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담화冊談話 | 중국사학명저中國史學名著(4) ─ 春秋
- 강의노트/책담화冊談話 2021-25
- 2025. 8. 4.
강유원의 책담화冊談話(https://booklistalk.podbean.com)에서 제공하는 「중국사학명저中國史學名著」을 듣고 정리한다.
2025.08.02 δ. 중국사학명저中國史學名著(4) ─ 春秋
첸무, ⟪중국사학명저강의⟫(錢穆, 中國史學名著)
텍스트: buymeacoffee.com/booklistalk/ChienMu-03
─ 주공周公. "세상에 이름을 날린 사람" (명세자名世者) : 세상에 이름을 날린 사람, 시대를 대표하는 사람. 그 시대의 정신을 대표하고 시대의 개성을 대표. 서주西周 시대부터 춘추말기春秋末期에 공자가 출현하기까지 주공은 그 시대를 대표. ➞ 공자가 주공의 정신을 이어받았다 라고 하는 것의 의미
─ 춘추春秋의 기본 사항
• 편년체編年體 사서史書. 노나라 은공魯隱公 원년(722) ─ 애공哀公 14년 또는 16년(481-479) [242-244년간]
• '춘추春秋' 1년 중(춘하추동春夏秋冬) 봄과 가을을 제목으로 하여 한 해를 표현
• 공자 이전에 이미 '춘추春秋'가 있었다
"한기가 노나라에 초빙이 되어 역상과 춘추를 보고 이르기를 "주나라의 예가 모두 노나라에 있다"고 하였다. (한기빙노韓起聘魯 견역상여춘추見易象與春秋 왈曰: 주예진재노의周禮盡在魯矣)
"진의 승과 초의 도올, 노의 춘추는 모두 하나이다." (진지승晉之 초지도궐乘楚之檮杌 노지춘추魯之春秋 일야一也)
노나라의 춘추가 주 왕실이 규정한 바에 가장 가까웠기 때문에 한기는 이를 보고 '주예周禮가 노나라에 있다'고 말한 것이다.
─ 시詩, 서書, 춘추春秋: 역사서에 해당하는 것들
"왕자의 자취가 사라지고 나서 시가 없어졌고, 시가 없어지고 난 뒤 춘추가 지어졌다" (왕자지적식이시망王者之跡熄而詩亡 시망연후춘추작詩亡然後春秋作)
시詩애도 역사적 사실이 기록되었다. 시경詩經 대아大雅편은 후직后稷이나 공유公劉 등의 역사적 사실을 노래하고 있다.
서주서西周書에는 공문서[당안檔案]과 일반 문건이 있을 뿐이나 대아大雅에는 서주 개국 전후의 생생한 모습이 담겨있다.
주周의 천자가 문왕에게 제사를 지낼 때 시를 읊고 춤을 추었다. 이때 문왕의 역사적 공적을 노래함으로써[아송雅頌] 정치를 드러내었다. 예禮와 악樂에도 역사가 담겨있다.
왕자의 자취가 없어지자 조공이 사라지고 제사가 없어지면서 송頌, 예禮, 악樂이 없어졌다. 평왕平王이 낙양으로 수도를 옮긴 후일 것이다. (동주周書 시대)
"시가 없어지고 난 뒤 춘추가 지어졌다"
춘추는 정식사서, 주나라 왕실은 각 제후국으로 사관을 파견, 사관들은 각 제후국에서 발생한 사건을 왕실에 보고.
'부고赴告'[나아가다 부임赴任 /알리다, 부고訃告] ─ 노魯에서는 이 제도를 유지하고 있었고 공자는 이 자료에 근거하여 춘추를 편찬
─ 공자의 춘추春秋 편찬
• "기록할 것은 기록하고 삭제할 것은 삭제했다. 때문에 자유와 자하 같이 문학에 뛰어난 사람이라 할지라도 한 마디 덧붙일 수 없을 것이다." (필즉필삭즉삭筆則筆削則削, 유하지도불능찬일사游夏之徒不能贊一辭)
• 사관을 파견한 것은 주의 제도, 공자가 편찬한 춘추春秋는 개인 저술. 관사官史에서 사사私史로의 전환을 이루어 냄. 제후들의 패권쟁탈흥망사에 대한 엄정한 평가.
• "춘추는 천자의 일을 다룬 것이다. 나를 이해하는 것도 오직 춘추일 것이고 나를 벌하는 것도 춘추일 것이다."(춘추春秋 천하지사야天下之事也 지아자知我者 기유춘추호其惟春秋乎 죄아자罪我者 기유춘추호其惟春秋乎)
전목錢穆 선생의 사학명저강의史學名著講義, 오늘은 춘추春秋에 관한 부분을 읽어보겠다. 춘추春秋는 중국의 대표적인 역사책이다. 지난번에 읽었던 상서尙書, 서경書經은 역사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중국사에 대한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춘추가 역사책이라고 하는 것, 춘추, 사기, 자치통감 등은 역사책이라는 얘기를 들어봤을 것이다. 특히 춘추春秋는 역사책의 대표적인, 춘추라는 것은 공자가 편찬한 역사책이지만 동시에 역사책의 대명사로서, 그러니까 고유명사이면서 동시에 역사책을 가리키는 일종의 은유로 많이 쓰인다. 그런 점에서는 춘추가 중요한 책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전목 선생은 춘추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 약 20페이지 정도에 걸쳐서 설명을 한다. 공부를 할 때는 전목 선생의 사학명저강의 책 하나를 일단 바짝 읽는 것, 춘추가 쓰여진 어떤 상세한 맥락들은 나중에 보기로 한다. 전목 선생의 이 책은 1973년에 나온 것이기 때문에 오래전에 나왔다. 그래서 이런저런 얘기들이 많으니까 보충해서 읽어야 되지 않는가 할 수도 있는데, 다른 책들을 참조하고 보충해서 읽다 보면 밑도 끝도 없다. 이럴 때는 기본이 되는 표준도서 하나를 먼저 완결해서 읽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이다.
춘추에 대한 설명을 들어가기에 앞서서 전목 선생이 주공周公에 대한 얘기를 한다. 그 부분을 보면 『맹자』에 보면 주공은 명세자名世者, "세상에 이름을 날린 사람"이라고 쓰여 있다고 한다. 다시 말해서 시대를 대표하는 사람이고, 시대를 대표하는 사람이라고 하면 그 시대의 정신을 대표하고 시대의 개성을 대표하는 사람이다는 뜻이겠다. 그래서 서주西周 시대부터 이제 춘추말기春秋末期에 공자가 출현했는데, 춘추 시대는 그때도 주나라인 동주東周이다, 공자가 출현하기까지 주공은 그 시대의 대표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대체로 공자가 주공의 정신을 이어받았다라고 하는 말이 널리 통용되고 있다. 그러면 도대체 그게 어떤 의미인가. 중국 역사를 잠깐 보면, 주공이 문왕과 무왕에 이어서 성왕이 주나라의 왕이 되었는데, 주공이 말하자면 섭정을 했다는 얘기가 된다. 성왕이 나이가 어렸다는 얘기가 있다고 지난번에 그 얘기를 했다. 그러면서 주공은 봉건 제도를 완비했다는 얘기를 한다. 그런데 주공이 노나라의 말하자면 제후가 된다. 그리고 공자는 노나라 사람이다. 공자는 노나라 사람이니까 주공의 정신을 이어받았겠구나 이렇게 생각하기가 쉬운데, 사실은 주나라의 앞선 나라가 상나라인데, 상나라 귀족들을 이리저리, 말하자면 중국 전역으로 흩어지게 한다. 그래서 상나라 귀족들이 많이 간 나라가 송나라이다. 공자는 조상이 송나라 군주의 가족에서 나왔으니까 사실 공자는 종족으로 따지면 나라 상나라의 후예이다. 그러니까 상나라 후예인데 주나라 족속인 주공을 이어받았다는 얘기가 된다. 요즘에 나온 중국의 역사책들을 보면 공자는 자기의 조상은 아니지만 주공이 만들어 놓은 중국 역사의 시대 정신을 이어받아서 그것을 바로 중국 역사의 정신으로 만들었다고 얘기한다. 상나라가 어떤 나라였는가는 지난번에 얘기한 리펑의 《중국 고대사》를 보면 나오는데, 상나라의 문화의 대표적인 것 중에 하나가 인신공양 제사를 지냈다 하는 게 있다. 그런데 주공은 바로 그것을 폐기하고 이른바 인문주의를 세운 그런 사람으로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리고 그게 바로 주공의 정신이고, 그 정신을 공자가 이어받았다 하는 그런 것들이 사상사에서 드러나 보인다. 그리고 상나라(은나라)에서 주나라로 넘어가는 것을 대개 은주 혁명 또는 상주 혁명이라고 말하는데, 그런 것에 대해서는 역사책이 몇 개 있는데 기회가 되면 소개를 하려고 한다. 최근에도 출간된 것들이 있고 상당히 재미있는 부분들이 있다. 사상사 공부를 하는데 꼭 필요한 그런 것들이 있다.
말이 나온 김에 공자에 대한 얘기들이 이렇게 저렇게 있는데 하나를 얘기를 해 보면 공자는 동이족이었다는 얘기가 있다. 동이라는 말은 고유명사가 아니다. 중국의 중원을 중심으로 해서 동쪽에 있는 다른 종족을 가리킬 때 동이東夷라고 부른다. 그러니까 동이라고 하는 것은 상대적인 개념이다. 그러니까 주나라 때는 주나라의 수도를 중심으로 해서 산둥반도가 동쪽이고 그래서 거기를 동이족이라고 불렀다. 노나라나 제나라나 이런 데가 동쪽이니까 공자는 동이東夷 사람이다. 북쪽에 있으면 북적北狄, 북쪽 그다음에 서쪽에 있으면 서융西戎, 남쪽에 있으면 남만南蠻이라고 했다. 삼국지三國志 위지魏志 동이전東夷傳이라고 할 때 위나라의 동쪽이 동이東夷이다. 그러니까 뚜렷하게 기억해 두어야 하는 것은 동이東夷라고 하는 것은 고유명사가 아니라 그냥 동쪽에 있는 야만족을 가리킨다. 그런데 그 야만족이라고 하는 것도 중국 문화와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으면 야만족이라고 불렀다는 것을 기억해 두면 되겠다. 전목 선생의 사학명저강의, 즉 강의인데 우리가 지금 공부를 하는 데도 좀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이 부분을 읽어보면 "여러분들은 자신이 사상사를 배우지 않기 때문에 이들 문제가 나와 상관없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나의 강의제목이 역대사학명저이기 때문에 단지 사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와서 듣고 있고, 중문과와 철학과 학생들은 수강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중문과는 대만에서 이것을 하니까 국문과이겠고, 철학과 학생들은 이 강의를 안 듣는다는 얘기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렇다. 서양철학을 전공하는 사람들은 서양사를 공부하지 않는다. "학문이라는 큰 범위 안에 문이나 담장을 첩첩 쌓아았놓지만, 그 바깥에는 스스로의 세상이 있으니 우리들의 흥미와 이상과 포부 등을 작은 울타리 안에 가두어 놓고 죽여서는 안 된다. 혹 나의 이 같은 이야기가 여러분들이 다른 길을 열고 울타리를 벗어나 더 넓은 학문 세계로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춘추의 기본 사항을 보면 편년체編年體 사서史書이다. 《사통》을 할 때도 나왔는데, 편년체는 연대 순으로 쭉 적어놓은 것이다. 노나라 은공魯隱公 원년 서기전 722년부터 애공哀公 14년 또는 16년까지, 그러니까 481년이나 471년이겠다. 다 합하면 200여 년간의 역사를 연대순으로 기록한 것이다. 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는 기전체紀傳體 역사서이다. 본기本紀가 있고 열전列傳이 있고 표表가 있고, 서書, 세가世家, 그래서 본기本紀의 기紀와 열전列傳의 전傳을 묶어서 기전체紀傳體, 그다음에 기사본말체紀事本末體라는 게 있는데, 사건의 본말, 원인과 결과를 쭉 따라가면서 서술하는 것이다. 그다음에 강목체綱目體라는 것도 있다. 일단 여기서 편년체編年體 사서史書라는 것, 그리고 편년체로 쓰였기 때문에 책 제목이 춘추春秋이다. 1년 중 춘하추동春夏秋冬 가운데 춘春과 추秋를 따서 제목으로 해서 춘추春秋, 그러면 1년을 가리키는 말로 표현한다. 그런데 공자가 춘추春秋라고 하는 이 제목을 지은 것도 아니고 편년체를 창안한 것도 아니다. 공자 이전에 이미 춘추가 있었다고 한다. 이를 어떻게 알 수 있느냐 하면 좌구명左丘明이 쓴 게 좌전左傳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한기韓起라는 사람이 있는데, 한기가 노나라에 초빙이 되어 보니까 역상과 춘추를 보았다. 그래서 말하기를 "주나라의 예가 모두 노나라에 있다"(한기빙노韓起聘魯 견역상여춘추見易象與春秋 왈曰 : 주예진재노의周禮盡在魯矣)라고 말을 했다고 한다. 진盡은 모두라는 뜻으로, 유지기의 사통史通을 할 때도 진盡자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에 대해 얘기한 바 있다. 그리고 맹자에 보면 "진의 승과 초의 도올, 노의 춘추는 모두 하나이다."(진지승晉之 초지도궐乘楚之檮杌 노지춘추魯之春秋 일야一也) 모두 하나다 라는 건 모두 역사책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이렇게 보니까 노나라의 춘추가 주 왕실이 규정한 바에 가장 가까웠기 때문에 한기가 이를 보고 주례가 노나라에 있다 라고 얘기를 했다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맹자에 보면 "왕자의 자취가 사라지고 나서 시가 없어졌고, 시가 없어지고 난 뒤 춘추가 지어졌다"(왕자지적식이시망王者之跡熄而詩亡 시망연후춘추작詩亡然後春秋作)라는 말이 있는데, 이걸 보면 시경, 서경, 춘추 이런 것들이 다 역사서에 해당한다는 얘기이다. 왕자의 자취가 사라지고 나서, 왕자라는 것은 주나라 천자를 가리키는 말이고, 서주(西周의 평왕平王이 수도를 동주東周로 옮긴 것이 왕자의 자취가 사라진 것을 가리킨다. 그러면서 시가 없어졌다는 것은 시경이라고 하는 것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그게 역사서가 없어졌다는 의미도 된다는 얘기이다. 왜 그러는가. 예를 들어서 시경詩經 대화편의 후직后稷이나 공유公劉 등의 또는 문왕의 역사적 사실을 노래하고 있는 것이다. 전목 선생에 따르면 서주서는 공문서[당안檔案]과 일반 문건이 있을 뿐인데, 시경詩經 대아大雅편에는 서주 개국 전후의 생생한 모습이 담겨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서 주의 천자가 제사를 지낸다. 자기네 개국 왕이라고 할 수 있는 문왕이다. 그러면 문왕에게 제사를 지내면 제후들이 와서 제사를 지내는데 이제 쭉 줄을 서 있을 것이다. 그러면 문왕은 이렇게 하셨네 하고 역사적 공적을 노래할 것이다. 그게 바로 아송雅頌인데, 그 역사적 공적을 얘기하면서 문왕은 이렇게 했다, 저런 일도 했다 하는 것이니, 아주 자연스럽게 아송雅頌이라고 하는 것 안에 문왕의 정치적인 행위들이 담긴다. 그러면 공문서만이 아니라 구체적인 행위들이 담기기 때문에 당연히 시경도 역사서의 역할을 하게 된다. 문왕의 역사적 공적을 노래하는 제사를 지냈다는 것, 그런데 천자가 제사를 그만 지내게 되니까 왕자의 자취가 사라진다는 말이 된다. 조공도 사라지고 그다음에 제사가 없어면서 송頌이라든가 예禮라든가 악樂도 없어졌다고 보겠다. 그것은 바로 이제 동주 시대인, 평왕이 동쪽의 낙양으로 수도를 옮긴 다음이다. 그런데 이제 시가 없어지고 난 뒤 춘추가 지어졌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춘추는 노나라 왕실의 공식 사서, 정식 역사책이다. 주나라 왕실에서는 각 제후국으로 사관을 파견하고 그 사관들이 각 제후국에서 발생한 사건을 왕실에 보고했다. 그게 바로 부고赴告이다. 우리 일반적으로 누가 돌아가셨으면 그것을 알리는 걸 부고訃告라고 하는데, 알린다라는 뜻이 있고, 또는 부赴 자라는 단어에는 나아간다라는 뜻도 있다. 어떤 임무를 맡아 나아간다고 할 때 부임赴任한다라는 말을 쓴다. 그러니까 부라는 단어가 알리다라는 뜻도 되고 나아간다라는 뜻도 된다. 제후국인 노나라에서는 부고 제도를 유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춘추라고 하는 이름을 가지고 이 부고들을 기록해 두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까 공자는 이것을 가지고 춘추를 편찬했던 것이다. 그러니까 춘추는 아주 처음부터 끝까지 공자의 창안물은 아니다. 그렇다면 무엇인가. 여기서부터 이제 공자의 춘추 편찬의 방식이 나온 것이다. 공자가 노나라의 기록, 나라의 공식 역사를 본 것이다. 그걸 보고 나서 이를테면 공자는 필삭筆削을 한 것이다. 기록할 것은 기록하고 삭제할 것은 삭제했다는 말이다. 필즉필삭즉삭筆則筆削則削, 유하지도불능찬일사游夏之徒不能贊一辭. 그러니까 이것은 "자유와 자하 같이 문학에 뛰어난 사람이라 할지라도", 공자의 제자들로 유하지도游夏之徒는 문장력이 뛰어난 사람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이다. 불능찬일사不能贊一辭, 왜 한마디도 덧붙일 수 없는가. 공자가 거기다가 의미를 부여했기 때문에 올바름을 부여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사관을 파견해서 뭔가를 기록한 것, 즉 부고赴告를 만들어서 춘추로 집약한 것은 주나라의 제도이다. 그런데 공자가 편찬한 춘추는 개인 저술이다. 그 기록을 놓고 말하자면 사적인 역사로 변찬시킨 것이다. 공자가 그것을 옮기면서 그냥 마음에 드는 것만 고른 것이 아니라 올바름에 근거를 두고 기록할 것은 기록하고 삭제할 것은 삭제했다는 말이다. 그러니까 "그 문장은 곧 사관들이 기록한 것이고", 이게 부고赴告이다, "거기에 기록되어 있는 것은 주로 제 환공이나 진 문공에 관한 사실이다. 공자께서 그 의리는 내가 외람되게 취한 것이다"라고 하였다. 기문즉사其文則史 기사즉제환진문其事則齊桓晉文 기의즉구절취지의其義則丘竊取之矣. 공자가 한 것이니까 외람되게라고 번역을 한 것이다.
그러면 이렇게 함으로써 춘추라고 하는 것은 원래 있던 것이고, 관청의 공식 기록으로 있던 것을 공자가 필삭을 한 것이다. 기록할 것은 기록하고 삭제할 것은 삭제해서 의를 덧붙여서 관사官史에서 사사私史로의 전환을 이루었다. 이렇게 함으로써 이제 한 나라의 공식적인 기록을 제후들의 패권쟁탈 흥망사에 대한 엄정한 평가로 바꾸었다는 말이다. 공자는 자기가 엄정한 평가를 내렸으니까 굉장히 자부심이 넘쳤을 것이고, 그래서 이렇게 말한 것이다. "춘추는 천자의 일을 다룬 것이다. 나를 이해하는 것도 오직 춘추일 것이고 나를 벌하는 것도 춘추일 것이다."(춘추春秋 천하지사야天下之事也 지아자知我者 기유춘추호其惟春秋乎 죄아자罪我者 기유춘추호其惟春秋乎) 이게 공자의 아주 중요한 의미라고 볼 수 있겠다.
다음번에는 춘추의 구체적인 내용을 한번 살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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