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티오의 책들 | 문학 고전 강의 — 64 제27강(3) 셰익스피어 《맥베스》

 

2023.11.11 문학 고전 강의 — 64 제27강(3) 셰익스피어 《맥베스》

⟪문학 고전 강의 - 내재하는 체험, 매개하는 서사⟫ 제27강(3)

- 시간과 맥베스
“시간의 씨앗 속을 너희가 들여다볼 수 있다면
어떤 낱알이 자라고 어떤 낱알이 안 자랄지 알 수 있다면,
내게 말해 다오, 은총을 구걸하지도
그대들의 증오를 두려워하지도 않을 것이니.”
If you can look into the seeds of time,
And say which grain will grow and which will not,
Speak then to me, who neither beg nor fear
Your favours nor your hate. (1.3.58-61)

“내일, 또 내일, 또 내일이
기어간다, 이런 사소한 속도로 매일매일,
기록된 시간의 마지막 음절에 이를 때까지,
그리고 우리들의 모든 어제는 밝혀 주었다, 바보들에게
먼지투성이 죽음에 이르는 길을. 꺼져라, 꺼져, 짧은 촛불이여.”
To-morrow, and to-morrow, and to-morrow,
Creeps in this petty pace from day to day
To the last syllable of recorded time,
And all our yesterdays have lighted fools
The way to dusty death. Out, out, brief candle!(5.5.19-23)

- “Why is Shakespeare’s First Folio So Important?”
The New York Times, Book Review Podcast

https://open.spotify.com/episode/6GHy4t7BABoDoT4vzEDVS0
https://podcasts.apple.com/kr/podcast/the-book-review/id120315179?i=1000633597440

In 1623, seven years after William Shakespeare died, two of his friends and fellow actors led an effort to publish a single volume containing 36 of the plays he had written, half of which had never been officially published before. Now known as the First Folio, that volume has become a lodestone of Shakespeare scholarship over the centuries, offering the most definitive versions of his work along with clues to his process and plenty of disputes about authorship and intention.

In honor of its 400th anniversary, the British Library recently released a facsimile version of the First Folio. On this week’s episode, The Times’s critic at large Sarah Lyall talks with Adrian Edwards, head of the library’s Printed Heritage Collections, about Shakespeare’s work, the library’s holdings and the cultural significance of that original volume.

- First_Folio
‘윌리엄 셰익스피어 씨의 희극, 역사극, 비극(Mr. William Shakespeare’s Comedies, Histories, & Tragedies)’
https://en.wikipedia.org/wiki/First_Folio

 

 


셰익스피어의 드라마 《맥베스》 제27강을 지금 읽고 있다. 지난번에는 마녀들에 대해서 주목을 해볼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그런데 마녀들과 맥베스의 관계를 보면 맥베스가 굉장히 자신의 앞날을 주목하게 되는 또는 자신의 앞날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는, 맥베스는 굉장히 착한 사람이었다, 사실 아가멤논과 아킬레우스의 문제라 불리는 문제가 있다. 탁월한 용맹을 갖춘 부하 장수과 군사적인 능력이 뒤떨어지는 합법적인 왕이 서로 대립하는 경우가 《일리아스》에서 나왔다. 아킬레우스가 아가멤논을 업신여기지는 않았는데, 지금 이게 되풀이 되었다. 《맥베스》에서 상황이 되풀이되었는데 맥베스는 덩컨 왕을 죽이게 된다는 말이다. 

그것이 어디서 시작되었는가. 《맥베스》 드라마에서 맥베스가 처음으로 하는 말이 1막 3장 에서 "이토록 흐리고 맑은 날은 본 적이 없어."이다. 이것은 마녀들의 "맑음은 흐림, 흐림은 맑음"과 서로 상응하는 그런 이야기이다. 이게 맞물린 이야기이다. 상황이 이제 모호하다. 어떤 상황이 모호하다 라는 것을 말할 때 흔히 "맑음은 흐림, 흐림은 맑음" 라고 하는데, 딱히 이렇게 연구를 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만한 그런 이야기이다. 

《맥베스》 1막 1장
마녀들 모두: 맑음은 흐림, 흐림은 맑음, / 안개와 더러운 공중을 헤매는 거.

《맥베스》 1막 3장
맥베스: 이토록 흐리고 맑은 날은 본 적이 없어.

이제 맥베스가 오는 길에 마녀들이 하는 얘기를 듣고 맥베스가 굉장히 신나 하는 얘기가 펼쳐지게 된다. 1막 3장의 "첫번째 마녀: 모두 맥베스께 인사! 환영, 글래미스 경. / 두번째 마녀: 모두 맥베스께 인사! 만세, 코더 경. / 세 번째 마녀: 만세, 맥베스 님, 앞으로 왕이 되실 분!"의 말을 듣고 맥베스가 속된 말로 돌아버리는 것이다. 세 번째 말을 예언이라고 할 수 있다. 맥베스가 현재는 글래미스 경인데 코더의 영주가 된다는 것은 앞으로 일어날 일인데 거기다가 앞으로 왕이 되실 분, 맥베스가 초자연적인 힘에 의존하게 되는데, 이 마녀들은 또 쿼에 대해서도 예언을 한다. "맥베스보다 못하다. 그리고 더 위대하다.", "그만큼 운이 안 좋다. 하지만 훨씬 더 행운아다." 그리고 세 번째 마녀가 "그대는 왕들을 낳으리라. 몸소 되지는 못하지만." 지금 맥베스와 뱅쿼가 덩컨 왕을 위해서 용맹하게 싸우고 돌아오는 길이다. 돌아오는 길인데 여기서 지금 그런 얘기를 하게 되는 것이다. 시간에 관한 예언을 하게 된다. 예언이라고 하는 건 장차 일어날 일에 관한 일이다. 다시 말해서 앞으로 일어날 일, 앞으로 일어날 일은 앞으로 다가올 시간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다. 현재화된 미래, 기대지평 이런 것이다.  

《맥베스》 1막 3장
맥베스: (마녀들에게) 말하라. 할 수 있으면 정체가 뭐냐?
첫번째 마녀: 모두 맥베스께 인사! 환영, 글래미스 경.
두번째 마녀: 모두 맥베스께 인사! 만세, 코더 경.
세 번째 마녀: 만세, 맥베스 님, 앞으로 왕이 되실 분!

《맥베스》 1막 3장
첫번째 마녀: 맥베스보다 못하다. 그리고 더 위대하다.
두번째 마녀: 그만큼 운이 안 좋다. 하지만 훨씬 더 행운아다.
세 번째 마녀: 그대는 왕들을 낳으리라. 몸소 되지는 못하지만.
하여 모두 만세, 맥베스와 뱅쿼!


이제 맥베스는 이제 쫙 부풀어 올랐다. 그래서 그 유명한 "시간의 씨앗 속을 너희가 들여다볼 수 있다면 / 어떤 낱알이 자라고 어떤 낱알이 안 자랄 수 있지 알 수 있다면, / 내게 말해다오. 은총을 구걸하지도 / 그대들의 증오를 두려워하지도 않을 것이니." 이런 표현은 정말 기가 막힌다. "If you can look into the seeds of time, And say which grain will grow and which will not, Speak then to me, who neither beg nor fear Your favours nor your hate." 여기서 호의가 은총이라고 번역이 되어 있는데, 번역어가 잘됐다 못됐다 이런 것을 따질 능력 없다. 그냥 있는 대로, 은총이라는 말을 대개 쉽게 하는 얘기인데 마녀들은 신급은 아니니까, 김정환 시인의 번역이 틀렸다 이런 걸 따지자면 이제 우리가 이걸 읽는 것은 떨어져 나가는 것이다. 그러니까 니네들이 있는 그대로 말해라 그 말이다. 나한테 뭐라고 말하든 간에 앞날을 예언해 달라는 것. 예언이라고 하는 것은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힘이다. 미래에 대한 예측도 사람을 움직이게 하고, 예언도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데, 합리적인 연결고리가 인과관계 속에 놓여 있는 것이 예측이라면, 예언은 합리적인 인과관계를 넘어서는 것이다. 맥베스의 "시간의 씨앗 속을 너희가 들여다볼 수 있다면"라는 표현이 참 좋은 것 같다. 시간의 씨앗the seeds of time이 지금 심어져서 그것이 낱알이 된다는 말이다. 그런데 그것이 낱알이 될지 안 될지는 또 알 수가 없으니까 씨앗을 심는다고 하는 것은 예측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것이 훌륭한 낱알이 되기 위해서는 온갖 것이 다 도와줘야 된다.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서는 한 마을이 필요하다 라는 것보다도 훨씬 더 많은 것이 필요하니까 사람들이 비닐하우스 같은 걸 하고 통제된 그런 속에다 집어넣을 것이다. 그런데 씨앗을 심는다는 것은 예언의 영역이기도 하다.  그만큼 알 수 없는 영역이기도 하다.

《맥베스》 1막 3장
맥베스: 시간의 씨앗 속을 너희가 들여다볼 수 있다면 
  어떤 낱알이 자라고 어떤 낱알이 안 자랄 수 있지 알 수 있다면, 
  내게 말해다오. 은총을 구걸하지도
그대들의 증오를 두려워하지도 않을 것이니.

1막 3장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는데 맥베스가 모든 걸 다 이제 잃어버리고 드디어 이제 자기 자신이 멸망의 길에 왔다 라는 것을 보고 나서 마지막 5막 5장에 "내일, 또 내일, 또 내일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To-morrow, and to-morrow, and to-morrow, 여기서 내일이라고 하는 것은 맥베스에게는 이미 앞날이 없다는 것이다. 더 이상 나에게 주어진 앞날이라는 건 없어 라는 것을 여기서는 의미한다. 여기서 이미 끝나버렸기 때문에 맥베스에게는 이제 더 이상 주어진 앞날이 없다. 맥베스가 아무리 내일, 내일 해봐야 내일은 안 온다. 그리고 와봤자 아무런 의미가 없는 내일이다. 내일이 온다 하더라도 아무런 의미가 없는 내일이다. "이런 사소한 속도로 매일매일, 기록된 시간의 마지막 음절에 이를 때까지Creeps in this petty pace from day to day To the last syllable of recorded time," "그리고 우리들의 어제는 밝혀 주었다. 바보들에게 And all our yesterdays have lighted fools", 어제 오늘이라고 하는 것이 있고 내일이 있는데, 어제라고 하는 것이 우리들에게는 하나의 그 빛을 밝혀준다. 어제 잘 살았어야 오늘이 뿌듯한 것이다. "먼지투성이 죽음에 이르는 길을. 꺼져라. 꺼져. 짧은 촛불이여.The way to dusty death. Out, out, brief candle!" 어제 어떻게 살았느냐가 먼지 투성이 죽음에 이르는 길로 가는 것인지 아니면 영광스러운 죽음으로 가는지를 밝혀주는 것이다. 그러니까 1막 3장과 5막 5장 사이가 서로 상응하는 구절들이다. 

《맥베스》 5막 5장
맥베스: 다음 날에 죽어도 되겠거늘.
  이런 말을 할 날이 있었으리라.
 내일, 또 내일, 또 내일이
  기어간다. 이런 사소한 속도로 매일매일,
  기록된 시간의 마지막 음절에 이를 때까지,
  그리고 우리들의 어제는 밝혀 주었다. 바보들에게
먼지투성이 죽음에 이르는 길을. 꺼져라. 꺼져. 짧은 촛불이여.


 

시간 얘기가 나왔으니까 좀 부수적인 얘기를 해본다. "The New York Times, Book Review Podcast"가 있다. 11월 3일자로 업로드된 걸 보니까 "Why is Shakespeare’s First Folio So Important?"가 올라왔다.  

In 1623, seven years after William Shakespeare died, two of his friends and fellow actors led an effort to publish a single volume containing 36 of the plays he had written, half of which had never been officially published before. Now known as the First Folio, that volume has become a lodestone of Shakespeare scholarship over the centuries, offering the most definitive versions of his work along with clues to his process and plenty of disputes about authorship and intention.

셰익스피어 1616년에 죽었고, 7년후니까 1623년이고 지금으로부터 400년 전이다. 그래서 올해가 First Folio 400주년이다. 셰익스피어의 First Folio가 왜 중요한가. 셰익스피어의 친구들이 희곡 36편을 담은 책 하나를 출판했다. 그리고 그 중에 18개는 전에는 공식적으로 출판된 적이 없었다. 이것이 First Folio라고 알려져 있는 것이다. 그것은 그의 저작에 대한 아주 중요한 버전와 단서를 제공한다. 그래서 영국 국립도서관은 400주년을 기념해서 팩시밀리판을 출간했다.  

First Folio를 위키피디아에서 찾으면 나와있는데 아래 링크를 걸어놓았다. First Folio라고 하는 말에서 First는 제1판이라는 말이고, 그리고 Folio라고 하는 말은 그 판형, 책의 크기를 말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사실 First Folio라는 말은 2절판으로 된 책을 처음 출간한 것에 대해서 다 붙일 수 있는데, 대문자로 써서 셰익스피어를 가리키는 말로 쓴다.

전지의 절반을 2절, 4개로 자르면 4절, 8개로 자르면 8절이다. 전지 크기가483 × 610이다. Folio는 488 × 305이다.  그러니까 2절판이라고 하는 것은 크기가 굉장히 크다. 이게 왜 중요한가. 앞에 나온 것처럼 최초의 희곡이 출간된 것이 때문에, 셰익스피어는 쪽대본을 많이 썼다, 그런 것들을 확인해 볼 수 있는 그런 것들이다. 검색을 해보면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에서 과거에 어떤 것이 있고 하는 것을 살펴보는데 중요하다고 한다.  

한번 관심 있는 분들 Folio판에 대해서도 검색을 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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