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원의 북리스트」에서 제공하는 《정치철학》을 듣고 정리한다.
2023.06.30 정치철학(75) #Miller 114쪽
114 지금까지 나는 자유가 무엇이며 왜 현대 사회에서 그것의 가치가 높이 평가되는지 설명하고자 애써왔다. 이제 나는 자유의 한계에 대한 탐구에 나서려고 한다. 개인의 자유가 다양한 방식으로 제한되어야 한다는 것은 자명할 것이다.
63 So far I have tried to explain what freedom is and why it is valued so highly in contemporary societies. Now I want to begin to explore its limits. That individual freedom must be limited in various ways should be self-evident:
자유라고 하는 것은 굉장히 공허한 말이기 때문에 자유에 대해서 논의한다고 하는 것은 자유의 한계에 대한 탐구가 사실상 본질적인 것이다. 그리고 자유의 한계에 대한 탐구라고 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가 어떻게 또는 어떤 방식으로 제한되어야 하는 것인가의 문제이다. 그런데 개인의 자유를 제한한다고 하는 것은 자유가 제약되는 개인이 무인도에 혼자 산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당연히 개인의 다양한 방식으로 제한되어야 한다고 하는 것은 사회라는 공동체에 살고 있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정당화할 수 있는 목표들을 설정하고 그 목표에 근거해서 자유를 제약하는 것이다. 여기 나와있듯이 정당한 사회적 목표들이 추구되는 경우에 비추어 보았을 때 개인의 자유는 제약될 수 있을 것이다.
114 각자의 자유는 모든 사람이 같은 정도로 (외적)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제한되어야만 하지만, 그것을 넘어 개개인이 해도 되는 것에 제한을 두는 식으로 정당한 사회적 목표들이 추구되는 경우도 많다.
63 the freedom of each person must be restricted to allow everyone to enjoy (external) freedom to the same extent, but beyond that there are many legitimate social goals whose pursuit involves placing limits on what individuals may do.
정당한 사회적 목표들 legitimate social goals가 중요한 단어이다. legitimacy라고 하는 것은 이미 만들어진 실정적 법에 합치한다 라는 문제가 아니라 일종의 가치판단에 부합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결국 자유의 문제라고 하는 것은 각각의 개인이 살고 있는 공동체가 정당하게 추구하는 목표와 그것이 들어맞는가 하는 문제, 즉 사회적 정당성의 문제로 바뀐다. 자유라고 하는 것은 굉장히 공허한 말이다. '나는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어' 굉장히 적극적인 규정을 갖고 있는 것 같은데 내 마음대로 한다 라고 하는 것만큼 굉장히 공허한 규정이 없다. 사회가, 어떤 공동체가 정당하게 추구하는 목표 그것에 각각의 개인이 제약될 수밖에 없는데, 사회가, 어떤 공동체가 정당하게 추구하는 목표 라고 하는 단어를 우리는 올바름이라는 표현으로 규정한다. 제5장의 정의, 곧 올바름이다. 그리고 제7장이 국민, 국가, 그리고 전지구적 정의인데 이렇게 연결된다. 자유라고 하는 것은 공동체가 정당하게 추구하는 목표와 관련되어서 제약된다. 그런데 공동체가 정당하게 추구하는 목표라고 하는 것은 올바름, 즉 정의의 문제이다. 올바름이라고 하는 것은, 다른 사람과 어떠한 관계를 맺지 않는다면 어떻게 살아도 올바른 것이다. 그러니까 올바름이라는 말은 공동체를 반드시 전제하는 것이고, 공동체가 정당하게, legitimate social goals과 연결된다. 그리고 그것의 범위를 확대하면 국민, 국가, 그리고 전지구적 정의가 된다. 따라서 정치철학의 궁극적인 문제는 공동체의 올바름이다. 그리고 그 공동체가 국가이든 전지구적 것이든 간에 공동체의 올바름이라고 하는 것은 정치철학의 궁극적인 문제이다. 결국 플라톤의 《국가》에 나와있는 얘기가 계속해서 되풀이되는 것이다.
114 자유를 제한한 결과가 아무리 좋은 것이라 할지라도 어떠한 개입도 정당화되지 않는 개인적 자유의 영역이 존재하는 것인가?
63 Is there a sphere of personal freedom that we are never justified in infringing, no matter how good the consequences of restricting freedom might appear to be?
개인적 자유의 영역이 있는가, 답은 없다. 물론 존 스튜어트 밀은 논의를 위해서 '자기 관계적self-regarding' 자유라고 하는 것을 얘기한다. 밀은 자유를 두 가지로 나눈다. 자기 관계적 self-regarding liberty와 타자 관계적other-regarding liberty. 결국 자유라고 하는 것은 self-regarding 자유는 무의미하다.
여기 나온 것처럼 개인이 스스로 원하는 방식대로 살 자유, 즉 어떻게 입고, 무엇을 먹고 마시며, 어떤 문화적 활동을 추구하고, 어떤 성적 관계를 맺으며, 어떤 종교를 따를 것인지 등등의 자유를 정당화하리라고 생각했다. 이것이 오늘날에는 친숙한데 밀이 이 책을 쓰던 빅토리아 시대 중기에는 굉장히 급진적이고 충격적이기까지 여겨졌다. 그래서 철학적 급진주의라고 되었다.
115 이런 관념은 오늘날의 우리에게는 친숙하지만, 밀이 집필하던 빅토리아 시대 중기에는 급진적이고 실제로 충격적이기까지 한 것으로 여겨졌다.
65 These ideas are familiar to us now, but when Mill wrote, in the mid-Victorian period, they were regarded as radical, indeed even as shocking.
빅토리아 시대를 가리킬 때는 대개 period가 아니라 era를 쓴다.
그러면 그 사회, 공동체가 정당하게 추구하는 목표에 비추어 보았을 때 self-regarding liberty도 제약이 될 수 있다는 얘기겠다. 그런데 그것을 어떻게 정하는가가 문제가 된다. 공동체 구성원들의 합의에 이르러야 한다. 그 합의에 이르는 길이 민주정이다. 작동방식으로서의 민주정과 그 공동체가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해야 하는, 즉 공동체에서 정당화될 수 있는 목표로서의 올바름, 이 두 개가 정치철학의 핵심문제가 된다. 목표로서의 올바름 그리고 그 목표를 사람들이 다 합의할 수 있는 의사결정 방식으로서의 민주정.
115 밀은 그가 자기 관계적인 것으로서 분류하는 행동(괴상한 차림새, 성적인 일탈 행위, 호전적인 무신론 등)에 의해 사람들이 불쾌감을 가질 수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 뭔가에 의해 불쾌감을 갖는 것이 그것에 의해 위해를 당하는 것과 같지는 않다고 주장했다.
65 Mill acknowledged that people might well be offended by behaviour that he would classify as self-regarding – by outrageous dress, unusual sexual practices, militant atheism, and so on. But he argued that being offended by something is not the same as being harmed by it.
불쾌감을 갖는 것과 위해를 당하는 것은 다르다. 위해를 당하는 것은 객관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어떤 것established objectively이고, 불쾌감은 그렇게 느낀 사람의 개인적인 신념이나 태도에 달려 있다depends on the personal beliefs and attitudes of the person offended.
여기서 한가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불쾌감이라고 하는 것 역시 사회적으로 합의해서 법률 등의 제약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얘기가 이어져서 나온다.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어떤 것이 불쾌감을 주는 것이고 어떤 것이 위해를 가한다는 것인지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성인지 감수성이라는 것은 결국 self-regarding liberty에 제약을 가하는 것이다. 그것을 못 받아들이는 것은 사회생활을 못하겠다고 하는 것이다. 이제는 그게 왜 문제냐고 말하는 것 자체가 '증오 언설hate speech'이 되는 것이다.
밀의 용어를 빌리면 자기관계적 행위의 영역을 축소시키는 것에 해당한다. 자기관계적 행위의 영역이 축소된다는 것이 자유가 제약된다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사회적인 올바름을 위해서 자기관계적 행위의 영역을 축소시키는 것이고, 각각의 개인적인 신념이나 태도personal beliefs and attitudes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해도 그것이 언제 어디서나 받아들여지기는 어렵다. 그것을 우리는 공동체에서 공동적으로 받아들이는 불쾌감이라고 하는 것이 있는 것이다.
115 위해라는 것은 공격을 당하거나 위협을 받거나 소유물이 파괴되거나 경제 상황이 열악해지는 일이며, 밀이 생각하기에 객관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어떤 것이다.
65 Harm is a matter of being attacked or threatened, having your property destroyed, or your economic position worsened, and in Mill’s eyes this was something that could be established objectively.
115 이와 대조적으로 불쾌감이라는 것은 그렇게 느낀 사람의 개인적인 신념이나 태도에 달려 있다.
65 Offence, by contrast, depends on the personal beliefs and attitudes of the person offended.
118 우리가 방금 고찰한 사례들과 관련해서는 특히 주목할 만한 세 가지가 있다.
66 Three things are particularly worth noting about the examples we have just considered.
지금 현재 한국 사회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가 바로 이 부분이다. 아무 것이나 개인의 자유라고 주장한다. 그것은 개인의 취향일 뿐이고 그 취향은 공동체에서 드러내고 함부로 노출시켜서는 안되는 것을 개인의 자유를 제약한다고 말한다.
118 첫째, 그러한 행동이 불쾌하게 느껴지는 것은 한낱 개인적인 특이성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66 First, it is not just a matter of personal idiosyncrasy that the behaviour is found offensive.
118 둘째, 불쾌감을 주는 행동을 피하려면 피해자의 행동이 (예컨대 퇴직이나 학업 포기 같은) 큰 변화를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들 수 있다.
66 Second, the offence is not avoidable except by a large change in the victim’s behaviour, for instance giving up the job or leaving the college.
118 셋째, 불쾌감을 주는 행동 자체는 그것이 초래하는 고통에 비하면 응분의 가치를 거의 혹은 전혀 가지지 못한다는 것을 들 수 있다.
66 Third, the offensive behaviour itself has little or no positive value to set against the distress that it cau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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