의 일면은 지금까지도 정치판에서 볼 수 있는 행위들에서 비롯되었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은 2011~2012년 유로존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때에 쓰였다. 1914년의 행위자들처럼 전면적인 파국을 맞을 가능성을 의식했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사실이다.

결론 848 어느 누구의 행위든 그 결과는 다른 사람의 대응 행위에 달려 있으며, 그런 대응 행위는 의사결정 과정의 불투명성 때문에 미리 예측하기가 어려웠다.

결론 849 적어도 유로존 위기를 해결할 책임을 진 정부 각료들은 무엇이 문제인지에 대해 대체로 동의했다.



그 다음에 849페이지를 보면 단기 재조정이 있다. 유럽 집행부들의 내부의 유동적인 권력관계로 인한 단기 재조정이 있다. 그러면 정치권 행위들 내부에서는 단기 재조정이 일어나는가. 저자는 단기 재조정이라는 말을 썼는데 이것은 권력 내부의 권력 투쟁이다. 내부에 권력 투쟁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봐야한다. 그런 권력 투쟁들이 정치권의 행위들에 영향을 미친다. 대외적으로는 앞서 말한 내용들이고, 내부에서는 단기 재조정, 즉 권력 투쟁의 가능성이 있는가를 봐야한다. 앞서 3부에서 본 것처럼 영국의 경우에는 제국적인 관심을 가진 처칠을 중심으로한 사람들과 관심이 없는 사람들 사이에 권력 투쟁이 있었다. 영국은 처음에는 국내 사정으로 관심이 없다가 급속도로 발칸 반도 쪽으로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러니까 권력 투쟁들이 있을 때 그 권력 투쟁이 무엇에 영향을 미치는가. 외교관계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다보니 그런 것이 중요한 요소가 된다.

결론 849 이것들은 역사적인 장기 이행이 아니라 단기 재조정이었다. 재조정의 결과로는 유럽 집행부들의 내부의 유동적인 권력관계로 인해 증폭되었다.


그 다음에 정치권의 행위를 지배하는 요소들 중에 이것은 정치권의 행위들의 하위 요소일 것 같지만 별개의 요소로 거론할 수 있는 것이 852페이지에 있는 것이다. 어떤 서사들을 가지고 사태에 임하는가. "구성된 서사라고 하는 필터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았다." 그러면 위기가 닥쳤을 때 그 서사는 굉장히 오랫동안 유지가 된다. 100년 넘게 가는 서사도 있다. 대한민국과 일본이라는 나라와 외교관계를 놓고 볼 때 어떤 것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가. 정치권 행위자들도 중요하지만 특히 구성된 서사도 중요하다. 그래서 그렇게 구성된 서사들은 무엇을 이루어져 있는가. "민족에 관한 이야기", "세르비아에서는 탐욕스럽고 막강한 합스부르크제국이 자신들을 희생시키고 억압한다는 공상", "독일에서는 침공과 분할을 예상하는 어두운 미래상", "러시아에서는 동맹국들이 러시아를 거듭 욕보였다는 이야기", "오스트리아-헝가리의 쇠락이 역사적으로 불가피하다는 서사" 이런 것들이다. 그러니까 각국에서 구성하고 있는 서사, 이것은 분명히 객관적이지 않다. 아주 나쁘게 말하면 편견이다. 각국에서 구성하는 서사라고 하지만 사실은 사람들의 의식세계와 또는 자명한 또는 객관적 행위들을 결정하는데 작동하는 알 수 없는 편견들이라고 하겠다. 

결론 852 우리 이야기에서 모든 핵심 행위자는 두려움과 예측, 그리고 공리로 가장한 이익을 접착제 삼아 경험 조각들을 한데 붙여 구성된 서사라고 하는 필터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았다.


그 다음에 세번째에 해당하는 것이 853페이지에 있다. 세르비아에서 암살을 했다. 그런데 프랑스-러시아 동맹의 발칸화, "프랑스와 러시아는 서로 다른 속도와 이유로 오스트리아-세르비아 접경지역에 지정학적 방아쇠를 설치했다." 프랑스와 러시아는 세계 최강 반열에 드는 나라들이다. "러시아와 프랑스는 세계 최강 반열에 드는 양국의 운명과 소란스럽고 때때로 난폭하게 구는 세르비아의 불확실한 운명을 매우 비대칭적인 방식으로 한데 묶게 되었다." 매우 비대칭적인 방식이라는 것은 러시아와 프랑스 정도 되는 강국이 세르비아처럼 약소국이 까분다고 해서 크게 다른 여타의 강대국을 상대하듯이 대응했다는 말이다. 사실은 세르비아가 이렇게 됨으로써 오스트리아가 그것에 빨려 들고 그에 따라 독일이 빨려 들고 이렇게 하다보면 사태가 커질 수도 있다. 그런데 그것은 나중의 일이고 우선은 세르비아에서 일어난 것에 대해서 지나치게 큰 칼을 들고 나왔다는 것이다. "프랑스-러시아 동맹의 발칸화", 이것은 자잘한 분쟁들이 계속해서 벌어지는 것이다. 자잘한 분쟁들이 벌어지다가 그것이 연쇄 폭발을 일으켜서 큰 전쟁으로 간 대표적인 경우가 제1차세계대전이다. 따라서 1914년 위기의 복합성 중에 세번째 항목은 비대칭적 방식으로 묶이게 된 나라들이다. 즉 각국의 비대칭적 대응이라고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이것을 "21세기 관점에서 돌아보면 빈 정부가 암살에서 비롯된 문제들을 베오그라드 정부와 차분히 협상하는 방법으로 해결했어야 한다고 말하기 쉽지만, 1914년 상황에서 그것은 신뢰할 수 있는 선택지가 아니었다." 왜 신뢰할 수 있는 선택지가 아니었는가 하면 국제적인 초국적인 신뢰할 만한 해결책을 중재할 수 있는 기관이 없었기 때문이다. 항상 상대방이 최악의 시나리오로 갈 것을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2011년 10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시리아의 반체제 시민들이 학살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 아사드 정권에 제재를 가하자는 제안을 두고 벌어진 논쟁"이 비슷했다고 말한다. 지금 시리아 내전이 굉장히 오래 지속되고 있다. 러시아 대표는 서구 열강 특유의 부적절한 "대결 접근법"이 반영된 생각이라고 주장했고, 중국 대표는 시리아의 "주권"과 양립할 수 없으므로 제재는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이것은 러시아와 중국이 잘못 판단했다는 사례이다. 다시말해서 시리아 반체제 주민들이 학살당한다고 하면 일단 중국처럼 주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것은 국지적으로 시리아 반체제 주민들이 학살당하는 것을 아사드 정권에 제재를 가해서 해결해야 한다. 이것은 주권을 침해하는 일이 있더라도 이 문제는 해결했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입장인 것 같다 그 다음에 러시아의 대결접근법이 무엇이냐면 러시아가 보기에는 서구 열강이 이렇게 해서 시리아에 개입해서 자기네 나라에 이익이 되는 또는 서구 세력에 이익이 되는 사람을 심으려는 것이 아니냐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그 반대 때문에 개입이 실패하면 계속해서 반체제 시민들은 죽어나가는 것이다. 그러면 오히려 분쟁이 격화될 수 있다. 오늘날 아무도 주목하고 있지 않아서 국제사회에 요구하는 나라가 아이티이다. 대통령이 살해당하고 총리가 국제 사회의 지원을 호소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아이티는 아무런 전략적인 연쇄고리도 없고 아무도 이해관계가 없는 땅덩어리라서 그냥 내버려둘 가능성이 아주 높다.

결론 853 그 결과 중 하나가 프랑스-러시아 동맹의 발칸화였다. 프랑스와 러시아는 서로 다른 속도와 이유로 오스트리아-세르비아 접경지역에 지정학적 방아쇠를 설치했다.

결론 853 러시아와 프랑스는 세계 최강 반열에 드는 양국의 운명과 소란스럽고 때때로 난폭하게 구는 세르비아의 불확실한 운명을 매우 비대칭적인 방식으로 한데 묶게 되었다.

결론 853 21세기 관점에서 돌아보면 빈 정부가 암살에서 비롯된 문제들을 베오그라드 정부와 차분히 협상하는 방법으로 해결했어야 한다고 말하기 쉽지만, 1914년 상황에서 그것은 신뢰할 수 있는 선택지가 아니었다.


이 정도까지 생각하고 세가지 정도를 추려낼 수 있다. 그 다음에 유책성 문제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처음에 이 책을 읽으면서 거론하기도 했던 프리츠 피셔와 이마누엘 기이스가 내놓은 이른바 '피셔 테제'이다. 전쟁 발발의 주된 책임이 독일에 있다고 보았다. 그들은 전쟁을 선택했다. 그런데 독일의 잘못이 전혀 없다고 말할 수 없지만 저자는 "단 한 국가의 전쟁 책임을 입증할 필요가 정말로 있는가? 또는 전쟁 발발에 책임이 있는 정도에 따라 국가들의 유책 순위를 매길 필요가 있을까?" 이것에 대해서 근본적으로 문제를 제기한다. 그래서 856페이지에 있는 것처럼 "더 정확히 말하면 주요 인물들 모두가 연기 나는 총을 쥐고 있다. 이렇게 보면 제1차 세계대전의 발발은 범죄가 아니라 비극이었다." 모두다 자신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 뭔가를 했다. 하지만 사실은 비극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비극적 사태를 막기 위해서 행한 행동이 오히려 그 비극적 사태를 불러오는 것, 이것이 바로 비극이다. 그러니까 전면적 파국을 막기 위해서 뭔가를 했는데 사실은 그것이 비극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이것이 저자의 강력한 결론으로 보인다. 그런데 857페이지를 보면 "1914년 전쟁을 불러온 위기는 유럽 국가들이 공유한 정치문화의 소산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다극적이고 진정으로 상호적인 위기이기도 했다." 여기서부터 결론이 모호하게 난 지점이다. 조금 아쉬운 지점이다. "유럽 국가들이 공유한 정치문화의 소산"이 무엇인가. 이것은 제2부를 자세히 읽어보면 나오겠지만 결론에서 "유럽 국가들이 공유한 정치문화의 소산"이 무엇인지를 항목을 몇가지 들어서 말했으면 좋았을텐데 생각이 된다. 1914년 위기의 복합성을 불러온 세가지 요소인 정치권의 행위들, 각국에서 구성하는 서사, 각국의 비대칭적 대응, 이것들이 사실은 유럽 국가들이 공유한 정치문화의 내용이 아닌가 싶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이 문화라고 말해버리면 그것에 포섭될 수 있는 요소들이 굉장히 모호해지고 다양해지기 때문에 뭔가 모자란 결론이 아닌가 생각된다.

결론 855 이 전통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주장은 '피셔 테제'다. 프리츠 피셔와 이마누엘 기이스, 그리고 이들보다 어린 스무 명 남짓한 독일 동료들이 개진한 일군의 주장을 가리키는 약칭으로, 이들은 전쟁 발발의 책임이 독일에 있다고 보았다. 이 견해에 따르면 독일 정부는 발을 헛딛거나 미끄러져서 전쟁에 말려든 것이 아니다. 그들은 전쟁을 선택했다.

결론 855 단 한 국가의 전쟁 책임을 입증할 필요가 정말로 있는가? 또는 전쟁 발발에 책임이 있는 정도에 따라 국가들의 유책 순위를 매길 필요가 있을까?

결론 856 이 이야기에는 연기 나는 총이 없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주요 인물들 모두가 연기 나는 총을 쥐고 있다. 이렇게 보면 제1차 세계대전의 발발은 범죄가 아니라 비극이었다.

결론 857 1914년 전쟁을 불러온 위기는 유럽 국가들이 공유한 정치문화의 소산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다극적이고 진정으로 상호적인 위기이기도 했다.


그 다음에 마지막으로 "한가지는 분명하다." 그 당시에 전쟁에 빨려 들어갔던 당사자들은 그냥 오늘날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통념처럼 단기전 환상이 만연했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들 역시 장기전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 두려움이 현실화될 것을 미리 걱정하고 막았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점이 바로 심각한 문제였다는 것을 지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결론으로 얻어지는 것이 국제 관계에서 위기의 복합성이라는 것이 이런 것들이다, 어떤 점에서는 허무한다. 그런데 이렇게 뻔해보이고 허무한 몇 줄짜리 결론을 얻기 위해서 아주 진지하고도 세세한 논의를 해야 한다는 것이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라고도 할 수 있다. 

다음 시간에는 제2부를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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