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티오의 책들 | 문학 고전 강의 — 13 제6강(1) 오뒷세이아

 

2023.04.22 문학 고전 강의 — 13 제6강(1) 오뒷세이아

⟪문학 고전 강의 - 내재하는 체험, 매개하는 서사⟫, 제6강(1) 
“《오뒷세이아》”는 트로이아 전쟁이 끝난 후 전쟁에 가담하였던 오뒷세우스가 고향인 이타케로 돌아오기까지의 이야기입니다.” 

David Denby, GREAT BOOKS: My Adventures with Homer, Rousseau, Woolf, and Other Indestructible Writers of the Western World 

 

지난번 까지 《문학 고전 강의》 길가메쉬 서사시를 이야기했다. 오늘부터는 《오뒷세이아》를 읽는다. 오뒷세이아도 길가메쉬 서사시와 마찬가지로 5개의 강의로 이루어져 있는데 오뒷세이아는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될 것 같다. 그래서 책에 있는 내용만을 이야기하지 않고 좀 더 많이 할 것 같다. 오늘은 6강의 첫 시간이라고 얘기했는데 책 얘기보다는, 14페이지일러두기를 보면 "강의에서 사용했던 주교재와 참고 도서는 다음과 같습니다"라고 해서 적어놨는데 오뒷세이아 항목을 보면 그때 사용했던 교재가 천병희 교수가 번역한 오뒷세이아이다. 도서출판 숲에서 나온 것인데 2015년에 나온 것이다. 천병희 교수의 오뒷세이아는 그전에 단국대학교 출판부에서 오뒤세이아로 나온 것이 있다. 고마운 일이다. 천병희 교수의 번역본이 없었으면 문학 고전 강의의 이런 고전들을 엄두를 못내었을 것이다. 셰익스피어나 팡세나 이런 것은 몰라도 고대 헬라스 고전 문학 작품들은, 이것을 보면서 2000년대 이후로 한국의 번역이라고 하는 부분들이 굉장히 풍요로워졌다고 생각한다. 2000년 대 이후가 이런 학문적인 세계에서는 제대로 된 교재가 있을 만했다. 그러니까 문학 고전 강의를 하면서도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이다. 도서관에서 강의하는데 영역본 가지고는 할 수는 없다. Clarendon Press에서 1920년 초판이 나온 Homeri Opera. 연대를 보면 1920년에 Clarendon Press에서 호메로스의 전집이 나왔다. 그러니까 서양이라고 해서 엄청 옛날에 나온 것도 아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도서출판 숲에서, 그래도 교재로 삼을 만한 한국어 번역본이, 2015년에 나왔다. 그러면 100년이다. 100년만에 한국어 번역본이 나왔다고 하면 굉장히 후진국인 것 같지만 오뒷세이아라는 작품 자체가 한국의 고전은 아니다. 100년 만에 나온 것도 엄청 잘한 것이고 놀라운 것이다. 물론 일본은 그 전에 나왔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후진국이다 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2015년에 한국에서 나온 것은 굉장히 잘된 일이다. 그리고 그때 오뒷세이아를 강의할 때 Penguin에서 나온 Robert Fagles의 번역본을 가지고 얘기했었는데 1997년이다. 그리고 일리아스 그때 나왔다. 그리고 단테 알리기에리의 신곡은, 물론 그전에 최민순 신부님이 번역하신 것도 있다. 그런데 오뒷세이아를 지금 강의해서 문학 고전 강의를 출간한 것이, 문학 고전 강의로서 고전강의 시리즈를 완간을 했는데 그것이 2017년이다. 그렇다면 그때부터 시간이 지났는데 그때 이후로 오뒷세이아의 번역본을 구한 것이 있다면 Emily Wilson의 번역본이 있고 그 사이에 천병희 교수님이 돌아가셨고 그리고 오뒷세이아를 천병희 교수님의 번역본을 두 번 정도 더 읽은 것 같고 그 이후에 드디어 서양 고전학자인 김기영씨가 오뒷세이아를 민음사에서 번역해서 냈다. 2022년 5월 19일에 나왔다. 그러니까 천병희 교수님이 단국대에서 출판해서 냈을 때만 해도 이렇게 팔리는 책은 아니었다. 그래서 일단 호메로스의 서사시를 읽는다, 이것을 읽어야 그래도 서사시를 읽었다 라고 말할 수 있으려면 그런 분위기가 형성된 것은 김기영씨의 공은 아니고 천병희 교수님의 공이라고 할 수 있다. 요즘에는 오뒷세이아를 강의할 때는, 문학 고전 강의 이후로는 오뒷세이아 강의를 몇 번 했는데, 강의를 할 때는 김기영씨의 번역본을 가지고 한다.  인용도 이것으로 한다. 최근에 《플라톤, 현실국가를 캐묻다》를 쓰면서 오뒷세이아에서 인용할 일이 있었는데 이때 김기영씨의 번역을 가지고 했다. 대체로 제가 번역이 잘되었나 하는 것을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은, 헬라스어를 대조해가지고 번역평에 할 수 있지 않고 오뒷세이아 제1권의 1행부터 10행 사이를 놓고 어순에 좀 더 가까운 번역이어서 김기영씨의 번역을 택했고 그 뒤로 문학 고전 강의를 강의하기 전에도 읽어봤고 그 뒤로도 이런 저런 참고서나 주석서들을 읽어보니까 우리 일반인이 교양 삼아서 읽기에는 오뒷세이아의 번역이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나 생각된다. 오뒷세이아라고 하는 텍스트 자체가 어떻게 보면, 오뒷세이아를 읽고 그리고 오뒷세이아를 공부하는 과정 그 자체도 하나의 오뒷세이아이다. 무슨 얘기인가. 호메로스 서사시 오뒷세이아는 그것 자체로로 오뒷세우스의 이야기인데 동시에 오뒷세우스의 이야기이면서 일반화된, 6강의 제목이 "자기만의 것을 찾기 위한 겪음", 그것을 가리킬 때 오뒷세이아라는 말을 쓴다. 그래서 오뒷세이아를 보면 오뒷세이아를 읽고 또 오뒷세이아를 공부하고 그 다음에 오뒷세이아를 강의하고 그 다음에 오뒷세이아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과정 자체가 저 강유원이라는 사람의 하나의 오뒷세이아를 보여주기도 한다. 제 삶의 특정 시기에 대한 겪음의 이야기이다.  


71페이지를 보면 "사실 우리는 어딘가에 머물러 살기도 하지만 그곳을 떠나기도 합니다. 떠나온 곳을 그리워하며 사는 사람도 있고, 흘러가는 대로 사는 것이 자신의 운명이라고 생각하며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는 사람도 있습니다. " 그리고 "참으로 이 서사시가 그런 향수에 관한 이야기인지 알아봅시다." 그것이 하나 있고, 신으로부터 벗어난 이야기를 보여주기도 하고, 그리고 "사람이 성장하려면 겪음이 있어야 합니다. 익숙한 곳에서 사는 것은 겪음을 가져다 줄 수 없습니다." 그런 것이 곧 타자, 낯선 것을 만나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제가 오뒷세이아를 읽었다 하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사실 굉장한 경험이다. 한국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또 철학을 공부하는 것을 넘어서 더 나아가서 철학을 전공하고 철학으로 박사학위를 하고 전문적인 철학 연구자로서 뭔가를 하는데 그런 사람들은 저처럼 오뒷세이아를 읽지 않는다. 흔히 하는 말로 철학 업계에 있는 사람들은 이것을 읽지 않는다. 제가 이것을 읽게 된 과정부터가 재미있는 부분이다. 스토리를 얘기해보자면 오뒷세이아를 처음 읽은 것은, 오뒷세이아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본 것은 영어로 된 것을 먼저 읽었다. 영어로 된 것도 처음에 읽은 것이 아니라 시작이 1999년이다. 1999년이면 대학에서 학위를 하고 시간 강사를 하다가 그것도 그만두고 학교 바깥으로 나왔을 때이다. 대학에서 강의를 안하니까 딱히 뭔가를 전문적인 철학책을 읽을 일이 없다. 철학과 전공 과목들, 아마 때 대학에서 일자리가 생기고 뭔가를 과정을 맡아 했으면 이것을 이렇게까지 읽을 일이 없었을 것이다. 철학과 전공 과목에서 선택과목을 90년대에 강의했었는데 사회철학, 역사철학, 현대유럽철학 그리고 실존철학, 논리학 입문 이런 과목들을 강의했었다. 현대유럽철학이 프랑크푸르트학파, 마르크스주의, 현상학 이런 것들이다. 분석철학은 영미철학이라 강의를 하지 않았었다. 여튼 99년에 이제 학교 바깥에 있으니까 사회철학 책을 읽을 일이 없다. 더군다나 홉스로 석사학위를 했고 헤겔로 박사학위를 했다고 해도 강의할 일이 없으니까 그런데 그때 서양학을 공부했으니까 서양고전들에 대해서 그냥 궁금했다. 무슨 책을 읽어야지 하는데 도서목록이 없으니까 마땅한 뭔가가 있어야 하겠다고 해서 생각한 것이 David Denby의 GREAT BOOKS이라는 책이다. 그것이 97년에 나온 책이니까 그때만 해도 신간이다. 그 책을 99년에 아마존에서 이 책을 샀다. 나중에 알았는데 이 책은 한국경제신문에서 《호메로스와 테레비》라는 제목으로 번역이 나왔던 모양이다. 그런데 또 씨앗을뿌리는사람에서 2008년에 두권으로 나왔다가 2009년에 《위대한 책들과의 만남》으로 다시 왔다가 지금은 나오지 않는다. David Denby의 GREAT BOOKS은 아직도 팔리고 있다. 꽤 오래 20년 넘게 팔리고 있는데 나름 잘 팔리고 있는 책인 것 같다. 서양에서 외국의 독자들 커뮤니티인 good readers에서도 좋은 평을 받고 있다. 저는 지금 이 책을 안 갖고 있다. 어쨌든 이 책의 부제가 "My Adventures with Homer, Rousseau, Woolf, and Other Indestructible Writers of the Western World"이다. 여기서 다루고 있는 이런 저런 사람들이 있다.  이 책을 그때 읽으면서 이 책에 나와있는 것들을 읽으면 되겠구나 라고 생각을 했다. 여기에 호메로스의 얘기가 나온다. 그러다가 오뒷세이아를 읽기 시작했다. 펭귄에서 나온 영어로 것을 읽었다. 오뒷세이아를 읽을 때만 해도 어떤 책을 보면 그게 제 인생의 특정 시기의 프로세스를 보여주는 책이 있는 데 그게 바로 오뒷세이아와 단테 신곡이다. 신곡은 단테 알리기에리 만년필을 길들이느라고 많이 썼다. 특정한 텍스트가 제 인생의 특정한 계기와 맞물려서 굉장히 가슴에 탁하고 사무치는 것이 있다. 그 중의 하나가 오뒷세이아이다. 오뒷세이아를 열심히 읽었는데 읽으면서 군데군데 메모도 하고 그랬다. 그러다가 2004년에 책과 세계를 쓸 때도 넣을까 말까 하다가 말았다. 그러다가 나중에 오뒷세이아를 읽고 강의를 하게 되고 그런 것은 처음에 이것을 읽었던 99년보다도 10년이 지난 다음의 일이다. 지금 다시 문학 고전 강의에서 이미 했는데 요즘 다시 또 오뒷세이아를, 김기영씨의 번역본을 샀으니 다시 읽어봐야 하니, 그리고 예전에 문학 고전 강의를 할 때는 찾아내지 못했던 그런 얘기들, 그리고 문학 고전 강의 이후로도 관련된 참고서들을 읽어보기도 했으니까, 지금 호메로스를 읽어야 하는 이유 이런 책들도 있다, 그들이 지적하는 부분이 과연 타당한가도 생각하면서 읽어본 것도 있다. 그래서 아마 짐작으로는 오뒷세이아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평생토록 읽지 않겠는가 한다.  

제6강 71 사실 우리는 어딘가에 머물러 살기도 하지만 그곳을 떠나기도 합니다. 떠나온 곳을 그리워하며 사는 사람도 있고, 흘러가는 대로 사는 것이 자신의 운명이라고 생각하며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는 사람도 있습니다. 

제6강 72 참으로 이 서사시가 그런 향수에 관한 이야기인지 알아봅시다. 

제6강 75 사람이 성장하려면 겪음이 있어야 합니다. 익숙한 곳에서 사는 것은 겪음을 가져다줄 수 없습니다.


그래서 그런 생각을 하면서 문학 고전 강의의 제6강을 보니까 여기 그런 얘기가 있다. "《오뒷세이아》는 트로이아 전쟁이 끝난 후 전쟁에 가담하였던 오뒷세우스가 고향인 이타케로 돌아오기까지의 이야기입니다." 사실은 돌아온 다음 이야기이고, 그 다음에 아내 페넬로페를 만난 다음에 또 떠났다. 돌아왔다가 다시 떠나는 이야기이다. 즉 귀환은 없다. 영원히 한 군데 머무를 수 없는 인간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런데 우리 인간이 또 그렇다. 그리고 오뒷세이아를 읽은 것이 독서가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계속해서 읽게 된다. 그래서 예전에는 오뒷세우스가 고향에 돌아오는 과정에 대해서 집중해서 읽었다가 요즘에는 왜 다시 떠났을까, 그것이 과연 삶에서 인간이라는 존재가 어디 한 군데 머무를 수 없는 존재인가, 영원히 인간은 이렇게, 좋게 말하면 인간의 정신이라고 하는 것은 한 군데 머물러 있지 못한다. 그냥 이것으로 만족이 안되고 계속 뭔가를 찾아가는 것이 인간이 아닌가, 그것이 굉장히 서글프다. 사람이 어쩔 수 없이 계속 흔들리면서 계속, 문학 고전 강의를 강의할 때만 해도 "집에 돌아가기가 그렇게 쉽지 않다는 것, 아니 굉장히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그렇게 첫머리에 자신있게 썼는데 지금 다시 쓴다고 하면 이렇게 덧붙이고 싶다. 집에 돌아가서도 집에 머물러 있는 것도 인간은 불가능한 존재. I'm at home이라고 하면 편안하다는 뜻인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I'm not at home. 집에 있지 않다. 인간은 집에 있는 것이 불가능한 존재라는 것을 보여주는 텍스트라고 생각해본다.  

제6강 71 《오뒷세이아》는 트로이아 전쟁이 끝난 후 전쟁에 가담하였던 오뒷세우스가 고향인 이타케로 돌아오기까지의 이야기입니다.

제6강 71 집에 돌아가기가 그렇게 쉽지 않다는 것, 아니 굉장히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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