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조구치 유조, 마루야마 마쓰유키, 이케다 도모히사: 중국사상문화사전

 

중국사상문화사전 중국사상문화사전 - 10점
미조구치 유조,마루야마 마쓰유키,이케다 도모히사 (엮은이),김석근,박규태,김용천 (옮긴이)책과함께

1부 우주宇宙·인륜人倫
천天 | 도道 | 기氣 | 리理 | 자연自然 | 무無 | 물物 | 명命 | 성性 | 심心 | 욕欲 | 성 인聖人 | 인仁 | 의義 | 리利 | 충忠·효孝 | 체용體用 | 정좌靜坐

2부 정치政治·사회社會
천하天下 | 국가國家 | 화이華夷 | 혁명革命 | 재이災異 | 봉건封建·군현郡縣 | 정전井田 | 종법宗法 | 여자女子 | 사社 | 군신君臣 | 사대부士大夫 | 민民 | 예禮 | 법法 | 명분名分 | 공사公私

3부 종교宗敎·민속民俗
귀신鬼神 | 제사祭祀 | 유교儒敎 | 도교道敎 | 불교佛敎 | 민간종교民間宗敎

4부 학문學問
지知 | 경학經學 | 사학史學 | 제자학諸子學 | 목록학目錄學 | 소학小學 | 금문今文·고문古文 | 현학玄學 | 주자학朱子學 | 양명학陽明學 | 경세치용의 학經世致用之學 | 고거학考據學 | 서학西學 | 학교學校·서원書院 | 선거選擧

5부 예술藝術
시詩 | 문文 | 악樂 | 서화書畵 | 소설小說

6부 과학科學
음양陰陽·오행五行 | 술수術數 | 천문天文·역법曆法 | 지리地理·풍수風水 | 의약醫藥


천天
인간이 거주하는 지상을 뒤덮고 있는, 일월성신이 빛나는 광대한 공간 또 그 공간에 대한 인간의 종교적 감정이나 철학적 사유 혹은 과학적 인식 등에서 유래하는 관념을 표시한다. '천'이라는 용어는 선진 시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중국 사상사의 전 시대를 통해서 그리고 전 영역에서 거의 시종일관 가장 중요한 키워드 가운데 하나였다. 따라서 천이라는 개념 안에는 중국 사상사의 진수가 응축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道
사람이 통행하는 길이 도의 본래 뜻이지만, 나중에는 인간이나 사물이 반드시 그곳을 지나는 도리· 법칙·규범이라는 의미로 폭넓게 바뀐다. 전국시대에 우주의 이법을 발견하면서부터 천도가, 또 인간의 규범을 탐구하면서부터 인도가 의식되었고 나아가 도가의 사상가들이 천지만물의 존재 근거라는 철학적 개념으로 도라는 용어를 사용한 뒤부터 우주·자연·만물의 보편적 규율이나 근원적 진리로 그리고 사회·정치·도덕의 당위나 규범으로 높은 지위를 부여받게 되었다. 더욱이 종교(도교·중국 불교)나 문학·예술 등의 여러 방면에 이르기까지 도는 줄곧 중국 문화의 중요한 개념이었다. 

기氣
기는 일반적으로 에너지를 갖는 유동체로 상황에 대응하여 운동하고 모종의 작용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천신 ·지기 ·인귀 등 정령이 발하는 기체의 흐름이 기의 원형일 것으로 생각되는데 그것이 확대되어 우리의 눈으로는 볼 수 없는 어떤 작용, 그 작용을 일으키는 힘 그러한 힘을 갖는 것 그리고 우리의 눈으로는 볼 수 없는 것을 통해서 표현되는 가시적인 현상 등이 기로 인식되었다. 인간을 포함한 자연계 전반의 기능과 구조를 설명하기 위해 이용되었고 전국시대 말기 이후 성행한 생성론과 존재론에서 중요한 개념이 되었다. 

이理
청대의 단옥재는 이理라는 단어를 "쪼개 나눈다는 뜻이다. 옥玉은 극히 견고하지만 그 결을 따라 가공하면 기물을 만드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설명한다(『설문해자주』 고대에 이理는 '조리', '무늬'를 본뜻으로 하는 명사이자 동시에 '조리 있게 하다', '다스리다'라는 뜻의 동사로 사용되는 예가 많았다. 명사로 사용될 때는 개개의 상황에서 감득할 수 있는 조리나 도리의 의미가 기본이 된다. 요컨대 일정한 상황에서는 반드시 그렇게 된다는 것을 표명할 때에 이가 사용된 것이다. 그 때문에 이는 사상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사용될 수 있는 용어이며, 사실 일상어 가운데에는 이의 용어를 결합한 표현이 적지 않다. 아마도 사상 용어로서 이의 특색은 구체적 현상에 입각하고 있다는 점과 일상성을 내포할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또한 이에는 '본래 마땅히 이래야 할 것'과 '현실은 이렇게 되는 것'이라는 두 가지 의미가 있는데, 사상적 주장에서는 전자가 중심이다. 위진 시대의 현학, 특히 불교나 근세 유교에서는 개개의 이를 통괄하는 보편성의 의미로까지 논의되고 있다. 이들 사상에서 일상적인 개별적 사상을 통해 나타나는 보편성을 말할 때, 이 용어는 특히 효과적이었다. 

자연自然
만물과 인간의 본질적인 양태, 존재 양식, 운동 형태를 나타내는 말. 스스로 혹은 저절로(타자의 힘을 빌리지 않고 자기 속에 내재하는 활동에 의해)라는 뜻이다. 전국시대 말기도가 사상가들이 철학적인 존재론과 대치시켜 사용하기 시작한 뒤로 특히 육조시대의 현학에서 많이 사용되면서 중국 사상사에 정착되었으며 그 후 점차 학파를 불문하고 널리 쓰이게 되었다. 
자연은 원래 문법상으로는 태연이라든가 막연이라는 말과 마찬가지 부사로서 만물과 백성의 양태를 형용하는 말이었으며 실체로서의 자연rature을 의미하는 명사는 아니었다. 자연의 자는 후한 시대 허신의 『설문해자』에서 그 어원으로 제시된 비라는 글자에서 파생된 말로 '자기 자신'(己)을 의미한다. 「노자」를 보면 이런 자연의 옛 용례가 나오는데, 거기서 성인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내가 억지로 일을 하지 않으므로 백성이 저절로 바뀌고, 내가 고요를 좋아하므로 백성이 저절로 바르게 되고, 내가 일을 꾸미지 않으므로 백성이 저절로 부하게 되고, 내가 욕심을 내지 않으므로 백성이 저절로 소박해진다."(57장) 이처럼 스스로 변화하고 저절로 올바르게 되는 것을 총괄하는 추상어가 바로 자연이다. 
처음에 도가의 사상적 개념으로 사용되었을 때의 자연은 '스스로'를 뜻했다. 이런 자연 개념은 만물이 자율적이고 자발적으로 존재하며 변화한다고 보는 새로운 사상이었다. 때문에 당시 같은 도가 중에서도 이에 반대하는 자들이 있었다. 종래의 도가는 근원적 실재인 도가 모든 존재자의 온갖 존재와 변화를 존재론적인 측면에서 지배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기원전 239년에 편찬된 여씨춘추 의상 편 첫머리는 도가 계열의 문장인데 "봄기운이 다가오면 초목이 살아나고 가을기운이 다가오면 초목은 마른다. 이는 어떤 것이 그렇게 만드는 것이며 초목 스스로 그렇게 행하는 것(자연)이 아니다. 따라서 그렇게 만드는 어떤 것이 다가오면 사물은 반드시 그렇게 되고 그 어떤 것이 다가오지 않으면 사물이 그렇게 될 수가 없다"며 자연 사상에 반대하고 있다. 

무無
유의 부정,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것. 또 유의 부정적인 근원으로서의 실재를 뜻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 유가 사물을 가리킨다면 무는 도를 지칭한다. 이처럼 도로서의 무는 또한 허무라든가 대막 등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전국시대 후기에 도가가 사용한 이래 도가 계열의 사상가들 사이에서 쓰였으며, 이윽고 도가 철학이 널리 수용되면서 법가와 유가 등의 학파에서도 성행하게 되었다. 주로 존재론과 우주생성론에서의 근원 혹은 시원으로서의 도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는 있는 그대로의 존재자인 사물의 그러한 성질을 철저하게 부정하고 배제한 상태를 말한다. 이를 정치사상에 적용한 법가의 용례에서는 군주가 신하와 인민에 대해 자신의 호오와 생각을 분명히 하지 않는 것을 의미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무욕, 무지, 무위 등과 같이 인간의 가장 중요한 핵심인 본성과 생명력을 손상시키는 작위를 부정하고 배제하고자 할 때도 그 앞에 무라는 말을 붙여 썼다. 

물物
물이라는 말은 그것이 사상계에 처음으로 등장하고 나서 얼마 동안은 폄의어였던 듯싶다. 이는 고대의 주술 종교에서 유래한 용어인데, 세속화된 지식사회가 성립한 뒤에도 그런 혐의는 '실재'의 대개냄으로서의 "현상"(「노자)이라든가 "질병의 증상"(의학서) 등과 같은 의미 맥락에서 계속 사용되었다. 또한 허신의 설문해자에 “물은 만물이다"라고 설명되어 있듯이, 물이란 용어는 당초부터 이미 존재했던 일종의 유개념이었다. 그 개념의 근저에는 개별적인 계기를 지양하는 사고가 드리워져 있으며 따라서 "논리학적인 최고류"(순자)라든가 인간까지 포함하는 "존재자 일반"(장자)을 의미하기도 했다. 사상의 문제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전자의 경향에서는 물로 인해 인간이 소외당하는 문제를 논하는 인간소외론 및 도와 만물의 관계를 논하는 존재론과 도기론등이 생겨났으며, 후자의 경향에서는 만물일체의 철학, 만민평등의 휴머니즘, 혼돈으로부터의 만물생성을 설하는 자연철학 등이 성립되었다. 

명命
명이라는 글자는'령令'과 '구口'로 이루어져 있으며, 신과 군주가 구두로 전하는 의향을 사람들이 무릎 꿇고 공손히 받아들여 따른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주시대에 국가 통치의 원리로서 천명의 관념이 성립된 이래 널리 개인의 수명 혹은 운명을 나타내는 뜻으로 사용되었다. 천으로부터 인간에게 가해지는 작용으로서 이해된 명이 개개의 인간에게 얼마만큼 절대적인 것이었는지 혹은 인간 행위의 선악과 명은 어떤 관계에 있는지 등을 둘러싸고 오랫동안 여러 논의가 전개되었다. 

심心
심은 원래 심장을 가리키던 말로 동시에 사고의 중추라고 여겨졌다. 그러나 단순히 어떤 사실에 관한 인식 가능만이 아니라 양심과 같은 윤리적 가치 판단의 기능도 함께 지닌 것으로 간주되는 경향이 강하다. 나아가 근세의 이기론 등에서는 이와 기의 두 세계에 걸쳐 있는 문제로 다루어지기도 했으며, 심학 등에서는 심이 더 중요한 역할을 담지하면서 그것을 존재의 근거로 삼는 사고방식도 생겨나게 되었다. 
 

천하天下
"큰 하늘아래"를 가리키며, 글자 뜻 그대로는 모든 세계를 의미하는 개념. 중국인에게 천天은 질서의 근원이며, 천하는 어떤 질서 원리에 의해 보편적으로 지배되어야 할 지리적으로 무한한 공간이다. 중국인이 현실에서 인지하고 있던 세계의 지리적 넓이와는 완전히 다른 차원에서 성립될 수 있는 개념이며, 상고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시종일관 중국인의 세계상을 표상하는 핵심 개념으로 자리를 잡아왔다. 

민民
군君 · 신臣 · 민民으로 나누는 경우, 군·민으로 나누는 경우, 사士(사대부)·민으로 나누는 경우 등이 있는데, 어디서나 민은 지배당하는 모든 사람들을 가리킨다. 갑골·금문학의 통설에서는 '민'은 한쪽 눈을 찔러 상처를 입힌 형태, 먼 옛날신의 노예로 바쳐진 이민족의 포로가 나중에 확대되어 민 일반을 가리키게 되었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인人도 옛날에는 이민족의 포로를 가리키는 경우가 많았지만 나중에 일반화되었다. 중衆은 원래 경작자를 의미했는데, 나중에 신분적 의미를 띠는 말이 되었다. 후세 같은 의미로 쓰이게 된 말에 서민庶民 · 서인庶人 · 백성百姓이 있으며 또 민은 지배자로부터 이념상으로는 평등하다고 간주되었기 때문에, 제민齊民으로 불리기도 했다. 

음양陰陽·오행五行
서로 다른 기원과 전개를 갖는 음양과 오행의 공통점은 운동 능력과 에너지를 갖는 기氣라는 것. 사물을 분류해 사물 사이의 상호 관계를 규정한 원리라는 점이다. 다만 음양은 애초부터 기로 다루어진 것에 대해서 오행은 처음에는 구체적인 물질로 다루어지다가 나중에 기로도 다루어지게 되었다. 이들 양자는 천인상관 사상 속에서 성장하여 그 공리 공식적 기능을 수행하게 되다가, 세상 사물의 설명을 목적으로 쓰이게 되었다. 다시 말해서 음앙에는 밝음과 어두움 · 단단함과 부드러움 · 적극과 소극처럼, 상대적으로 대립하는 속성으로 상호 의존관계에 있는 두 기이며, 오행은 각각 목 · 화 · 토 · 금 · 수의 다섯 물질의 어느 하나를 가지고 있으며, 다섯 물질 사이에 존재하는 서열에 따라 상호 간의 관계를 서로 규정하는 다섯 가지 기다. 양자는 다 같이 성쇠 · 집산해서 사물의 생성 · 소멸을 포함한 모든 변화를 관장하는 작용인이면서 동시에 사물을 구성하는 질료인이다. 또한 음양은 사물을 다양한 시점에서 크게 둘로 나누는 범주이며, 오행은 다섯 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 모든 사물의 범주다. 
음양오행에 의한 분류의 경우, 음양 내지 오행은 분류된 사물의 속성을 겸유하며 분류된 사물은 음양 내지 오행의 속성을 겸유할 수 있다. 그런 특성을 이용하면, 고찰 대상의 사물을 먼저 음양 내지 오행으로 분류하고, 이어 분류된 개개의 사물을 음 · 양 혹은 목 · 화 · 토 · 금 · 수의 어느 것의 속성(이미 분류된 다른 사물의 속성이 포함된다)에 맞추어 해석하고, 동시에 분류된 사물 간의 관계도 음양 간 내지 오행 간의 상호 관계를 원용해서 해석할 수 있으며, 그들을 종합해서 요구하는 답을 얻을 수 있다. 역사적으로는 음양이 선행하고 오행이 늦지만, 오행이 등장한 후에도 실제 이용에서는 어느 한쪽만의 이용인가 양자의 겸용인가 또 음양 내지 오행의 어느 속성을 이용하는가 하는 것은 이용자의 선택에 맡겨져 있다. 고전에서 음양 · 음양가 · 음양서라하면 오행을 포괄하는 것이 적지 않은 것은, 양자의 역사적인 성립 사정을 반영하는 것이라 하겠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