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루이스 윌켄: 그리고 로마는 그들을 보았다

 

그리고 로마는 그들을 보았다 - 10점
로버트 루이스 윌켄 지음, 양세규 옮김/비아

감사의 글
2판 서문
들어가는 말

1. 플리니우스 – 통치자
2. 장례 상조 단체
3. 경건한 박해자들
4. 갈레노스 – 과학자
5. 켈소스 – 지식인
6. 포르퓌리오스 – 철학자
7. 율리아누스 – 개종자

나가며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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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이 책은 로마 세계의 눈으로 바라본, 다시 말해 로마인과 그리스인의 시각에서 바라본 그리스도교에 관한 이야기이다. 

15 2세기와 3세기는 '근심의 시대'가 아니었다. 신들은 항상 함께했다. 신들은 "인간의 꿈에 나타나 함께하고 그들의 뜻을 담은 말로써, 표지로써 인간의 길을 인도했다." 레인 폭스는 종교에 관한 사람들의 생각 자체보다는 지역 사당과 선전, 축제와 제사, 봉헌과 신탁에 주목했다. 이런 것들은 모두 시민적 지부심의 원천이었다. 나중에 가서야 그리스도교와 유대교의 영향으로 서구 사회에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종교적 헌신이나 (우리가 흔히 말하는) 신앙이란 내면의 문제라는 정신과 마음의 변화와 관련되어 있다는 식의 이해가 자리잡게 된다. 

16 그리스도교의 성공이 전통 종교의 결점 때문이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그리스도교와 고전문화의 연속성을 강조하는 해석에 그는 반대한다. 그리스도교는 무언가 새로운 것을 가져왔다. 그리고 이는 고대 사회에 이미 확립된 통념과 감수성에 불편하게 다가오는 것이었다. "그리스도교의 이상에는 다른 동기, 다른 핵심이 있었다." 

16 나의 주된 관심은 그리스도교가 뿌리내린 세계의 종교적 지평을 묘사하며, 그 세계가 그리스도교라는 새로운 종교의 모습과 시각을 어떤 방식으로 형성했는지 살펴보는 데 있었다. 이를 위해 당시 로마 세계의 문화적, 종교적 지평을 (발흥하던) 그리스도교의 문화적, 종교적 합의와 긴밀히 연결하고자 했다. 그리스도교가 지금 형태의 모습으로 발전한 것은 한편으로 켈소스와 포르퓌리오스, 율리아누스와 같은 비판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인들은 고대 세계의 전통을 과거의 학문적 유산으로만 접하지 않았다. 그리스와 로마의 지식인들이 제기한 가혹한 비판에 필사적으로 대으하며 그들은 이러한 유산과 만났다. 이 만남을 통해 그리스도인들은 자신이 믿는 내용에 관해 더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들이 없었더라면 그리스도교는 지적으로 더 빈약했을 것이다. 그리스도교의 하느님 이해에는 창조에 관한 새로운 시각, 즉 무로부터의 창조라는 개념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처음 간파한 인물은 의사이자 철학자였던 갈레노스였다. 

22 그리스도교 역사의 초창기를 이해하는 데 외부 저술가들의 시각이 값진 이유는 바로 이들이 그리스도교에 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 새로운 운동에 관해 논평할 근거로 삶을 만한 것이 없었다.  

28 이 책의 목적 가운데 하나는 고대 로마 세계를 초기 그리스도교 세계와 더 긴밀히 연결하는 것이다. 그리스도교에 관해 로마인들과 그리스인들이 남긴 언급들에 주목함으로써, 당대인들이 종교와 철학, 사회를 어떻게 이해하였는지 보이는 동시에 초기 그리스도교를 새롭게 조명하고자 한다. 고대 다신교 저자들이 그리스도교에서 발견한 특수성은 당시 그리스도교 문헌에서 찾을 수 없는 독특한 시각을 보여준다. 그리스도교 역사에 관심이 있는 독자는 이를 통해 초기 그리스도교를 새롭게 조망하고 그리스도교를 그 배경이 된 세계에 놓아볼 수 있을 것이다. 

28 호교론자들은 외부자들의 사고 구조 안에서 그리스도교의 가르침을 제시한 사람들이었다. 호교론자 대다수는 고대 다신교 배경에서 성장해 여러 계기를 통해 그리스도교로 개종한 사람들이었다. 

29 그리스도교와 고전 고대 지적 전통의 대화에서 출발한 물음 상당수가 그리스도교 서상사를 좌우했다. 어떤 주제들은 심지어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논의되고 있다. 신앙과 이성의 관계, 하느님과 세계의 관계, 무로부터의 창조, 그리스도교와 유대교의 관계, 예수의 위치, 하느님과 예수의 관계, 성서의 역사적 신뢰성, 그리스도교 신앙과 시민 종교, 역사를 통해 계시하는 하느님 등이 그러한 주제들에 속한다. 


366 비판은 언제나 뼈아프다.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이러한 비판자들을 '진리의 적'이라고 부르며 못마땅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비판은 필요했고, 결과적으로 유익했다. 그리스도교 사유는 이러한 대화를 통해 발전했다. 일례로 무로부터의 창조를 들 수 있다. 갈레노스는 최초로 성서의 하느님 이해가 그리스전통에서 발전한 창조 과정과 다른 관점에 있다는 사실을 파악한 인물이었다. 그리스도교 사상가들이 이 문제에 주목하기도 전에 그는 심오한 (그리고 그에게는 못마땅한) 사고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감지했다. 그리스도인들은 신이 자유롭고 초월적인 존재로, 의지로 물질을 만들어낸 신의 의도에 따라 형성했다고 믿었다. 그리스 전통과의 대화를 통해, 그리스도인들은 계시에 담긴 함의를 정교화하고 독자적인 형태의 교리를 구축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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