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옹프레: 계몽주의 시대의 급진철학자들
- 책 밑줄긋기/책 2023-25
- 2024. 5. 13.
계몽주의 시대의 급진철학자들 - 미셀 옹프레 지음, 남수인 옮김/인간사랑 |
역자서문
서문 : 계몽주의 급진철학자들
제1단계 : 급진적 유물론자들
I. 장 멜리에와 “자연의 순순한 성향”
II. 라메트리와 “지상의 행복”
제2단계 : 프랑스의 공리주의자들
I. 모페르튀이와 “행복의 욕구”
II. 엘베시우스와 “쾌락의 욕구”
III. 돌바크와 “즐기는 기술”
제3단계 : 봉건적 방종
I. 사드와 “잔학의 쾌락”
결어 : 프랑스의 두 혁명
참고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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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사회계약론』은 공화국이 가장 훌륭한 정치체제라고 명확하게 말하고 있다. 그러나 그 이유가 공화국은 먼저 법의 지배를 정의하기 때문이고, 그러한 의미에서 "왕정도 마찬가지로 하나의 공화국"이어서이다.
33 보수주의자인 철학적 엘리트는 종교문제에 대한 고찰을 비롯하여 사유하고 자기 의견을 표현하는 자유를 보유하지만 가난에 찌든 불행한 민중에게 극복의 방도를 제시할 생각은 않는다.
34 신이 실존함을 증명하는 증거들은 신빙성이 약하다. 물질적 영혼은 죽는다, 자유의지란 존재하지 않는다, 필요성은 진리이다, 기계론적 일원론 쪽으로 데카르트를 굴절시키는 것은 유용하다, 자연은 이성에게 모델들을 제공한다, 물론 무신론자도 고매할 수 있다, 인간과 동물 간의 차이는 본성적인 것이 아니라 정도의 차이이다, 인간은 교육으로 순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39 우리는 매우 다행스럽게도 고약한 사상가들을 발견한다. 이들은 중구난방으로 죄의식에서 해방된 관능을 찬양하는가 하면 신의 죽음을 예고하고, 토지의 공유화를 주장하며, 귀족들의 목을 사제들의 창자로 졸라매자고 부르짖고, 철학적 방탕과 육체적 향연을 찬양하고, 가난한 자들과 민중을 위한 철학을 하자고 고취하며, 세계를 변화시키는 것이 가능하다는 신념을 가지는가 하면 쾌락주의까지는 아닐지라도 행복주의 도덕을 가르치고 인간의 정의에 희망을 건다.
39 나는 이들을 계몽 시대 급진주의자들이라고 부르는데, 왜냐하면 그들은 급진적 사상을 구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43 무신론자이며 아나키스트인 장 멜리에 신부, 철학자 의사이자 즐기는 기술의 비극적 지지자인 라메트리, 사회적 정의에 심취한 징세청부인 엘베시우스, '도덕정치'의 옹호자인 남작 돌바크, 후안무치의 후작 사드. 유황냄새 진동하는 사상들로 가히 지옥의 5중주...
113 1742년은 히포크라테스를 소크라테스로 변모시킨다. 군사작전 무대에서 라메트리는 한번 의식을 잃는데, 이 심적 신체적 외상은 그에게 깨달음을 준다. 달리 말해 그는 영혼과 육체의 결합을 신체적으로 경험하는 것이다. 철학적 개안. 요컨대 유물론이야말로 철학적 진리임을 깨닫는다! 이 확신은 책의 페이지들 속에 들어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수면, 카탈렙시, 뇌졸중, 혼수상태 그리고 다른 여러 변화한 의식상태들을 당하듯이 기절을 경험한 육신의 살 속에 들어 있다. 요컨대 동일한 물질적 존재의 이 두 가지 양태인 영혼과 육신은 동시에 흔들리고 무너진다.
113 플라톤과 기독교인들, 그리고 데카르트는 잘못 생각하고 있다. 가르침은 전 작품에서 라이트모티브로 기능하고 있으니, 요컨대 "단 하나의 실체가 존재하며 이 실체가 다양하게 변화할 뿐이다." 즉, 물질이 존재할 뿐이란 것이다.
114 철학을 하는 의사는 비교주의자, 해부학자, 물리학자, 실험적 방법의 추종자로서 업무를 행한다.
114 요컨대 철학을 하는 것은 사상들, 개념들을 논하는 일이 아니라 구체적인 현실들에 대해 고찰한다는 것이다.
115 철학의 닻을 현실의 물질과 사물들의 살 속에 내린다는 현대성은 곧 철학이란 학문분야에 있어서 새로운 기원이 된다.
130 『인간기계론』은 명료하게 자신의 명제를 단언한다.
130 물질로 환원 가능한 신은 반드시 가톨릭적인 신을 이루지 않는다.
131 두 번째 변주: 가톨릭 사상은 자아에 대한 증오를 가르친다. 가톨릭 사상에서 자아는 가증스러운 것이며, '자기애'가 조금만 나타나도 교만의 죄를 범하는 것이 된다···. 그러나 라메트리는 명확히 이 열정은 좋은 것이라고 편을 든다.
132 영혼은 존재하는데, 그 영혼은 물질로 구성되어 있으며, 머릿속에 들어 있다. 영혼은 그러한 것으로서, 그리고 유물론적 기준들에 의해 영혼이란 존재를 규정하고 있는 조직체와 동시에 죽는다. 따라서 죽음 이후에 일어날 일에 대해 두려워할 이유는 전혀 없다. 죽음 뒤엔 영원한 무만이 있으니까.
132 인간체계의 경제적인 면에서 뇌와 신경물질에 중요한 자리를 부여한다.
135 라메트리의 이 명제는 농담같아 보이지만 상당히 중대한 귀결에 이른다. 요컨대 그에 의하면 뇌는 정보들을 저장하고 고도의 성능으로 조직되며 음들, 기호들, 형상들, 단어들, 의미들을 조직한다. 때문에 이 기반구성에서 출발하여 우리는 감각과 기억과 지능의 모든 작업을 고찰할 수 있다. 이것은 인간과 동물을 분리시키는 미세한 간격을 메우는 것을 가능케 할 것이다. 인간이 되기 위해 짐승에게 부족한 것은 극히 작은 것이요, 때로 극히 작은 것이 인간을 동물로 변화시킨다. 이 유물론적 기호론은 기독교 신인동형론을 괴멸시킨 것이다.
136 필연성의 지배는 '무도덕의' 진정한 전망을 개막한다는 점이다.
136 무도덕이지 부도덕이 아니다.
139 여섯 번째 변주: 결정론이 발생하는 일을 통제할 경우, 그 누구도 자신이 행하는 선과 악에 대해 책임이 없을 경우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가? 순종? 아니다. 온정을 가져야 한다.
141 라메트리에게서 철학자적 혁명가와 정치적 보수주의자가 겹쳐지고 있는 걸 발견한다.
145 이 뉴런 논리는 일곱 번째 반기독교적 변주를 이끌어낸다.
148 전반적인 면에서의 이러한 고찰에 그는 덜 인위적이지만 예상되는 몇 가지 실제적 조어을 부가한다. 즉 당장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 과거나 미래에 연연해 말고 현재를 충분히 즐겨라. 죽음을 두려워 말고 에피쿠로스의 옛 처방을 활성화하라. 요컨대 나는 여기 있고 죽음은 여기 없다. 죽음이 여기 와 있으면 나는 더 이상 여기 없으니 죽음은 결국 나와 상관없다. 죽음 이후를 두려워 말라. 왜냐하면 물질의 이 단순한 해체 이후에 시체의 운명은 오직 무 하나로 요약되기 때문이다. 삶을 온갖 형태로 사랑하라. 쾌락주의 태양 아래 진실로 새로운 것은 전혀 없지만, 그래도 이 처방은 쾌락주의의 단순하고 벌거벗은 진리를 말하고 있다.
193 엘베시우스는 도덕을 실험물리학과 같은 방식으로 취급할 것이라고 그의 계획을 예고한다.
193 기독교 입장에서 도덕이란 과학과 관찰의 일이 아니라 신적이고 종교적인 예언이다.
193 주의 깊게 세상사를 검토할 때 우리는 무엇을 발견하는가? 진실된 것은 언제나 그렇듯 유용한 것과 불가분하다는 것이다.
193 개념은 상황들에 따라 움직이고 진보한다. 도덕은 변증법적이고 역동적인 게임법칙으로 지속적 시간 가운데 변화를 겪을 수 있다. 이러한 주장은 보편적이고 초시간적이며 영원한 도덕을 주장하는 기독교인들을 분노시키기에 충분한 것이다. 엘베시우스의 역사적 상대주의는 교회인들의 무역사적 이상주의를 엄격하게 반박하고 있다.
207 엘베시우스는 되풀이하여 다음과 같이 말한다 : 다섯 감각들만이, 다시 말해 결국 신체와 뇌에 결부된 기능들, 요컨대 느끼고 맛보고 만지고 보고 듣는 것이 어느 실태와 상황에 대한 이해와 파악에 유용하고 필요한 정보들을 제공한다.
208 이 사상은 로크에게서 발견되는데, 이 사람에 대해 엘베시우스는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다. "로크는 천재다"라고 그는 『정신론』에서 쓴다.
218 결과적으로 현실에 대한 감각론적, 그러니까 결국 신체적 접근에 대한 순수이성의 우월성을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것은 칸트의 작품 전체, 그러니까 결국 비판철학 전체가 되고 있다.
218 『실용주의의 관점에서 본 인류학』에서 프랑스 철학자의 이름은 세 번 언급되는데, 두 번은 칸트의 여성 혐오를 나타내는 일화들을 재사용하기 위해서이다.
219 칸트는 그의 비판철학을 활성화하여 형이상학적 절벽 가장자리에 섬으로써 서구 형이상학을 폭파할 수도 있었을 터이며, 사실 그는 그렇게 하려고 갖은 노력을 다했지만 결국 포기하고 신의 존재를━영혼의 불멸성, 그리고 자유의 존재와 함께━상정하는 것으로 만족한다.
220 『정신론』은 도덕을 실험물리학처럼 사유하고자 한다.
220 칸트는 '과학을 모습을 띨 수 있을 미래의 형이상학 전체에 붙이는 서론'을 써서 계몽주의의 급진사상가들로부터 공격받는 형이상학을 구출하고자 한다.
222 보다시피 엘베시우스와 칸트는 물과 불이다. 인격의 문제들을 넘어서 두 개의 세계관, 그러니까 결국 인생관, 미래관, 철학관이 서로 대립하는 것이다.
223 그의 사상은 현대의 우리가 결과주의라고 부르는 것의 기초가 되고 있다. 즉 결과주의 이론━엘베시우스와 공리주의자들━은 우리가 저것이 아니라 이것을 선택할 경우에 발생하는 것에 대해 검토한다. 선은 선택과 행동이 초래하는 결과들에 의해 상대적으로 존재한다. 예를 들어 거짓말은 그 자체로는 선도 아니고 악도 아니며, 거짓말에 의해 일어나는 사태에 따라 선이 되고 악이 된다.
223 칸트적 명령은 정언적인 것으로 어떠한 예외도 인정하지 않는 반면에 공리주의적 가언적 명령(조건 명령)은 먼저 가정에 대한 고려를 전제한다.
226 그의 정치적 프로그램은 공개되어 있는데, 그것은 공리주의적이며 "최대 다수의 지복"이란 기치를 내건 쾌락주의적 정치의 초석이 되고 있다.
231 그의 정치적 계획은 단순해 보인다. 요컨대 인간들에게 "평등하게 행복할 권리를" 주는 것이다.
234 "사람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 현재의 모습으로 되고 있는 것이다"라고 『인간론』은 단언한다. 엘베시우스의 인간학은 전면적으로 경험적인 것이다.
234 인간의 악함은 정부형태, 나쁜 교육, 잘못된 가르침의 문제이고, 어린이들의 올바른 양성에 실패한 탓이며, 사제들과 사제계층에 맡긴 어린 시절의 훈육이 잘못된 데서 비롯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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