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세 미술관 - 시모나 바르탈레나 지음, 임동현 옮김/마로니에북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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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오르세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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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경, 오르세 역은 레알 시장 건물이 헐려버렸던 것과 마찬가지로 영원히 사라져버릴 위기에 처해 있었다. 그러나 시장의 폐쇄에 대해 많은 지식인들과 여론이 들고 일어났고, 오래된 역을 헐고 850개의 방이 있는 고층호텔을 건축하려는 야만적인 재개발계획에 반대하여 길을 막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에게 오르세 역을 헐어버리는 것은 그랑 팔레의 돔을 없애버리는 것이나, 에펠탑의 못을 빼버리는 것과도 같았다. 一셋 모두가 센 강에 면해 있는 건물들이다 一 오르세 역은 기술적인 진보, 그리고 미래에 대한신뢰와 낙관으로 가득 찬 풍요의 시대를 상징하는 건물이었다.
오르세의 역사는 1897년부터 시작되었다. 당시 파리 중심부에 철도역을 건설하고자 했던 오를레앙 철도 회사는 1897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센 강변에 있는 토지를 매입했다.
이곳은 이미 이전에 최고 재판소로 세워졌으며, 1871년 파리 코뮌 당시 대화재로 불타버린 오르세 궁의 잔해가 남아있던 곳이기도 하다.
그곳에 철도역을 건설하려는 계획은 적지 않은 파리 시민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당시 파리 시민들은 파리 시내의 가장 아름다운 장소에 시끄럽고 보기 흉한 산업화 시대의 건물이 들어서 도시의 미관을 해치는 것에 대해 커다란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다. 철도 회사는 이 같은 비판을 줄이기 위한 사전조치로 당시 가장 저명한 건축가였던 에밀 베나르, 루시엥 마뉴, 빅토르 랄루에게만 입찰 경쟁을 허가했고, 최종적으로 빅토르 랄루가 책임자로 선정되었다. 랄루는 정면이 모두 대리석으로 이루어진 기념비적인 역사를 설계했으며, 이를 370개의 방이 딸린 호화로운 호텔과 연결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랄루는 특히 화려한 장식에 많은 신경을 쏟았고, 이를 위해 일군의 아카데미 화가들과 조각가들을 불러들여 작업을 의뢰했다.
1900년 7월 14일 역은 모든 이들의 놀라움과 성대한 행사 속에서 문을 열었다. 오르세 역은 파리에 처음으로 들어선 근대식의 철도역이었고, 역을 지나다니는 기차는 전기의 힘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자욱한 연기는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었으며, 역의 내부는 꽃을 모티브로 한 그림과 조각으로 장식되었다. 당시 사람들의 증언에 따르면, 역 안에서 마치 로마 제정 시대의 바실리카나, 목욕탕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역과 화려한 호텔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화려한 오르세 역은 몇몇 소설가들에게 영감을 주기도 했는데, 독일의 소설가 토마스만이 이곳을 자주 방문한 바 있으며, 마르셀 프루스트는 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직접 오르세 역을 다루기도 했다.
오르세 역은 사라져서는 안 되는 장소였으며, 시대의 전당이 되어야만 했다. 그러나 붕괴의 위기를 모면한 후 오르세 역에 새로 부여된 역할은 이에 꼭 들어맞는 것만은 아니 었다. 오르세 역은 여러 가지 용도로 사용되었고, 그러다가 19세기 후반의 미술품을 보관 · 전시하는 미술관으로 사용하려는 계획이 마련되었다. 파리에서 19세기 이전의 미술품들은 루브르 박물관에, 그리고 그 이후의 미술품들은 렌초 피아노가 건축한 퐁피두센터에 전시되고 있었다. 고대와 근대 사이의 변천 과정을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센 강변에 있는 (호텔이 딸린) 오르세 역으로 가야만 했다.
기차역을 미술관으로 바꾸는 것은 간단한작업이 아니었다.1974년 미술관재건축계획의 실현 가능성이 타진되었고, 1979년에는 오르세 미술관 설계 공모전이 열렸다. 이 공모에서는 최종적으로 ACT 스튜디오가 선정되어 외관작업을 맡게 되었다. 그들은 측면에 입구를 두고, 양쪽으로 테라스가 연결된 두 홀 안의, 예전에 승강장이 있던 자리에 미술품을 전시하도록 외관을 설계했다. 한편 호텔이 있었던 자리에는 미술관의 식당 및 연회장으로 활용하려는 계획을 마련하였다. 그 후 1980년에는 이탈리아 건축가인 가에 아울렌티가 내부 설계 작업을 맡게 되었고, 조각 · 그림 · 가구 · 사진 등의 배치 작업이 이루어졌다. 결과는 대단히 만족할만한 것이었으며, 1986년부터 오늘날까지 오르세 미술관을 찾은 사람들의 수는 오천만을 헤아린다.
마르코 카르미나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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