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티오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팟캐스트 '라티오의 책들'을 듣고 정리한다. 라티오 출판사에서 출간된 책들에 관한 강유원 선생님의 해설녹음이다.
팟캐스트 주소: https://ratiopress.podbean.com/
2023.04.29 문학 고전 강의 — 15 제6강(3) 오뒷세이아
⟪문학 고전 강의 - 내재하는 체험, 매개하는 서사⟫, 제6강(3)
“호메로스의 서사시는 바다가 주요한 배경입니다. 척박한 땅에서 살던 희랍 사람들이 바다로 진출하고 그에 이어 전반적으로 식민지 건설 활동을 활발하게 하던 시대가 이 서사시의 배경이라 보면 됩니다. 그러한 활동을 통하여 당연하게도 그들은 이질적인 문명들을 접하게 됩니다. 《일리아스》를 보면 ‘트로이아’라고 하는 낯선 세계가 배경으로 등장하며, 육지인 트로이아를 바다의 세력인 아카이오이 족이 침략하고 있습니다. 《오뒷세이아》에도 그러한 문명들의 충돌이나 혼합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오뒷세이아》는 신들의 역할이 주요한 힘으로서 등장하지는 않습니다. 신들의 대리전 같은 인상을 주던 《일리아스》와는 많이 다른 점입니다. 오히려 《오뒷세이아》는 신으로부 터 벗어난 인간들을 보여줍니다.”
문학 고전 강의 《오뒷세이아》는 제6강에서 10강까지 5개의 챕터로 정리해 놓았는데 제6강이 "자기만의 것을 찾기 위한 겪음"으로 되어있다. 문학 고전 강의의 서술 방식처럼, 《길가메쉬 서사시》를 할 때도 얘기했었다, 각각 고전 텍스트에 대한 해설의 첫째 장이 고전 서사시의 또는 고전 작품의 전체 주제라고 생각되는 것을 정리한 것이고, 그 다음에는 등장인물들의, 주요인물들의 국면들을, 사태가 전개되는 국면들moment들이라고 했다. 호메로스의 오뒷세이아는 자기만의 것을 찾기 위한 겪음이다, 오로지 내 것인 것, 그것은 사실 찾기가 굉장히 어려운 것이 인생사이고, 그것을 찾으면 인생을 다 살았다고 그렇게 말해도 무방할 정도로 괜찮은 것이겠다. 6강을 벌써 세번째 얘기하고 있다. 다른 얘기를 하다보니 그런데 처음에 문학 고전 강의 해설하면서 다른 것을 많이 얘기할 것이라고 얘기한 바 있다. 문학 고전 강의를 강의할 때도 그렇고 그때 이후로도 다른 책을 읽으면서 오뒷세이아와 관련된 것들이 정리된 것이 있고 독서카드를 써놓고 쌓아 놓은 것들 중에 뒤져보니까 Exodus와도 어떤 관련이 있는가를 이런 것을 적어놓은, 이것은 제 생각인 것 같기도 어디서 인용한 것인지가 없는 것을 보니 제 생각 같기도 하다. 아마 Exodus를 읽으면서 마이클 왈저의 《출애굽과 혁명》을 읽으면서 오뒷세이아와 어떻게 다른 지를 생각하고 또는 비슷한 점, 다른 점을 떠오르는 대로 적어 놓은 것 같다. 6강에 대한 해설이 끝이 나지 않는 것이 다른 얘기가 자꾸 떠올라서 그렇다. 지난 번에는 실존철학의 주인공들, 실존문학작품의 주인공과 오뒷세우스를 비교해서 설명했는데 그렇게 보는 것도 괜찮다. 예를 들어서 도스토옙스키의 《지하생활자의 수기》, 어마어마한 작품이다. 늘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지만 러시아어를 한글자도 모르니 실존적 작품에 대한 《지하생활자의 수기》를 한번쯤 읽어보았으면 좋겠는데, 거기에 등장하는 주인공과 오뒷세우스를 비교하면 비교가 안된다. 그것은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달라졌기 때문이겠다. 그런 점에서는 버지니아 울프가, 제1차세계대전을 겪은 사람인데, 세계가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때 이후의 삶들에 대해서는 뭔가 달라진 것 같다. 크게 보면 나날이 고통스럽고 어제는 희망, 오늘은 고통 이런 것이 되풀이되는 것이 삶이라고는 하지만 큰 장기지속의 흐름에서 보면 그것이 시대가 달라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여기 72페이지의 배경이라는 것을 보면 "바다가 주요한 배경"이라고 얘기되어 있다. 바다가 중요한 배경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바다라는 장소가 중요한 배경이다. 그런데 우리가 배경이라는 말을 쓴 때는 지리적 배경, 시대적 배경, 정신적 배경, 뒤에 깔려있는 풍경이니까 한없이 많다. 사실 우리 각각의 개인 한사람 한사람이 배경이 있는 사람들이다. 역사가 아니라 인류의 오랜 진화의 과정이다. 역사라고 하는 것은 인간이 자각적으로 그것을 들여다보고 반성한 것의 산물이 역사기 때문에 진화의 과정에서는 역사가 없다. 그냥 닥치는 대로 겪었을 뿐이다. 아가멤논과 카산드라의 결정적 차이가 그것이다. 그냥 닥치는대로 가는 아가멤논과 신적인 예언능력을 가지고는 있으나 인간과는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없는 카산드라. 신적인 예언능력을 가지고는 있다는 것은 미래에 미리 가볼 수 있다는 것이다. 미래에 미리 가볼 수 있다는 것은 지금 오늘을 미래의 관점에서, 지금 오늘을 미래의 관점에서 생각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게 바로 자기반성이다. 미래에 의식을 투사시켰다가 그렇게 미래로 투사시킨 의식을 다시 귀환시키면 그것이 바로 반성, 되돌아오는 것이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이 미래에 어떻게 될 것인가 미래에는 어떻게 보여질 것인가를 보는 것이니까 미리 정산을 해보는 것이다. 우리의 삶 자체가 거대한 정산시스템이다. 예전에는 생명이 짧아서 미쳐 정산하지 못하고 죽었는데 요즘에는 정산을 다하고 죽는다. 오래 산다는 것도 좋은 것도 있지만 안 좋은 점도 있다.
우리 인류라고 하는 것,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인류는 오랜 진화 과정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러니 여기서 "호메로스의 서사시는 바다가 주요한 배경입니다."라고 말했을 때 이 배경이라고 하는 것은 굉장히 좁은 배경이다. 그냥 바다라고 하는 것만 놓고 있는 것이다. 호메로스라는 사람의 배경도 있을테고 등장하고 있는 오뒷세우스라는 사람의 배경도 있는 것이고 또 그것을 듣는 사람들도 들을 사람들의 배경도 있겠다. 여튼 우리는 지리적인 배경을 바다라고 할 수 있다. 바다라고 하면 딱 생각난다. "척박한 땅에서 살던 희랍 사람들이 바다로 진출하고 그에 이어 전반적으로 식민지 건설 활동을 활발하게 하던 시대가 이 서사시의 배경이라 보면 됩니다." 이 문장이 두개인데, “서사시는 바다가 주요한 배경입니다. " 이랬는데 이 문장 두 개의 내용이 '아 지리적으로 바다가 배경이구나', 그런 바다를 배경으로 하는 희랍 사람들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가' 식민지 건설활동이다. 읽을 때 그렇게 읽는 것이다. 제가 쓴 책을 여러분에게 읽을 때 "호메로스의 서사시는 바다가 주요한 배경입니다."부터 "이 서사시의 배경이라 보면 됩니다. "까지 문장이 딱 두개이다. 두개인데 바다라는 배경에서 어떻게 얘기를 이끌어 갔는지. 바다가 주요한 배경인데 왜 바다를 중요한 배경으로 삼는가, 그런데 어떤 인간의 어떤 활동이 있는가, 바다로 진출하고 식민지 건설 활동을 한다. 그러면 바다가 주요한 배경이라는 지리적 배경으로부터 희랍 사람들이 그 당시 어떤 활동을 했는가 라고 하는 활동 배경을 이끌어 냈다. 그러면 두 개의 문장을 읽고 바다와 희랍 사람들의 활동 이 두개가 배경이다 라고 정리를 하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활동을 통하여 당연하게도 그들은 이질적인 문명들을 접하게 됩니다." 그러면 활동이라는 것을 하니까 이질적 문명, 그러면 이질적 문명들도 배경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일리아스》를 보면 ‘트로이아’라고 하는 낯선 세계가 배경으로 등장하며", 배경 하나가 더 나오는 것이다. 바다가 배경인 줄 알았더니 육지도 나온다. 육지도 배경이다. 그러면 배경 아닌 것이 없다. 그런데 "바다가 주요한 배경입니다. "라고 하는 이 문장에서 당시 희랍 사람들의 활동이라고 하는 계기를 등장시키고 그 활동이 어떤 배경으로 옮겨갔는가, 즉 육지인 트로이아로 옮겨간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트로이아로 옮겨간 세력들이 아카이오이족인데 그러다보니 당연하게도 그러한 문명들의, 이것은 메소포타미아 문명 이런 것이 아닌 좁은 의미의 문명이다. 크게 보면 트로이아가 오늘날의 이스라엘, 레바논이 있는 레반트 지역이다. 레반트 지역도 사실 크게 보면 페니키아 사람들의 근거지이기도 했으니까 레반트 지역이라고 하는 것도 크게 보면 바다가 배경인 곳인데 사실 트로이아로 가는 것이다. 트로이아 사람들은 낯선 곳에 살고 있지 않다. 육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떠돌아다니지 않는다. 성벽이 있다. 트로이의 성이 있고 그곳에 들어가려면 목마를 집어넣어야 한다. 거기가면 관광기념물로 트로이의 목마를 판다고 한다.
제6강 72 호메로스의 서사시는 바다가 주요한 배경입니다. 척박한 땅에서 살던 희랍 사람들이 바다로 진출하고 그에 이어 전반적으로 식민지 건설 활동을 활발하게 하던 시대가 이 서사시의 배경이라 보면 됩니다. 그러한 활동을 통하여 당연하게도 그들은 이질적인 문명들을 접하게 됩니다. 《일리아스》를 보면 ‘트로이아’라고 하는 낯선 세계가 배경으로 등장하며, 육지인 트로이아를 바다의 세력인 아카이오이 족이 침략하고 있습니다. 《오뒷세이아》에도 그러한 문명들의 충돌이나 혼합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오뒷세이아》는 신들의 역할이 주요한 힘으로서 등장하지는 않습니다. 신들의 대리전 같은 인상을 주던 《일리아스》와는 많이 다른 점입니다. 오히려 《오뒷세이아》는 신으로부터 벗어난 인간들을 보여줍니다.
강유원의 주요한 배경은 도서관이다. 도서관에서 강의를 하면서 강의를 들으러 오고 고전을 함께 읽으려고 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그것이 강의라는 활동이다. 그전에는 안성에 사는 사람과 책을 놓고 이야기해볼 일은 없었다. 그런데 도서관에 가서 강의를 하니까 안성에는 고전 텍스트를 읽는 사람들이 있구나, 그런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을 하나 그런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면 그것이 낯선 문명은 아닌데 적어도 지금까지 익숙하게 살아왔던 공간들과는 다른 공간에 사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그게 충돌이나 혼합이 생겨날 수 있고, 전국적으로 고전 텍스트를 읽는 사람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것까지는 아니어도 적어도 그렇게 국지적인 측면에서 그런 것을 한 분들을 만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한 군데에서 강의를 하는 것도 지속적인 공부 활동에 도움이 되지만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말그대로 오뒷세우스처럼 돌아다니면서 이런 사람들도 만나고 저런 사람들도 만나고 하는 것 이런 것들이 경험이다. 그래서 《오뒷세이아》는 이런 낯선 세력들의 만나, 사실 《일리아스》 같은 경우도 트로이아 전쟁을 배경으로 하지만 트로이아 성 앞에서 벌어진 일만 가지고 있다. 그것은 사실 바다가 배경이라고 말할 수 없다. 얘기도 겪음이라고 하는 프로세스라고 하는 사태들이 있다고 말할 수 없다. 말하자면 그냥 아킬레우스 개인의 성장소설이지 돌아다니는 애기는 아니다. 그런데 《오뒷세이아》는 다르다. 그러니 당연히 여기저기 신들의 대리전으로 보이던 《일리아스》와는 다르게 신으로부터 벗어나서 많이 여겨저기를 다니는 그런 얘기가 된다. 그러면 "호메로스의 서사시는 바다가 주요한 배경"이라고 말했는데 그러한 바다가 주요한 배경이라는 것에서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반이라기 보다는 특히나 《오뒷세이아》가 더 그렇다. 《오뒷세이아》는 신으로부터 벗어난 인간이다. 신으로부터 벗어난 인간이라고 하면 망조가 든 인간들인가 그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자연 속에서 부딪혀오는 이런 사태들을 겪어갈 수밖에 없는 인간이다. 우리가 살면서 이런 것이 얼마나 싫은가. 평범한게 사는 것이 가장 좋다는 말은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가 평범하다는 것이 과연 뭘까. 그냥 이런 저런 평지풍파 겪지 않고 늘 하던 것을 하면서 살아도 별로 크게 어려움 없는 것이다. 그러니까 익숙하게 하던거 하면서 살고 싶은 사람들은 자기가 전혀 새로운 국면에 들어갔어도 그냥 하던 것만 하고싶으면 자연스럽게 도태되는 것이다. 도태되는 것이 사회에 뒤떨어진다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으로 그냥 머물러 있는 것이다.
《오뒷세이아》의 목차를 보면 텔레마코스 얘기부터 나온다. 젊은이가 성장하는 것이다. 길가메쉬 서사시도 새로운 국면이 닥쳤을 때 그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용감하게, 그런 태도까지도 필요 없다, 그건 자기에게 새로운 배경이 된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런 관점을 가지면 트로이아 전쟁에서 트로이아가 아카이오이족에서 질 수밖에 없지 않았나 한다. 아카이오이족은 바다에서 육지로 왔다. 그들은 이미 경험치가, 그냥 성 안에서 지키기 위해서 싸우는 사람들에 비하면 잔꾀가 늘었다. 겪음이 다르다. 그러니까 무슨 수를 쓰더라고 이렇게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사람들은 성을 지키는 수밖에 없다. 그런 술수, 전술밖에 없는 사람들과 뭔 길을 떠나와서, 우리가 배수의 진을 친다고 말하는데, 뒤가 바다니까 여기서 물러나면 더 갈 곳도 없고 그런 사람들이 거기에 모인 것이다.
오늘은 주요한 배경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배경을 잘 봐야 한다. 문학 작품을 보면서 배경을 잘 봐야 한다. 문학작품의 배경이 무엇이냐고 할 때 지리적 배경, 시대적 배경, 그 작품을 창작한 자의 배경 이런 것만을 보는데 사실은 작품 안에서도 배경이 바뀐다. 그런 배경의 변화들, 배경이라고 하는 것을 굉장히 넓은 의미로 이해해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에는 《오뒷세이아》의 차례를 읽어보면서 고난의 과정 이런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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