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수: 더 클래식 둘 ━ 슈베르트에서 브람스까지
- 책 밑줄긋기/책 2023-25
- 2024. 5. 13.
더 클래식 둘 - 문학수 지음/돌베개 |
프렐류드
Ⅰ
거울같이 맑은 물에 송어가 뛰노네 - 슈베르트, 피아노5중주 A장조 ‘송어’
방랑은 낭만의 조건이다 - 슈베르트, 방랑자 환상곡 C장조
네 손을 다오,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소녀여! - 슈베르트, 현악4중주 d단조 ‘죽음과 소녀’
슬픔은 정신을 강하게 한다 - 슈베르트,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a단조
허무와 비애의 겨울여행 - 슈베르트, 겨울 나그네
모두 안녕, 나는 조용히 떠난다네 -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21번 B플랫장조
아름다운 봄의 달빛이 어린 밤처럼 -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 e단조
사랑에 미친 예술가의 그로테스크한 꿈 - 베를리오즈, 환상교향곡
Ⅱ
피아노가 부르는 밤의 노래 - 쇼팽, 녹턴
들어보게, 지금부터 내가 할 이야기를 - 쇼팽, 4개의 발라드
절망적인 색채, 무겁고 어두운 리듬 - 쇼팽, 피아노 소나타 2번 b플랫단조 ‘장송’
클라라에 대한 사랑을 노래에 담아 - 슈만, 시인의 사랑
행복한 시절에 드리워진 우울과 강박 - 슈만, 교향곡 1번 B플랫장조 ‘봄’
피아노로 그린 마음의 풍경화 - 멘델스존, 무언가
우아하게, 그러나 격렬하게 -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
사랑할 수 있는 한 사랑하라 - 리스트, 녹턴 3번 A플랫장조 ‘사랑의 꿈’
삶과 죽음에 대한 명상 - 리스트, 교향시 3번 ‘전주곡’
Ⅲ
느린 2악장, 당신의 아름다운 초상 -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 d단조
어미가 자식을 위로함같이 - 브람스, 독일 레퀴엠
친구의 그림 속으로 걸어가다 - 무소르그스키, 전람회의 그림
등 뒤에서 다가오는 ‘거인’의 발자국 소리 - 브람스, 교향곡 1번 c단조
먼 곳에 있는 여인에게 보낸 선물 -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4번 f단조
음악으로 쌓아올린 웅장한 건축물 - 브루크너, 교향곡 4번 E플랫장조 ‘낭만적’
강물을 따라 굽이치는 민족 서사시 - 스메타나, 나의 조국
술과 커피의 나날, 그리고 두 번째 협주곡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2번 B플랫장조
Ⅳ
금욕과 명상을 찾아서 떠난 여행 - 리스트, 순례의 해
“박수 소리가 15분 동안 끊이지 않았다” - 브루크너, 교향곡 7번 E장조
쓸쓸하게 걸어가는 남자의 뒷모습 - 브람스, 교향곡 4번 e단조
내 음악은 러시아의 노래에서 나왔다 -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5번 e단조
게으름뱅이 몽상가의 ‘황당한 일대기’ - 그리그, 페르 귄트 모음곡 1ㆍ2
절망의 극치를 보여주는 피날레 -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6번 b단조 ‘비창’
아메리카의 체코인, 고향을 그리워하다 - 드보르작, 교향곡 9번 e단조 ‘신세계로부터’
남성적 격정과 보헤미아의 애틋한 서정 - 드보르작, 첼로 협주곡 b단조
거장의 말년, 단순함과 숭고미 - 브람스, 네 개의 엄숙한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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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렐류.드
『더 클래식』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을 펴냅니다. 첫 번째 책에서는 바흐에서 베토벤까지 34의 필수적인 걸작들을 설명하면서 각 곡마다 3장씩의 명반들을 간추렸습니다. 이번에는 슈베르트에서 브람스까지입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낭만의 시대로 들어섭니다. 사실 오늘날 우리가 즐겨 듣는 음악들이 주로 이 시절의 것들이지요. 19세기 초반부터 후반까지를 관통하는 낭만의 시대는 음악뿐 아니라 문학과 미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드디어 '인간의 예술'이 만개했던 시절이었습니다. 사회적으로도 격랑의 시대였습니다. 혁명과 반혁명의 시기를 거치면서 시민계급이 새로운 역사의 주인공으로 떠오르고 마침내 자본주의가 도래했습니다. 의회정치와 근대 예술이 꽃을 피우고 진보에 대한 믿음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음악 분야에서는 수많은 천재들이 활약했습니다. 그중에 어떤 이들은, 특히 슈베르트와 멘델스존과 쇼팽 같은 이들은 자신의 재능과 열정을 순식간에 토해내고 일찌감치 세상을 뜨기도 했습니다. 슈만은 선배 음악가 슈베르트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아 '음악과 시의 만남'이라고할 수 있는 가곡의 예술성을 한껏 드높였습니다. 그의 후원을 받았던 브람스는 낭만 시대 후기의 거장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슈만의 아내인 클라라와 애틋한 드라마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화려한 기교의 피아니스트였던 리스트는 연주회장과 살롱에 모여든 청중에게 열렬한 환호를 받았던 당대의 스타였습니다. 브루크너는 음을 겹겹이 쌓아올리는 오르간적 음향으로 자신만의 교향곡을 개척했고 오늘날까지도 열렬한 마니아층을 거느리고 있습니다. 한국인들이 무척 좋아하는 차이콥스키는 '러시아의 노래'에 뿌리를 두고 있는 또 다른 교향악의 세계를 보여줬습니다. 스메타나와 드보르작도 서유럽과는 맛이 다른, 보헤미아적 향취의 음악을 남겼습니다.
비유하자면 낭만 시대는 별들이 총총히 빛나는 밤하늘과 같습니다. 수많은 음악가들이 저마다 하나씩의 별자리를 이뤄 빛나고 있습니다. 저기는 슈만 자리, 또 저기는 브람스 자리, 그러다가 또 다른 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리스트 자리가 자신의 몸을 태워 별빛을 뿜어내고 있습니다. 21세기인 지금 바라봐도 그 별빛이 여전히 밝고 아름답습니다. 그렇듯이 낭만 시대는 음악의 보고입니다. 들을 음악도 많을뿐더러, 음악가 개인의 드라마틱한 삶, 또 음악과 사회의 관계 등에서도 참으로 얘깃거리가 많았던 시절입니다.
『더 클래식 둘 ━ 슈베르트에서 브람스까지』는 아마도 전작보다 좀 더 흥미진진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바흐에서 베토벤까지의 시기에 비해 이야기가 더욱 풍성한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영웅'으로 표상되는 절대적 주인공이 무대 뒤로 사라진 대신, 새롭고 다채로운 캐릭터들이 음악의 무대에 등장한 시대였습니다. 게다가 19세기는 현재 우리의 삶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제도와 문화가 생겨난 시대이기도 하지요. 그래서 그 시절의 음악은 감성적으로도 지금의 우리와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첫 번째 책에서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도 모두 34곡의 필수적인 걸작들을 골랐습니다 추천음반도 기본적으로 3종씩 고르려고 했습니다. 20세기 중반부터 최근까지의 음반 중에서 연주력이 검증된 것으로, 가급적이면 해석과 스타일이 서로 다른 음반들을 간추렸습니다. 첫 번째 책의 프롤로그에서 길게 얘기했던 것처럼 '중요한 것은 실제로 음악을 듣는 일' 입니다 마음을 활짝 열고 음악을 향해 다가서는 것입니다 그렇게 음악을 향해 다가가는 여정에서 이 책이 친절하고 다감한 안내자가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돌베개 출판사의 한철희 선배와 임직원 여러분께 언제나 그렇듯이 신뢰와 우정의 인사를 보냅니다. 편집자 김태권 님과 디자이너 이은정님의 노고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두 분의 정성어린 손길이 책의 곳곳에 가득합니다. 고맙습니다.
2015년 2월
문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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