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담화冊談話 | 사통史通(21) ─ 史通, 內篇 - 敍事
- 강의노트/책담화冊談話 2021-25
- 2025. 4. 3.
강유원의 책담화冊談話(https://booklistalk.podbean.com)에서 제공하는 「사통史通」을 듣고 정리한다.
2025.03.29 δ. 사통史通(21)
텍스트: buymeacoffee.com/booklistalk/shitong-7
서사敍事 - 서사의 방법과 유의점
• 훌륭한 역사서 - "사실에 대한 서술을 으뜸가는 조건"으로 규정(서사위선敍事爲先)
무릇 훌륭한 국사國史란 서사가 정교해야 하는데, 서사가 정교하다는 것은 간략하면서도 핵심을 담아내는 것을 중시하는 것이니, 간략하다는 한마디가 담고 있는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부국사지미자夫國史之美者 이서사위공以敍事爲工 이서사지공자而敍事之工者 이간요위주以簡要爲主 간지시의簡之時義 대의재大矣哉)
서사敍事의 기본원칙基本原則
"서경이 최초로 나왔는데 가급적 기록되는 사실을 줄이는 데(과사寡事) 힘썼고, 춘추에 이르러서는 체재가 변하여 문장을 간략히 하는데(생문省文) 서술의 주안점을 두었다. 다른 양상 ... 문장이 간략하면서도 사실은 풍부한 것, 이것이 정말 훌륭한 역사서이다. (문약이사풍文約而事豊)"
• 경經과 사史의 분分
옛날 성인의 역사서: 서경書經, 요전堯典에서 춘추春秋까지.
양웅揚雄, "사실을 서술한 것이 서경보다 분명(clear & distinct)한 것이 없고, 이치를 서술한 것이 춘추보다 분명(clear & distinct)한 것이 없다." (설사자說事者 막변호서莫辨乎書 설리자設理者 막변호춘추莫辨乎春秋)
"서경이 고誥나 훈訓 같은 엄숙한 말로 심오한 취지를 보여주고(의복심오意複深奧 훈고성의訓誥成義), 춘추가 사실을 밝히면서도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는 방식을 취함으로써 은근하면서도 완벽한 문장을 이루었던 것은... (미현천유微顯闡幽 완이성장婉而成章) 기풍이나 방식은 다르지만 각각 나름의 탁월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수수도이철雖殊途異轍 역각유미언亦各有美焉)"
성인의 뒤를 이어,
사마천이 사기를, 반고가 한서를 편찬했는데, 이것은 성인의 저술에 버금가는 수준. 세간의 학자들이 모두 오경을 먼저 거론하고 다음으로 삼사三史를 말했으니, 경經과 사史라는 항목이 여기에서 나뉘기 시작했다.
"경經은 해와 같고, 사史는 별과 같은 것 ... 밝은 해가 빛을 내면 모든 별은 더 이상 빛을 내지 못한다. 해가 지는 저녁 무렵이 되면 별들이 찬연히 빛나기 시작한다." (경유일야經猶日也 사유성야史猶星也 부고일유경夫杲日流景 즉열성침요則列星寢耀 상유기석桑榆旣夕 이진상찬연而辰象粲然)
"그러나 특별한 이야기도 없는 시대, 진기한 일도 없는 세상, 영웅도 출현하지 않고 빼어난 현자도 태어나지 않아 늘 그게 그거고 평범하며, 그런대로 항상 다스려지는 세상을 맞아 사관들에게 우수한 역사 서술을 보여주고 숨겨진 재능을 펼치라고 독촉하는 것은 아마도 어려운 듯하다." (필시핍이문必時乏異聞 세무기사世無奇事 영웅불작英雄不作 현준불생賢儁不生 구구녹녹區區碌碌 억유향리抑惟恒理 이책사신현기양직지체而責史臣顯其良直之體 중기미완지재中其微婉之才 개역난의蓋亦難矣)
성인聖人
"예악의 실제를 아는 사람이 만들 수 있고, 예악의 조문을 아는 사람이 설명할 수 있다."(고지예악지정자故知禮樂之情者 능작能作 시예악지문자識禮樂之文者 능술能述) - 예기禮記, 악기果記
정현의 주, 作者之調理聖 述者之謂明 (만든다는 것은 성聖이며, 뜻을 푸는 것은 명明이다) - 음악의 창작능력은 성聖, 해석 능력은 명明
춘추의 기록은 은미하면서도 드러내고, 의미를 담고 있으면서도 흐릿하게 감추며, 완곡하면서도 조리가 있고, 곡진하면서도 번잡하지 않으며, 악을 징계하고 선을 권장하니, 성인이 아니라면 누가 편찬할 수 있겠는가? (춘추지칭春秋之稱 미이현微而顯 지이회志而晦 완이성장婉而成章 진이불오盡而不汙 징악이권선懲惡而勸善 비성인非聖人 수능수지誰能脩之) - 춘추좌씨전, 성공成公 14년
유지기의 《사통史通》, 서사敍事을 읽는다. 지금 두 번째 파트는 서사의 방법과 유의점을 다루고 있는데 이 부분은 분량이 꽤 많다. 역사가의 재능(재才) 그리고 공부(학學) 그리고 식견식識 그렇게 세 가지가 필요한데 그 중에 두 번째가 여기까지이다. 서사敍事는 아무래도 사실에 대한 서술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분량이 좀 많은데, 앞에 나온 얘기가 겹치기도 하고 일관성 있게 편집을 해낸 텍스트는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애초에 읽을 때도 그런 마음먹고 읽었다. 좋은 구절이 있으면 읽어보고 오늘날에도 글 쓰는 데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은 한번 체크해 보고 그런 마음으로 읽기 시작을 했다.
훌륭한 역사서란 "사실에 대한 서술을 으뜸가는 조건"으로 규정한다. 그러니까 서사위선敍事爲先, 사실에 대한 서술을 으뜸 가는 조건으로 규정을 하고, 조금 몇 장 넘겨가 보면 "훌륭한 국사國史란 서사가 정교해야 하는데"라고 했다. 정교하다 라고 번역을 해놓은 게 공工자이다. 그러면 이 공工이라는 건 무엇인가. 이간요위주以簡要爲主, "간략하면서도 핵심을 담아내는 것"이다. 간략하면서도 핵심을 담아내는 것은 사실 공부에 해당하는 게 아니라 식견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이사야 벌린이 ⟪카를 마르크스Karl Marx: His Life and Environment⟫을 쓰면서 서론에다가 딱 집어넣었다. 그런 것이 간요簡要한 것, 간략하면서도 핵심을 잡아내는 것이다. 그러려면 많은 자료를 읽고 그 자료들을 통해서 벌린의 책에 나오는 것처럼 일종의 중심 전제central hypothesis을 가져야 한다. 그렇게 중심되는 전제를 놓고 그 자료를 끼워 맞춘 다음에 전제를 확정해 내는 것이 바로 간요簡要를 만들어내는 방법인데 그게 참 쉽지 않다.
서사의 기본 원칙은 어디서 찾는가. 서경과 춘추를 드는데, 서경과 춘추는 말 그대로 경전의 차원으로까지 들어가는 것이니까, "서경이 최초로 나왔는데 가급적 기록되는 사실을 줄이는 데 힘썼고," 그러니까 이것저것 다 가져다가 쓸어 모아서 하는 것이 아니고, 과사寡事, 사실을 줄이는 데 힘썼고, "춘추에 이르러서는 체재가 변하여 문장을 간략히 하는데 서술의 주안점을 두었다." 춘추의 특징은 생문省文, 간략한 것 그리고 서경은 과사寡事, 사실을 줄이는 데 힘썼다. 그런데 또 다르게 보면 "문장이 간략하면서도 사실은 풍부한 것, 이것이 정말 훌륭한 역사서이다." 이건 어디다가 눈을 두어야 할지 알 수가 없는 그런 형국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문약이사풍文約而事豊, 간략하면서도 사실은 풍부한 것, 어쨌든 사실은 풍부해야 한다. 서경처럼 사실을 줄이는 데 힘쓸 건 없고, 사실은 풍부하되 그것을 중심이 되는 전제central hypothesis를 놓고 간요簡要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서사의 기본 원칙으로는 간요簡要에 있다고 생각된다.
유지기는 서경과 춘추를 놓고 이제 경經과 사史를 구별하는데, 사마천의 사기 정도만 되어도 대단한데 유지기는 그것은 사史이고, 옛날 성인의 역사서와 오늘날 쓰여지는 것과는 좀 다르다 해서 경과 사를 나누어서 본다. 옛날 성인의 역사서는 서경書經, 요전堯典에서 춘추春秋까지, 그래서 양웅揚雄이라고 하는 사람은 "사실을 서술한 것이 서경보다 분명한 것이 없고, 이치를 서술한 것이 춘추보다 분명한 것이 없다"고 말한다. 그런데 사실을 줄이는 데 힘썼다고 했는데, 분명하다는 것은 쓸데없는 것들은 적지 않았기 때문에 분명하다고 본다. 그런데 "춘추에 이르러서는 체제가 변해서 문장을 간략하게 했는데", 문장을 간략하게 하면서 이치를 분명하게 했다는 것이다. 설사자說事者 막변호서莫辨乎書 설리자設理者 막변호춘추莫辨乎春秋로 되어 있다. 여기서 변辨은 식별하다 할 때 변辨자인데, 번역자는 분명하다고 옮겼는데, 데카르트 할 때 많이 쓰는 말인 clear & distinct로 이해하는 것이 어떨까 한다. 명석 판명하다, 핵심만 추려내 가지고 드러내 보여주는 것, 그래서 다시 보면 간요簡要하다라는 것으로 연결이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
"서경이 고나 훈 같은 엄숙한 말로 심오한 취지를 보여주고", 의복심오意複深奧 훈고성의訓誥成義, 그다음에 "춘추가 사실을 밝히면서도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는 방식을 취함으로써 은근하면서도 완벽한 문장을 이루었던 것은 기풍이나 방식은 다르지만 각각 나름의 탁월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수수도이철雖殊途異轍 역각유미언亦各有美焉, 여기서 미美는 탁월성이라고 옮겨져 있다. 중국의 한자는 미美 하나 가지고도 온갖 것을 다 표현해내니까, 이 맥락에서 탁월성이라고 해야 되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사통을 읽으면서 유지기한테 배우는 게 아니라 번역자한테 배우게 된다.
그다음에 "성인의 뒤를 이어, 사마천이 사기를, 반고가 한서를 편찬했는 데, 이것은 성인의 저술에 버금가는 수준"이기는 하지만 여기서는 경과 사가 나뉘기 시작했다고 보는 것이다. 이제 그 표현을 이렇게 한다. "경經은 해와 같고, 사史는 별과 같은 것"이고 "밝은 해가 빛을 내면 모든 별은 더 이상 빛을 내지 못한다. 해가 지는 저녁 무렵이 되면 별들이 찬연히 빛나기 시작한다." 약간 은은하면서도 쓸쓸해 보이는 그런 문장이다. 경유일야經猶日也, 경經은 해와 같고, 사유성야史猶星也, 사史는 별과 같은 것, 그다음에 부고일유경夫杲日流景, 밝은 해가 빛을 내면, 즉열성침요則列星寢耀, 모든 별은 더 이상 빛을 내지 못한다, 빛을 잠재운다, 상유기석桑榆旣夕 이진상찬연而辰象粲然, 해가 지는 저녁 무렵이 되면 별들이 찬연히 빛나기 시작한다. 이 문장을 읽으면 자동적으로 헤겔 《법철학》 서문에 나오는 "미네르바의 올빼미는 어둑어둑한 황혼에야 비로소 날개를 편다"이 생각한다. 상유桑榆는 뽕나무와 느릅나무, 그러니까 저녁 해가 걸려 있는 나무, 노년이나 만년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진상辰象은 별자리, 모든 별이 찬연히 빛나기 시작한다. 이 문장 내용과는 무관해 보이긴 하는데 이 문장이 오늘 읽은 문장 중에 가장 좋았다. 밝은 해가 빛을 내면 모든 별은 더 이상 빛을 내지 못한다.
그러니까 이제 서경의 시대 그리고 춘추의 시대가 지나갔으니 지금은 지리멸렬한 시대이다. 유지기답지 않게 아주 굉장히 지리멸렬한 시대, "그러나 특별한 이야기도 없는 시대, 진기한 일도 없는 세상, 영웅도 출현하지 않고 빼어난 현자도 태어나지 않아 늘 그게 그거고 평범하며, 그런대로 항상 다스려지는 세상을 맞아 사관들에게 우수한 역사 서술을 보여주고 숨겨진 재능을 펼치라고 독촉하는 것은 아마도 어려운 듯하다." 자신이 살고 있는 당 나라 때의 세상이 그렇다는 얘기이다. 유지기의 책 전체를 보면 자신의 시대를 한탄하는 애상 어린 말들이 더러 있는데, 이것도 그 중에 하나인데 지금까지는 없던 것이다. 굉장히 날이 선 이야기를 하면서 사람들을 질타하고 그랬는데 이렇게 얘기한다. 필시핍이문必時乏異聞, 특별한 이야기도 결핍된 시대, 그다음에 세무기사世無奇事, 진기한 일도 없는 세상, 영웅불작英雄不作 현준불생賢儁不生, 영웅도 나타나지 않고 빼어난 현자도 태어나지 않는다. 구구녹녹區區碌碌, 녹녹지 않다고 할 때의 녹碌, 늘 그게 그거고 평범하며, 억유향리抑惟恒理, 그런 데로 항상 다스려지는, 이책사신현기양직지체而責史臣顯其良直之體 중기미완지재中其微婉之才, 사관들에게 우수한 역사 서술을 보여주고 숨겨진 재능을 펼치라고 독촉하는 것은, 개역난의蓋亦難矣, 아마도 어려울 듯하다. 한글로 번역된 부분만 읽어도 좋다.
그런데 앞서 성인이라고 하는데 성인이라는 말 유가에 많이 나온다. 성인은 도대체 어떤 사람인가를 규정해 놓은 걸 보니까 예기禮記, 악기果記에 보면 이렇게 표현되어 있다. 밑에 각주가 있다. "예악의 실제를 아는 사람이 만들 수 있고, 예악의 조문을 아는 사람이 설명할 수 있다." 재미있는 표현이다. 만들다 라고 하는 것은 doing, 그다음에 설명한다는 지식을, 그러니까 두 개가 상응한다는 것이다. 존재의 질서와 지식의 질서, 그런 생각이 얼핏 든다. 지예악지정자知禮樂之情者, 예약의 실체를 아는 자만이, 능작能作, 만들 수 있고, 시예악지문자識禮樂之文者, 예약의 조문으로 아는 사람이, 능술能述, 설명할 수 있다. 정현의 주를 따르면 "만든다는 것은 성聖이며, 뜻을 푸는 것은 명明이다" 그러면 성인은 만드는 사람이다.
그다음에 춘추의 기록은 유명한 말이다. 춘추좌씨전의 성공편에 "춘추의 기록은 은미하면서도 드러내고, 의미를 담고 있으면서도 흐릿하게 감추며, 완곡하면서도 조리가 있고, 곡진하면서도 번잡하지 않으며, 악을 징계하고 선을 권장하니, 성인이 아니라면 누가 편찬할 수 있겠는가?"라고 있다. 미이현微而顯 지이회志而晦, 의미를 담고 있으면서도 흐릿하게 감추며, 완이성장婉而成章, 완곡하면서도 조리가 있고, 진이불오盡而不汙, 곡진하면서도 번잡하지 않으며, 징악이권선懲惡而勸善, 악을 징계하고 선을 권장하니, 우리는 흔히 권선징악이라고 하는데, 좌씨전에서는 악이 먼저 나온다. 비성인非聖人 수능수지誰能脩之, 성인이 아니라면 누가 편찬할 수 있겠는가. 여기서도 성인이라고 하는 표현이 하나 나왔다. 결국 여기서 성인이라고 하는 사람은 능작能作, 만드는 사람이 성인이 아니겠는가 한다. 여기까지 한번 읽어보고 서사敍事는 분량이 많으니까 좀 몇 번 더 읽겠다.
'강의노트 > 책담화冊談話 2021-25'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담화冊談話 | 옥스퍼드 세계사 7-2 ─ 제2부 제4장. 농경 국가와 농경 도시의 절정 및 위기(1) (0) | 2025.04.02 |
---|---|
책담화冊談話 | 옥스퍼드 세계사 7-1 ─ 제2부 제4장. 농경 국가와 농경 도시의 절정 및 위기(1) (0) | 2025.04.02 |
책담화冊談話 | 사통史通(20) ─ 史通, 內篇 - 浮詞 (0) | 2025.04.02 |
책담화冊談話 | 사통史通(19) ─ 史通, 內篇 - 浮詞 (1) | 2025.04.02 |
책담화冊談話 | 사통史通(18) ─ 史通, 內篇 - 言語 (0) | 2025.03.18 |
책담화冊談話 | 옥스퍼드 세계사 6-2 ─ 제2부 제3장. 온난해지는 세계로 (0) | 2025.03.14 |
책담화冊談話 | 옥스퍼드 세계사 6-1 ─ 제2부 제3장. 온난해지는 세계로 (0) | 2025.03.14 |
책담화冊談話 | 옥스퍼드 세계사 5-2 ─ 제1부 제2장. 농업 이전의 예술과 사고(2) (0) | 2025.03.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