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 로즈: 헤겔의 <법철학> 입문
- 책 밑줄긋기/책 2023-25
- 2023. 1. 31.
헤겔의 <법철학> 입문 - D. 로즈 지음, 이종철 옮김/서광사 |
옮긴이의 말 5
감사의 글 13
약어 15
제1장 배경 : 두 가지 혁명 이야기 17
제2장 개관 : 헤겔의 『법철학』 23
제3장 서문 : 철학의 과제 33
제4장 서론 : 형이상학적 자유 63
제5장 추상법 : 인격의 자유 103
제6장 도덕성 : 도덕적 자유 133
제7장 인륜 : 사회적 자유 179
제8장 수용과 영향 235
더 읽어야 할 책들 243
찾아보기 253
옮긴이의 말
리더스 가이드 시리즈는 책 표지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철학 고전들에 대한 명쾌하고 간결하며 접근이 용이한 안내서이다. 각 책은 널리 알려진 철학 고전 텍스트들을 철저히 이해하도록 안내하면서 주요 주제들 역사적 맥락과 철학적 맥락, 주요 철학책의 핵심 구절들을 통해 철학 고전들에 관심 있는 초보자들의 독서를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 책은 그 가운데 D. 로즈의 『헤겔의 『법철학』 입문』을 완역한 것이다.
『법철학』의 원제는 『법철학 강요 혹은 자연법과 국가학 개요』이다. 이 책은 분과 학문인 법철학과 관련한 다른 책들에 비해 두 가지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첫 번째는 헤겔이 말하는 'Rechts'라는 말과 관련한 것이고, 두 번째는 헤겔 『법철학』의 부제인 '자연법과 국가학 개요'라는 표현과 관련한 것이다. 첫째, Law(Gesetz)는 좁은 의미의 분과 학문인 법학에서 다루는 법이나 의회에서 제정되고 성문화된 법률을 의미한다. 반면 Right(Rechts)는 법률보다 훨씬 넓은 의미에서 관습적 행동, 사회적 습속, 도덕과 경제도 포괄한다. 『법철학』에서 헤겔이 말하는 철학적 법학의 대상은 법의 이념이고, 헤겔이 말하는 법의 이념은 자유이다. "법의 토대는 일반적으로 정신적인 것이며, 그것의 더욱 정확한 장소와 출발점은 의지이다. 이것은 자유로운 의지이다. 따라서 자유가 법의 실체적 규정을 이룬다."(§4) 이런 의미에서 『법철학』은 '자유로운 의지'의 표현의 단계에 따라 직접적으로 존재하는 의지의 단계로서의 추상법, 반성과매개로서 존재하는 의지로서의 도덕, 마지막으로 추상법의 객관적 의지와 도덕의 주관적 의지가 종합적으로 통일된 것으로서의 인륜의 순서로 발전한다.
둘째 '자연법과 국가학 개요'라는 표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아리스토텔레스가 이론적 학문(Theoria)과 실천적 학문(Praxis)을 구분하고, 후자에 윤리학과 정치학을 포함시킨 오랜 전통을 배경으로 한다. 헤겔이 여기서 국가학을 부제로 단 것은 그의 법철학이 단순히 법에 관한 이론이 아니라 윤리와 정치를 포함하는 것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근대의 자연법론은 홉스와 로크, 그리고 루소에 이르는 근대의 계약론에서 보듯이 개인의 생명 및 소유에 관한 이론이자 국가의 성립에 관한 이론으로서 그 자체가 근대를 여는 새로운 정치철학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헤겔은 『법철학』에서 고대의 실천철학의 전통과 근대의 자연법론의 한계와 비판적으로 대결하면서 그것을 넘어서는 새로운 근대국가의 이론을 정립하려는 것이다 법철학의 구조를 이루는 추상법과 도덕, 그리고 인륜의 배치는 이러한 헤겔의 의도를 정확히 반영하고 있다.
헤겔의 『법철학』이 근대 실천철학과 정치사상에서 차지하는 의미와 위상은 확고하다. 헤겔 사후 바로 마르크스는 『헤겔 법철학 비판』이란 책을 통해 헤겔의 국가론을 통렬히 비판하기도 했다. 우리 시대는 공산주의가 자본주의와의 경쟁에서 패퇴하고 신자유주의가 질주하면서 자본주의의 불평등과 부정의, 그리고 물신화 등에 대한 사회 비판이 더욱 요구되는 때이다. 헤겔이 시민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제안한 '사회적 국가'. (sozial Staat)의 개념이나 실천철학의 전통 속에서 이루어진 개인주의와 공동체 주의의 논쟁 속에서 헤겔의 『법철학』은 공동체 주의의 확고한지지 기반의 역할을 하고 있다. 6-70년대 독일 학계에서 이루어진 헤겔의 '실재철학'에 관한 과심에서도 『법철학』은 중요한 탐구 대상이었다. 국내에서도 헤겔의 『법철학』과 관련해 적지 않은 논문이 양산되었고, 그 가운데서도 나종석 교수의 『차이와 연대』는 『법철학』의 세부 항목들을 따라 분석한 훌륭한 연구서라 할 수 있다. 그밖에 일본에서 출간된 해설서 형태의 책들이 두 권 정도 나와 있지만, 영미권의 연구서는 아직 소개된 적이 없는 편이다 이런 사정을 감안한다면 D. 로즈의 『헤겔의 『법철학』 입문』은 시기상으로도 적절할뿐더러 『법 철학』에 대한 비교적 어렵지 않은 입문서 역할을 하기에 충분하다.
아마존에 소개된 이 책에 관한 간단한 내용을 인용하고자 한다. "헤겔의 『법철학』은 서구정치사상에서 확고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고전 텍스트이자 정치철학을 연구하는 많은 진지한 연구자들이 관심 갖고 있는 텍스트이다. 이 책이 매우 중요하고 고무적인 철학책인 반면, 헤겔의 사상과 스타일은 이해하기 어려운 것으로 악명 높고, 그 내용은 특별한 도전을 요구하고 있다. 『헤겔의 『법철학』 입문』에서 D. 로즈는 이 책이 쓰인 철학적 정치적 배경을 설명하고 있으며, 이 책의 각 장을 분석하면서 독자가 텍스트 전체에 대해 분명히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이 책은 가장 영향력 있고 도전적인 텍스트에 대한 안내를 제공하면서 연구의 이상적 동반자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소개글에서 보듯, 헤겔의 텍스트들을 바로 읽기란 쉽지가 않다. 헤겔의 글은 내용에서도 그렇지만 서술과 관련한 독특한 문체에서도 그렇다 『법철학』은 그나마 문체와 관련해서는 접근이 용이한 텍스트 중의 하나로 알려져 있지만 이 안에 담긴 내용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로즈는 이런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들을 넘어서 헤겔의 『법철학』을 소개하는 데 성공한 편이다. 그의 서술은 간결하고, 필요할 때마다 적절한 예를 통해 복잡한 문제들을 잘 설명하고 있다. 예를들어 '도덕'(Morality)과 달리 헤겔의 '인륜'(Ethical Virtue)을 현대의 독자들이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데, 로즈는 이것을 왜 자기가 지역 축구단인 애쉬톤 빌라를 좋아하는지에 관한 경험을 통해 설명한다.
요즘 유럽의 학계나 영미권의 학자들을 보면 헤겔 르네상스라고 할만큼 헤겔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이다. 『법철학』에 대한 연구도 그 가운데 하나이다. 이 책이 그런 관심을 키우는 데 일조한다면 옮긴이로서도 보람이 크다. 더욱이 이 책이 리더스 시리즈의 일환으로 한국의 철학 전문 출판사 서광사에서 출간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큰 기쁨으로 생각한다. 흔쾌히 출판을 결정해 준 서광사의 부사장님과 출판하는 과정에서 원고를 꼼꼼하게 살펴 준 한소영 씨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번역을 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표현상의 어색한 점이나 혹시 있을지 모를 오역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옮긴이의 책임이며, 읽는 이들의 질정과 편달을 바란다.
2015년 가을에
꽃우물(花井)에서
'책 밑줄긋기 > 책 2023-25'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구라 가즈오: 일본외교의 과오 (0) | 2023.02.14 |
---|---|
토마스 만: 파우스트 박사 2 (0) | 2023.02.14 |
전희준: 기독교 교파 한눈에 보기 - 신학, 성례, 교회 정치 체제를 중심으로 (0) | 2023.02.07 |
토마스 만: 파우스트 박사 1 (0) | 2023.02.01 |
루치아 임펠루소: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 마로니에북스 세계미술관 기행 4 (0) | 2023.01.26 |
니콜라우스 쿠자누스: 신의 바라봄 (0) | 2023.01.20 |
남무성: Paint it Rock 1 (0) | 2023.01.17 |
에른스트 H. 곰브리치: 서양미술사 (0) | 2023.0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