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원의 책담화冊談話(https://booklistalk.podbean.com)에서 제공하는 「옥스퍼드 세계사」를 듣고 정리한다.
2025.06.04 🎤 옥스퍼드 세계사 17-2
17강: 제4부 제9장. 근대 초 세계의 지성과 예술(1)
일시: 2025. 6. 04. 오후 7시 30분 - 9시 30분
장소: 수원시평생학습관
강의 안내: https://learning.suwon.go.kr/lmth/01_lecture01_view.asp?idx=4158
지금 우리가 읽는 이 시기가 한반도의 역사는 세계사에 그렇게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지 않기 때문에 그 안에 들어가지 않는다 하더라도 Early Modern이라는 시기와 그다음 시기를 잘 알아야 한다. 세계사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이다. "산업화 시대 이전만 해도 유럽은 그 과정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지 못했다"라고 했다. 그러니까 유럽은 산업화 시기를 거치면서, 그러니까 1750년에서 1870년 이 시기를 거치면서, 유럽은 이제 본격적으로 자기네가 세계를 주도하고 있다 라고 생각을 했다. 그다음 문장 "르네상스 시대부터 계몽주의 시대까지의 세계화는", 르네상스라고 하는 말과 계몽주의라고 하는 말이 있는데, 15세기부터 18세기까지 라는 얘기이겠다. 그러니까 르네상스와 계몽주의라는 말을 지나치게 과신하면 안된다. 오늘 처음 얘기했던 것처럼 역사용어로 많이 쓰면 안 되고 그냥 연대를 쓰면 된다. 중요한 말들이 있는데 "상이한 문화들", "여러 방향으로 느리게"이다. 이건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렇게 해서 산업화 시대에 만들어진 1750년에서 1870년의 문화, 이 문화라고 하는 것이 서양 근대 문화인데 이것은 그들의 독창적인 창업물이 아니다. 그 이전 시대에 "상이한 문화들이 서로 점차 서로를 알아가고 단속적으로 교류하는 가운데 여러 방향으로 느리게 진행"된 혼합물이다. 429페이지를 보면 "종교 혼합주의와 각양각색 결과"가 있다. 그 절에 들어 있는 내용은 우리가 오늘날 가톨릭 교회, 프로테스탄트 교회의, 종교의 아주 고유한 특징이라고 말하는 것들이 사실은 이 시기에 전 세계로 번져 나갔고, 각 지역에 있는 고유한 특성들과 결합해서 만들어진 결과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 시기에 "상이한 문화들이 서로 점차 서로를 알아가고 단속적으로 교류하는 가운데 여러 방향으로 느리게 진행된 것", 오늘날 우리가 그 지역만의 고유한 특색이다 라고 말하는 것들이 사실은 종교뿐만 아니라 모든 혼합주의적인 것의 산물이다.
문화라고 하는 것이 가지고 있는 아주 불변의 고유한 아이덴티티가 있다 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그것이 깨지기 시작한 게 이때부터이다. Early Modern에서 전 지구적으로 가지고 있는 Hybridity, 혼성성混成性, 문화의 혼성성이라고 하는 것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혼성성이라고 하는 것이 본격적으로 생겨난 시기가 바로 이때이다. 그다음 문장을 보면 "콜럼버스의 첫 대서양 횡단 항해를 예로 들어보자. 이 항해는 히브리어와 아랍어에 더해 어쩌면 아람어를 비롯한 다른 언어들까지 구사한 통역자 루이스 데 토레스가 동행했다. 우리는 가령 담배를 피우는 토착면을 보고 깜짝 놀란 토레스가 유럽과 아시아의 언어들로 질문하려고 부질없이 시도하는 장면을 상상해 볼 수 있다."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벌어지는 것이다. 그다음에 405페이지를 보면 "해전과 지상전에 관한 전통적인 서사에 '세계화 DNA'라고 부를 만한 것이 담겨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DNA는 새 새로 도착한 외부인과 기존 토착민 사이에 느리고 때로 고통스러웠지만 보통 평화롭게 형성된 문화적 관계를 통해 추적할 수 있다. 서로 딴판인 두 문화는 장기간의 수렴이라는 맥락에서 서로의 특징을 교환했고 몇몇 측면에서 갈수록 닮아갔다." 이 문장도 중요한 문장이다. "서로 딴판인 두 문화", "장기간의 수렴이라는 맥락" 그다음에 "서로의 특징을 교환", 이런 것들이 중요하다. 이런 것들을 다 묶어서 Hybridity의 성립 과정을 말하는 것이다. 이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문화적으로 유연한 사람들이고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사실은 그것을 해야만 정치적인 어떤 문화도 발전한다. hybridity, cultural mixture에 대해서 민감하게 생각하는 것이 21세기 2분기를 살아갈 사람의 중요한 심성 구조라고 생각한다.
그다음을 보면 "그 과정은 지구 환경의 변화라는 더 큰 과정의 일부였다. 분리된 대륙들이 주고받은 미생물과 동식물", 그러니까 심지어 문화만이 아니라 미생물과 동식물도 서로 주고받은, 이런 것을 다 묶어서 컴럼버스의 교환columbian exchange이라고 한다. hybridity, columbian exchange, 그다음에 Early Modern, Early Modern은 시대를 가리키는 말이고, 그때 일어난 모든 사태, 문화적인 교류, 우발적인 교류 그다음에 동식물 이런 것들을 다 columbian exchange라고 하고, 그것에 의해서 성립된 것이 hybridity라고 하는 것이다. 이 단어들을 연결해서 생각을 해 놔야 한다. 이 시기에 columbian exchange에 민감하게 반응해서, 그러니까 그것이 도덕적으로 옳다 그렇지 않다를 떠나서, columbian exchange에 민감하게 반응을 했던 결과가 말하자면 유럽의 역동성을 만든 것이다. 유럽은 민감하게 반응해서 역동성을 만들어냈고 그렇게 해서 부를 쌓았다. 그런데 한 번 이것이 성립된 다음에는 철옹성을 쌓아버렸다. 지금은 hybridity를 용납하지 않는다. 문화사를 공부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도덕적으로 선하다 악하다를 자꾸 따지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문화사를 공부하는 핵심은 hybridity이다.
그다음에 405페이지를 보면 "더욱이 이국적인 문물의 매력은 새롭거나 새로이 확대된 욕구와 소비, 중독의 습관을 낳았다. 예컨대 북경에서 저 멀리 멕시코의 도자기 모방자들, 보스턴의 다과회 참석자들, 암스테르담의 대황 재배자들에게로 중국 문물을 소비하는 습관이 퍼져 나갔다. 장애물은 언어였다." 그다음 문장은 네모를 쳐놓아야 한다. "어떤 공동체에서 초콜릿이나 커피, 차 ─ 또는 즐거움을 주는 기술, 구애 관행, 노동자용 저렴한 음식 ─ 가 사교 의례의 일부가 되고 나면 그 이전으로 돌아가기란 어려웠다." 이것은 훌륭하다 훌륭하지 않다의 문제가 아니라 몸에 배어버리는 습관이 되는 것이다.
406페이지를 보면 "근대 초 세계 전역에서 정신혁명이 일어난 이유는 전에 없던 광대한 소통의 공간 또는 무대에서 상호 이해의 얼개와 번역 규약이 출현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게 처음에 시작이 되면서 상호 이해의 얼개와 번역 규약이 출현한다. 컬럼버스의 교환이라고 하는 것은 미생물이라든가 이런 것도 있지만 문화의 교환도 있는 것이다. 그러면 혼성성이 생겨나는 과정에서 상호 이해의 얼개frame와 번역규약protocol, frame과 protocol이 생겨난다. 이런 것들이 생겨나게 되면 혼성성hybridity도 나름의 얼개frame와 규약protocol이 있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가 학문이라고 하는 것도, 학문이라고 하는 것은 얼개와 규약을 가지고 하는 것인데, 여기서 서양 학문이 우위에 있다, 더 중요한 것이다 라고 하는 것은 사실은 그 문화가 가지고 있는 어떤 우월함이라든가 질적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인 권력의 문제라는 뜻이다.
"세계화의 가장 오래된 형태는 문화 세계화이다. 문화 세계화는 다른 모든 형태━경제·기술·과학·생태 세계화━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과거에 선호했던 세계사 서사, 즉 유럽을 나머지 세계에 투영해온 과정으로서의 서사━섭리적·선형적·진보적 서사━의 제약을 넘어서고자 한다면 이런 사실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그런 서사는 14세기부터 19세기까지 전개된 사태를 마치 생존에 적합한 우월한 문명이 야만을 상대로, 또는 선택받은 '인류'━또는 인류의 일부━가 야만인을 상대로 목적론적 승리를 거두는 진화적 에피소드였던 것처럼 묘사한다. 그렇지만 당시 사람들이 스스로 문명으로 규정한 '중심들'은 그들이 정복하거나 착취할 수 있는 열등한 곳으로 치부한 '주변부들'과 마찬가지로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이 문단은 '초기 근대Early Modern'를 설명하는 역사 서사narrative이다. 세계화는 다른 모든 형태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경제·기술·과학·생태 세계화 이전에 일단 문화 세계화가 있다. 문화 세계화라고 하는 것은 frame과 하고 protocol이 일단 세계화되는 것이다. columbian exchange의 1번이 문화 세계화이다. 그다음에 경제·기술·과학·생태 세계화가 일어나는 것인데, "유럽을 나머지 세계에 투영해온 과정으로서의 서사의 제약을 넘어서고자 한다면", "즉 유럽을 나머지 세계에 투영해온 과정으로서의 서사", 이게 바로 유럽 중심적 역사 서사이다. 왜 유럽이 세계를 지배하는가, Why Europe narrative라고 한다. 왜 유럽이 잘났는가, 이게 윌리엄 맥닐 같은 사람들이 이 서사를 쓰는 것이다. 옛날에 배우던 역사 책들은 Why Europe narrative를 가지고 쓰였다. Why Europe narrative는 "섭리적·선형적·진보적 서사"이다. 신의 섭리가 우리 유럽인들에게 세계를 지배할 운명을 주셨고, 그 운명을 받아들여서 신의 뜻대로 할 뿐이고, 그것을 되돌아가지 않고 선형적이니까 쭉 나아가고, 우리가 하라는 대로 하면 니들은 발전해라고 하는 것이다. 이 서사의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이제 제국주의 논리이다. 그래서 "그런 서사는 14세기부터 19세기까지", 즉 Early Modern인데, 이 Early Modern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에 대해서 가장 유력한, 지금까지 모든 세계사를 지배해 온 서사가 바로 Why Europe narrative이다. "14세기부터 19세기까지 전개된 사태를 마치 생존에 적합한 우월한 문명이 야만을 상대로, 또는 선택받은 '인류'━또는 인류의 일부━가 야만인을 상대로 목적론적 승리를 거두는 진화적 에피소드였던 것처럼 묘사한다." 목적론적 승리라고 하는 것의 목적론이라는 말은 섭리와 연결되어 있는 말이다. 신이 너희들에게 세계를 정복할 사명을 주었으니 너희들이 야만인들을 다 정복해서 하느님을 믿게 하고 문명인을 만들어야 한다. 그 목적이 너희에게 사명으로서 부여되어 있다. 우리나라에 왔던 선교사들이다. 그래서 이때 문명, 반半문명, 그다음에 미개라고 하는 삼분법이 등장한다. 이게 바로 Early Modern 시기에 형성된 서사이고, 이 Early Modern 시기에 형성되어서, 1750년에서 1870년 Modern 시기로 들어오면 이때 제국주의가 펼쳐져서 1870년에 서양이 동양을 침탈하기 시작한다. "목적론적 승리를 거두는 진화적 에피소드"를 다윈의 진화론으로 생각하면 안 되고, 사회진화론Social Darwinism적 에피소드라고 이해를 하면 된다. 이 문단이 문장은 몇 개 안 되는데, Early Modern과 Modern을 연결시키는 중요한 역사 내러티브를 가지고 있고, 이 생각을 버리지 못하면 식민지 근대화론자가 되는 것이다.
'강의노트 > 책담화冊談話 2021-25'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담화冊談話 | 사통史通(31) ─ 史通, 內篇 - 模擬 (1) | 2025.06.15 |
---|---|
책담화冊談話 | 옥스퍼드 세계사 18-2 ─ 제4부 제9장. 근대 초 세계의 지성과 예술(2) (1) | 2025.06.15 |
책담화冊談話 | 옥스퍼드 세계사 18-1 ─ 제4부 제9장. 근대 초 세계의 지성과 예술(2) (1) | 2025.06.15 |
책담화冊談話 | 사통史通(30) ─ 史通, 內篇 - 模擬 (2) | 2025.06.10 |
책담화冊談話 | 옥스퍼드 세계사 17-1 ─ 제4부 제9장. 근대 초 세계의 지성과 예술(1) (0) | 2025.06.06 |
책담화冊談話 | 사통史通(29) ─ 史通, 內篇 - 探賾 (0) | 2025.06.02 |
책담화冊談話 | 옥스퍼드 세계사 16-2 ─ 제4부 제8장. 경제적·생태적 조우(2) (3) | 2025.06.01 |
책담화冊談話 | 옥스퍼드 세계사 16-1 ─ 제4부 제8장. 경제적·생태적 조우(2) (2) | 2025.06.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