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원의 북리스트 | 사회사상의 역사 - 소개
- 강의노트/강유원의 북리스트 2021-23
- 2023. 3. 2.
「강유원의 북리스트」에서 제공하는 《사회사상의 역사》을 듣고 정리한다.
2023.02.21 사회사상의 역사 - 소개
오늘부터 사카모토 다쓰야의 《사회사상의 역사》를 읽는다. 원제도 그대로이다. 마키아벨리에서 롤스까지. 이 책을 읽으려고 하는 이유는 예전에 회페의 「정치사상사 토론」을 했었다. 일단 회페의 글을 요약해서 한번 정리를 하고 거기에 덧붙여서 토론문을 썼다. 토론문이라고 하는 것은 당신이 쓴 글에 대해서 이런 점은 좋은 것 같고, 이런 점은 보충해야 할 것 같고, 보완하고 또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또는 좋은 점을 탁월한 점을 드러내 보이는 것이 토론이다. 토론이라는 것이 말싸움이 아니라 일정한 정도로 제시된 글에 대한 평가를 한 것이다. 평가라고 하면 비난한다고만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서평을 하는 것, 어떻게 보면 토론문을 내놓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서 시도한 것이 회페의 글을 정리하고, 토론문을 덧붙인 것이기 때문에 공부해온 것들 또는 다른 책에서 읽은 것들 또는 회페에서 부족한 부분들을 덧붙였다. 그래서 오트프리트 회페의 「정치사상사 토론」 시간에는 회페가 한 이야기가 덧붙인 이야기, 말하자면 서구정치사상에 관한 두가지 얘기가 동시에 이루어진 셈이다. 그런데 거기서 모자란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근대 이후의 정치사상을 어떤 주제별로 다루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것을 하자고 하니 마땅한 책이 없다. 서양에서도 정치사상은 그렇게 관심있는 분야가 아닌 것 같다. 마르크스주의가 쇠퇴한 이후에는 굉장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지도 않고 또 그들이 살고 있는 하나의 정치체제가 고착화되어서 새로운 정치적 체제를 궁리하거나 그러지는 않고, 극좌파는 없는 상황이고 극우파가 준동했다가 가라앉고 그런 정도, 거의 고인물처럼 잔잔하게 흘러가는 사회인 것 같다. 가끔 프랑스에서 대규모 노동자 시위가 있고 도이칠란트에서 그런 것이 있다고 해도 그게 기본적으로 그들이 영위하고 있는 나름대로의 정치체제 안에서 의회주의 안에서 해결도기 때문에 한국사회처럼 역동적이지 않다. 게다가 우리가 살고 있는 한국사회는 남북간에 아주 첨예한 대치국면이 있고, 나폴레옹 전쟁시기이면 모르겠지만 지금 현재 유럽에서 러시아말고는 커다란 위협세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동유럽 국가들이 좀 그런 것에 민감한 상황이다. 제1차세계대전 이전에 3차에 걸친 1800년대에 폴란드 분할, 그때에 프로이센과 러시아에 당해서 앙숙이다. 그런데 더 싫어하는 것은 러시아겠다. 어쨌든 동유럽 국가를 제외하고는 체제가 공적이고 안정되어 있다. 정치사상이라는 것이 그렇다. 사회가 좀 복잡하고 사람들이 어수선하고 그래야 이런 것들에 관심을 갖는다. 그런 점에서 회페의 책을 읽으면서 봐도 심각하게 쓰고 있거나 그러지는 않는다. 그들 학의 전통에서 계승되어 온 텍스트들, 새롭게 읽어내거나 그러지도 않는다. 읽던 대로 읽고 요약하는 정도. 68혁명 이후로 한때 마르크스주의가 뭐 했지만 서구 마르크스주의라고 하는 것도 체제 내의 찻잔 속의 태풍에 불과했다고 하겠다.
지금 이 책는 정치사상이 아니라 사회사상의 역사라는 제목을 갖고 있다. 철학과에서 실천철학이고 하면 정치철학, 사회철학, 역사철학이다. 인간이 모여서 살아가고 있는 공동체, 그 공동체가 어떻게 구성되고 어떤 식으로 공동체가 경제적인 활동을 영위하고 그 공동체의 올바름을 어떻게 정립할 것인가, 그리고 그 제도의 측면은 어떤 것인가를 주로 집중해서 본다면 정치철학이 되는 것이고, 경제적인 측면이라든가 공동체의 구성, 사람들의 삶에 대해서 좀 더 밀착하게 본다고 하면 사회철학이고, 그것이 역사적인 시간의 흐름 속에서 또는 시대 속에서 어떻게 변동해 나아가는가 그 사회가 과거로부터 오늘에 그리고 미래에 어떤 지향점을 설정하고 나아가는가의 측면에서 보면 역사철학이다. 물론 역사철학은 다른 측면이 있다. 근대 역사철학은 역사신학으로부터 내려온 것도 있지만, 역사의 궁극목적은 무엇인가 이런 것도 있는데, 현대에 와서는, 헤겔이나 마르크스는 좀 그런 측면을 보여주고 있지만, 마르크스는 역사철학이라고 할 만한 것도 사실 별로 없다. 치밀하고도 정교한 이론을 만들어낸 바는 없다. 어쨌든 그런 사회철학이라는 항목 안에서 정치철학과 역사철학을 다 배우고 그 다음에 역사철학을 따로 배우고 그랬다. 그런데 이제 점차로 90년대 들어서면서부터 정치철학이라는 분야가 독자적인 학문명을 가지고 영역을 주장한 것 같다.
사회사상이란 무엇인가. 사회사상라는 분야는 사실 철학과에서 다루기 보다는 사회학이나 또는 경제학이나 이런 영역에서 많이 다룬다. 예를 들어서 유명한 사회학자 레이몽 아롱, 콩트는 그냥 사회학을 만든 사람이고 프랑스 사회에서 탁월함으로 치면 레이몽 아롱이다. 《사회사상의 흐름》이라는 책이 있다. 그런 것을 보면 에밀 뒤르켐, 막스 베버, 마르크스 이런 사람들을 다룬다. 그러니까 사회사상이라고 하면 사회학과에서 많이 거론한다. 인간 공동체를 기능적으로 본다든가 하기 때문에, 철학과에서는 기능적으로 다루거나 그러지는 않는다. 우리가 사회라는 것을 이야기할 때 경제적인 것이 굉장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경제학과에서도 이 분야를 다룬다. 그래서 사회사상이라고 하면 사회학이나 경제학 분야에서 다룬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그렇게 학문분야의 구별이라는 것이 엄밀하지는 않다.
철학이라는 학문은 물론 초월적인 세계와 그 세계에 살고 있는 인간의 궁극적인 삶의 목적을 다루는 것이 철학에서 가장 기본적인 과제라고 생각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플라톤의 국가를 읽고 그것에 대한 책을 쓰면서 아주 깊게 깨달은 바에 따르면 철학은 그것도 아주 중요하지만 그러한 것들을 설득하는 학문이다 라고 생각하게 된다. 설득이라고 하는 것은 아리스토텔레스가 수사학에서도 얘기했듯이 수사학의 목표이다. 수사학이 바로 설득을 목표로 하는 학문이다. 그런 점에서는 이소크라테스, 플라톤과 쌍벽을 이루는데 널리 읽히지는 않고 있는, 이소크라테스가 철학이라고 하는 것은 수사학으로서의 철학 이런 것을 강조했다. 철학이 인간과 세계의 근본문제를 형이상학적으로 탐구하는 것도 중요하고 그것이 일차적인 과제이지만 그것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설득하는 것이다. 그런데 설득을 하려면 그런 형이상학적 테제만 가지고 계속 되뇌여서는 설득이 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살고 있는 우리 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해서 정말 다양한 정말 능력이 닿는 한도까지는 다양한 학문영역과 관심사들을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설득의 도구로써 또는 스스로 납득이 되기 위해서라도 그런 점에서는 사회사상이나 정치사상의 공부를 소홀히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사회사상의 역사를 읽는 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그런 것이다.
두번째로는 근대 사회사상이라고 하는 것을, 레이몽 아롱의 《사회사상의 흐름》을 읽은 이후로는 근대 사회사상만 짚어서 써 놓은 책을 찾기가 굉장히 어렵다. 콩트가 사회학이라고 하는 학문을 세웠다고 그런다. 사회학이라고 하는 것, 사회라고 하는 것을 본격적으로 연구해야 한다고 하는 것은 근대 이후 즉 18세기 중반 이후이다. 그런 점에서 사회사상이라고 하면 굳이 그 앞에 근대라는 말을 붙이지 않아도 근대 사회사상이라고 이해할 수 있겠다.
오늘은 이 책의 목차에서 어떤 부분을 할 것인지 말하고 저자에 대해서도 간단히 말하겠다. 저자 사카모토 다쓰야는 1955년 도쿄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게이오기주큐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경제학과이다. 사회사상의 역사를 쓰기에 아주 적절한, 그런데 또 이 책을 읽다보면 조금 모자라는 부분도 있다. 다시 말해서 이 책이 다해서 서장을 빼고 1장부터 13장까지 있는데 정치사상에 관련된 부분들은 너무 오래된 얘기들, 진부한 애기들을 적어놓은 부분도 있다. 이를테면 헤겔에 관해서나 마르크스에 관해서도 그렇다. 저자가 주요저작으로 《흄의 문명사회》를 95년에 출간했는데 산토리학예상과 일본학사원상을 받았다고 한다. 이게 탁월한 저작인 것 같다. 그리고 흄에 관한 책이 두 권있다. 흄을 전공해서 그런 것인지 이 책을 읽어보면서 제4장 계몽사상과 문명사회론의 전개, 스코틀랜드, 볼테르, 허치슨, 흄 이 부분이고, 제6장 스미스에게서의 경제학의 성립, 제7장 ‘철학적 급진주의’의 사회사상, 제10장 J. S. 밀에게서의 문명사회론의 재건 이런 부분, 문명사회론이라는 명제를 쓰고 있다. 그러니까 흄의 문명사회 이 부분이 4장과 10장에 은근히 녹아들어 있다고 생각된다. 그런 점에서 4장과 10장이 읽으면서 inspiration을 많이 받았다. 그리고 제11장 서구 문명의 위기와 베버, 시작은 마키아벨리에서 시작한다. 그 다음에 종교개혁, 그 다음에 고전적 ‘사회계약’ 사상의 전개, 계몽사상과 문명사회론의 전개, 루소의 문명비판과 인민주권론, 스미스에게서의 경제학의 성립, ‘철학적 급진주의’의 사회사상, 근대 자유주의의 비판과 계승, 마르크스의 자본주의 비판, 그 다음에 서구 문명의 위기와 베버. 12장이 프랑크푸르트학파와 케인스, 하이에크인데 이것은 20세기와 관련된 것. 그 다음이 현대 ‘리버럴리즘’의 여러 흐름이고 존 롤스, 헌팅턴을 다루고 있고 마지막에 사회사상의 역사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로 되어있다. 서장은 사회사상이란 무엇인가을 얘기하고 있다.
이 책은 회페의 정치사상사의 보충교재로서 읽는 것이다. 먼저 종장인 사회사상의 역사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부터 시작한다. 이 책은 직접 정리한 것을 바탕으로 거의 세미나를 하듯이 전개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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