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세네카 비극 전집 3

 

세네카 비극 전집 3 - 10점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지음, 강대진 옮김/나남출판

일러두기 5

튀에스테스 11
오이테산의 헤라클레스 75
옥타비아 193

지은이 옮긴이 소개 251

 


튀에스테스 

272 이 작품은 세네카 비극 중 최고 걸작으로 꼽히기도 한다. 플롯이나 인물, 설정, 언어적 표현 등 모든 요소가 효율적으로 결합되어 강력한 인상을 남긴다는 것이다. 이 작품은 세네카의 비극 중 후기에 속하여, 대략 서기 62년쯤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278 이 작품에 그려진 튀에스테스의 성격에 대해서는 여러 해석이 엇갈린다. 그가 스토아적 현자로 그려졌다는 설, 그가 스토아적 인물을 풍자한다는 설, 튀에스테스가 세네카 자신을 반영한다는 설 등이다. 이렇게 여러 해석이 가능한 것은 여기 그려진 튀에스테스에게 그런 여러 모습이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는 동시에 망명자, 탄원자, 왕족, 희생양이다. 이런 다면성은 여러 의상을—실제로, 또는 언어적으로—바꿔 입는 것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오이테산의 헤라클레스 

279 이 작품은 정말 세네카의 것인지 의혹의 대상이다. 의심을 사는 특징 몇 가지를 꼽아 보자면, 우선 길이가 너무 길다는 점이다. 이 작품은 지금까지 전해지는—희랍 비극을 포함해서—고대 비극 중 길이가 가장 길다. 또 내용상 반복이 심하다는 점, 수사적 기교를 너무 많이 쓰고 있다는 점, 다른 작품(특히 〈헤라클레스〉)에서 빌려온 구절이 너무 많다는 점, 그 밖에도 문체나 운율, 구체적 표현 등이 미묘하게 다른 작품들과 다르다는 점이다. 하지만 여전히 이 작품이 세네카 것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있다.

285 마지막 장면이 명백히 영웅적인 데 반해, 헤라클레스의 앞선 행적은 과연 우리가 칭찬할 만한 것인지 좀 의혹이 있다. 칼뤼돈 여인들로 구성된 합창단은 그를 스토아적 현자로 소개하고 있지만, 오이칼리아에서 끌려온 여성 포로들의 존재가—거의 시각적으로—그런 평가를 부정한다. 이 포로들의 합창단은 헤라클레스를, 하늘 신들을 공격했던 거인에 비긴다(167~170행). 〈헤라클레스〉에서도 그랬지만, 〈오이테산의 헤라클레스〉에 소개된 그의 덕목이란 악덕과 너무나 가까워 쉽사리 반대의 것으로 변할 수 있다. 그것은 어찌 보자면 "덕이라 불리는 악덕"(421~422행)인 것이다. 그의 아내는 그의 모험을 그저 "여자를 탈취하려는 핑계로 본다"(417~422행). 그런 점에서 작품 초반 헤라클레스 자신의 선언이 의미심장하다. "이제 헤라클레스가 괴물의 자리를 차지했다"(55~56 행)는 것이다. 

 

옥타비아 

289 〈옥타비아〉의 저술 연대는 이 작품과 관련된 쟁점 중 가장 논란 많은 주제다. 일단 현재로서는 이 작품이 세네카의 것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는 거의 없어진 듯하다. 문체상으로도 그렇고, 무엇보다 이 작품 안에 네로의 죽음을 예언하는 대목(629-631 행)이 나와서 더욱 그렇다. 작품 속에 세네카 자신이 직접 등장한다(377-592행)는 점도 의혹을 산다. 하지만 네로 몰락 후 어느 정도 있다가 이 작품이 만들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전통적으로 플라비우스 가문 황제들 치하에서 나온 것이란 설이 유력했는데, 근래에 갈바 황제 때 쓰인 것이란 설이 강력히 대두되고 있다. 갈바 설의 근거는 이 작품에서 갈바의 정치적 선전과 연관된 내용이 발견된다는 점이다. 플라비우스 시대 설의 근거는 이 작품에서 네로에게 희생된 사람들을 복권시키려는 의도가 강하게 느껴진다는 점이다. 

295 〈옥타비아〉는 로마의 실재 인물들이 등장하는 비극 중 온전히 전해지는 유일한 작품이다. 다른 작품들이 제대로 전해지지 않아서 확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세네카 비극이나 희랍극과 다른 〈옥타비아〉만이 보이는 특성들은 다른 로마 역사극들도 공유했던 것으로 보인다. 사흘간의 사건으로 극을 구성한 것이 대표적 사례인데, 이런 방법을 통해 긴 시간 간격을 두고 일어나는 사건들을 한 작품 안에 넣을 수 있었다. 이런 극들은 장면 전환도 매우 잦았던 것으로 보인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