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담화冊談話 | 중국사학명저中國史學名著(16) ─ 後漢에서 隋까지
- 강의노트/책담화冊談話 2021-25
- 2025. 11. 10.

강유원의 책담화冊談話(https://booklistalk.podbean.com)에서 제공하는 「중국사학명저中國史學名著」를 듣고 정리한다.
2025.11.08 δ. 중국사학명저中國史學名著(16) ─ 後漢에서 隋까지
첸무, ⟪중국사학명저강의⟫(錢穆, 中國史學名著)
텍스트: buymeacoffee.com/booklistalk/ChienMu-08
사학史學의 발전發展과 문서분류文書分類
• 수서隋書, 경적지經籍志 - 한서漢書 예문지藝文志를 계승한 것
사학史學과 경학經學의 분리가 이루어지고 이로써 경사자집經史子集의 사부史部 도서분류가 성취되었다.
경經: 유교경전, 주석, 연구서
사史: 역사책
자子: 제자백가諸子百家의 책들
집集: 한시문漢詩文
이는 위魏 나라의 정묵鄭默이 쓴 중경부中經簿에서 시작, 진대晉代 순욱荀勖의 신부新簿에서도 계승. 이때까지는 갑을병정甲乙丙丁 분류
• 사史를 별개의 분류로 하게 된 것은
사서史書가 후한 이후 위진남북조 시기에 많이 등장하였기 때문. 사서가 많이 등장한 까닭은 무엇이겠는가. 특정한 종류의 책이 많이 등장한 것은 시대의 영향이기도 하고, 달리 보면 책이 시대에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시대와 학문의 상호영향 ➞ 학술學術의 시대성時代性과 역사성歷史性
'통경치용通經致用'(경학經學이 일정한 작용을 일으켰다)
논어論語나 춘추春秋 같은 경학은 당시에 이미 일정한 작용과 영향을 일으켰다. 이는 두 저작著作이 가진 시대성時代性이다. 그리고 시대를 초월하여 연속된다면 역사성歷史性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통경치용通經致用의 성립成立은 이러한 시대성과 역사성으로써 설명할 수 있다.
경사자집經史子集의 성립成立
중국고대中國古代의 학술學術은 왕관지학王官之學과 백가지언百家之言으로 나뉜다. 그런데 백가지언百家之言은 왕관지학王官之學에서 나온 것이고 그 중심인물은 공자孔子이다. 또한 춘추春秋는 본래 경經에 속하지만 사기史記 이후에는 사서史書의 중요성도 커졌다. 그에따라 한서漢書 예문지藝文志에는 사부史部와 집부集部가 없지만 수서隋書 경적지經籍志에는 그 둘이 있다. 이는 사史와 문학文學이 시대에 따라 발전했기 때문이다.
사부辭賦
시경詩經과 초사楚辭로부터 사부辭賦가 발전, 이는 한서 예문지에 수록
한대漢代의 사부辭賦는 시종지신侍從之臣에서 나온 것
악부에서 민가나 민요를 채집하고 이는 왕관지학王官之學이 되었다. 이후 고시가 악부에서 벗어나 한 격식이 되었다.
후한서後漢書에 문원전文苑傳 첨가, 이는 사기史記나 한서漢書에는 없던 것, 사史, 자子, 집集은 모두 경經이 시대에 따라 분화하면서 성립한 것.
수서隋書 경적지經籍志의 사부史部를 구성하는 13개의 하위 분류
정사正史 - 사기史記에서 시작
고사古史 - 고대 사서를 본받아 쓴 것
잡사雜史 - 사건 하나하나를 그대로 베껴 적은 것. 일종의 사초史鈔, 체계 없이 단편적 자료를 모아놓은 것
패사霸史 - 많은 지역의, '국사'로서 인정받지 못한 역사
기거주起居注 - 황제의 일상생활을 기록한 것
구사舊事 - 많은 역사 이야기들. 조정의 정령政令 / 직관지職官志, 의주儀註(조정의 각종 의례제도) / 형법刑法
잡전雞傳 - 여러 인물의 전기
지리地理 - 사묘寺廟, 가도街道 등을 기록
보계譜系 - 성씨姓氏에 관한 것
부록簿錄 - 다양한 책冊과 기록들
후대에는 지리地理와 잡전雞傳이 중시되었다. 반드시 정사正史만이 아니라 여러 종류의 역사서들이 포함된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역사 연구의 시대성을 반영한 결과이며, 그것이 후대에도 계속되었다면 역사성歷史性까지도 가진 것이니 오늘날에도 계승해야 할 이유理由가 있는 것이다.
전목 선생의 중국사학명저, 지난주에는 범엽의 후한서後漢書 그리고 진수의 삼국지三國志까지 설명을 했다. 대체로 우리가 중국의 역사책, 흔히 고전적인 역사 책, 오래된 역사책 그러면 나오는 책들이 대개 진수의 삼국지까지이다. 이 책으로 치면 절반쯤 된다. 오늘은 후한後漢으로부터 수隋 나라에 이르는 시기의 사학 발전에 대해서 얘기하는데, 전목 선생이 역사라고 하는 것은 어떻게 공부를 해야 되는가, 또 역사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이 분이 지금 얘기하는 게 우리처럼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이 아니라 역사를 연구하는 사람들을 상대로 얘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역사책의 발전이라는 게 무엇인가 하는 얘기를 하고 있다. 읽어보면 역사 공부를 열심히 하는 사람들 또는 역사 연구를 하는 사람들을 위한 조언이고, 또 중국사에 관한 것이고, 오래전 얘기이고 하니까, 지금 오늘날 우리가 가령 《하버드-C.H.베크 세계사》 또는 《피와 폐허》를 읽고 있는데, 그것에는 그리 해당되지 않을 것 같은 그런 것들이 좀 있다. 그래서 중국 역사 뿐만 아니라 중국의 책에 관한 얘기들이 있고, 중국사를 공부하는 사람들은 연구하는 사람들은 이런 것을 해야 한다 라는 조언이 있기 때문에 지금 당장 2025년 한국에 살고 있는 나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라고 생각되는 부분들이 더러 있긴 해도 한 번은 정리를 하고 지나가는 게 좋지 않겠나 싶어서 제법 되는 분량인데 정리했다.
사학史學의 발전發展과 문서분류文書分類라는 제목으로 한번 보겠다. 수隋나라 서書. 수서隋書, 수나라가 한 30여 년 만에 지나갔는데 무슨 역사책이 있는가. 역사가 있다. 왜냐하면 짧은 시대이기 때문에 그렇다. 말하자면 위진남북조 시대를 통일을 하고 수나라를 세웠다. 진나라하고 비슷하다. 전국 시대를 통일하고 진나라가 섰다가 바로 한나라로 넘어가고, 마찬가지로 수나라가 섰다가 바로 당나라로 넘어간다. 차이점이 있다면 수나라나 당나라는 북방에서 온 이른바 오랑캐들이다. 중국은 이렇게 외부에서 들어온 사람들이 중원 땅 너머에 있는 사람들이 들어와서 통일왕조를 건설하고, 그냥 통일왕조를 건설하는 수준에 그치는 게 아니라 전성기를 만들어 버린다. 수나라는 몰라도 당나라는 엄청난 전성기를 만들었다. 그러니까 당나라하고 청나라는 서역 정벌을 했다. 지금 현대의 중화인민공화국 영토가 청나라 때 만들어진 것들이다. 그러니까 직접적으로는 선대의 청나라를 영토 측면에서 이어받고 있다 할 수 있다. 그렇게 생각을 해보면 수나라하고 당나라는, 수나라는 역사책의 어떤 체제라든가 이런 것이 굉장히 발전했다. 당나라만 해도 이민족이고 중원의 주류 세력이 아니다 보니까 열심히 하게 되어 있다. 통치를 유지하려면 학술을 발전시킬 수밖에 없다. 그게 문화적인 힘이 바탕이 되어야 유지가 되는 것이고, 특히 당나라 때는 불교가 융성하고, 불교뿐만 아니라 온갖 종류의 종교들이 융성했다. 그러다 보면 관용의 폭도 넓어지고 심지어 한족이 아닌 이백 이런 사람들도 당나라 때는 위대한 시인으로 칭송되기까지 했다. 그래서 당나라가 지나고 나서 또 혼란스럽고 송나라가 되지만 송나라는 국력의 측면에서는 엄청나게 대단하지는 않지만 문화의 측면에서 보면 송나라가 중국에서 굉장히 중요한 시기가 된다. 그건 바로 당나라에서 이룩해 놓은 업적들을 위에서 물질 문명 위에서 성립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에서 수나라 라고 하면 살수대첩한테 혼나고 간 나라 라고만 생각하기 쉬운데 의외로 위진남북조 혼란기를 겪으면서 수나라가 통일을 했고 수나라의 역사책인 수서隋書, 당나라 초에 편찬되었다, 그것에는 역사책의 많은 발전이 있었다. 특히 전목 선생이 주목하고 있는 지점은 경적지經籍志라고 하는 것이다. 도서 목록집인데 이게 굉장히 발전했다. 도서 목록집이라고 하는 것은 한서漢書 예문지藝文志에서 시작이 되었다. 한서漢書 예문지藝文志나 수서隋書 경적지經籍志나 무슨 차이가 있는가. 그냥 도서 목록이 아닌가, 그렇지 않다. 일단 한서漢書 예문지藝文志에서는 역사책 분류가 없다. 춘추는 유교 경전이고 사서오경四書五經 할 때 오경五經 안에 들어간다. 그런데 이제는 역사책으로 따로 분류된다. 그러니까 원래 경에 있던 것들이 빠져나와서 세분화된 다른 분류 영역을 가지게 된다. 이것은 그만큼 경에다가 집어넣기에는 양이 많아졌다는 얘기이다. 다시 말해서 수서隋書에 경經 말고 사史라고 하는 분야가 따로 들어가게 되었다 라고 하는 것은 역사책의 수가 많아졌기 때문에 그렇다. 그러니까 사학史學과 경학經學의 분리가 이루어진다. 사학史學과 경학經學의 분리가 이루어졌다 라고 하는 것은 경학의 연구가 늘어났다기보다는, 물론 그것도 있지만, 역사 책이 늘어났기 때문에 더 이상 그것을 경經이라고 하는 분류 속에 집어넣을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위魏 나라의 정묵鄭默이 쓴 중경부中經簿라는 책에서 시작이 되었고, 그다음에 한서 예문지를 단순히 계승한다 하는 것만 가지고 어려우니까, 진대晉代의 순욱荀勖이 신부新簿라는 책을 지으면서 계승을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중국 문헌의 4대 분류인 경經·사史·자子·집集으로 분류를 했다. 성격을 드러내 보이지 않고 그냥 가나다라, 갑을병정 이렇게 해놓았다. 그런데 진나라의 순욱荀勖이라든가 위나라의 정묵鄭默이라든가 이런 사람들이 왜 이것을 썼는가. 전목 선생은 그 얘기를 안 했는데 혼자 생각해 보기로는, 중국의 위진남북조 시대에 성립했던 나라들은 흥망성쇠를 거듭했다 라는 상투적인 말로 표현하는데 그 나라들이 굉장히 많다. 그 나라들이 세워지면 우리도 나라라고 얘기를 해야 되는데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 어수선한 시기에 경經을 연구할 리는 없고, 일단 우리가 나라다 라는 말을 하고 싶으면 그 나라의 성립 과정과 업적을 쓸 것이다. 그게 일단은 역사이다. 기본적으로 편년이라도 연대순으로 뭔가를 기록을 해야 될 것이다. 그게 많아져 버린 것이다. 여러 나라에서 제각기 정말 너도 나도 역사책을 쓰다 보면 역사책이 많아지는 것이다. 그러니까 전통방식에 따라 경經에다 집어넣기는 곤란한 것이네 라는 것이 되어서, 사史라고 하는 분류가 되었는데, 처음에 진나라의 순욱荀勖이라든가 위나라의 정묵鄭默은 아직까지는 갑을병정 분류를 썼다.
그러다가 특정한 종류 부류, 책이 많이 등장한 것은 그 시대의 영향이기도 하고 책이 시대에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라고 말할 수 있다. 역사책을 써야 될 필요가 있었고 또 역사책을 써놓고 보니까 나라의 근본이 바로 서는 것 같아 하는 것, 그리고 이어지는 사람들도 이것을 받아들여야겠다 라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것을 지금 전목 선생은 학술學術의 시대성時代性과 역사성歷史性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설명을 하려고 한다. 이게 굉장히 중요한 표현이라고 본다. 경經으로부터 사史가 분리되는 것, 그만큼 경經이라고 하는 것이 어떤 작용을 일으켰다고 해서 통경치용通經致用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굉장히 좋은 것 같다. 경經을 잘 읽기 위해서는 아주 당연하게도 역사를 읽어야 될 필요성이 나오는데, 그것을 지칭하는 말이 경학이 일정한 작용을 일으켰다, 통경치용通經致用이라는 말로 우리가 표현할 수 있다. 철학 책도 잘 읽으려면 그 시대가 만들어 놓은 맥락을 잘 읽어야 한다. 그러니까 결국 통경치용通經致用을 하는 수밖에 없다. 헤겔의 법철학 서문을 보면 철학은 사상으로 응집된 시대라는 얘기가 있다. 다시 말해서 시대의 아들이라는 얘기가 있다. 철학이라고 하는 것은 그 시대 속에서 낳아 놓는 것이다. 그러니까 누가 쓴 철학책을 잘 읽으려면 그 철학책이 등장했던 시대를 읽어야 한다 라는 얘기이다.
텍스트에 즉해서 읽는다 라는 말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텍스트 자체를 일단 열심히 읽어야 된다. 텍스트 읽으면서 그 고전 텍스트를 쓴 사람 편을 들어서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서 읽는다. 즉해서 읽는다는 것이 이렇게 하나가 있고, 두 번째는 텍스트가 만들어진 시대 속에서 읽는다는 뜻이다. 그 시대 속에서 텍스트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그리고 그 텍스트는 과연 어떤 것을 의도로 쓰여졌는가. 지금의 나라고 하는 것을 일단 삭제하고 읽어야 된다는 것이다. 그런 다음에는 다시 나의 입장에서 한번 또 읽어보고 하는 것, 그게 바로 통경치용이다. 논어論語나 춘추春秋 같은 경학은, 특히 춘추는 나중에는 경학이 아니라 역사가 되지만, 당시에 이미 일정한 작용과 영향을 일으켰고 이는 두 저작이 가진 시대성이다. 그런데 시대를 초월하여 연속된다면 역사성을 가지게 된다. 여기서 역사성과 시대성이라는 말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알 수 있게 된다. 그래서 경사자집의 성립이라고 하는 것은 이런 시대성과 역사성으로서 설명할 수 있다.
경사자집經史子集은 무엇인가. 중국 고대의 학술은 왕관지학王官之學과 백가지언百家之言으로 나뉜다. 왕관지학王官之學은 관학官學이고 백가지언百家之言은 왕관지학王官之學에서 흘러나온 것들을 제자백가가 써놓은 것을 말한다. 그것의 중심에 공자가 있다. 물론 벼슬을 살기도 했다. 그렇지만 공자야말로 백가지언의 출발점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앞서도 얘기했지만 춘추春秋라고 하는 게 본래 경經에 속하지만 사기史記 이후에는 사서史書의 중요성도 커졌고, 그에 따라서 한서漢書 예문지藝文志에는 사史라는 분류와 집集이라는 분류는 없지만 그래도 수서隋書 경적지經籍志에는 그 둘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원래 자子는 있었을 것이다. 백가지언百家之言이라고 하는 게 자子에 해당하는 것이니까 그렇다. 경經과 자子는 있는데 사史와 집集은 없다. 집集이라고 하는 것은 문집文集, 시인들의 문집이라든가 이런 것인데 이건 정말 나중에 발전한 것이다. 그런데 이제 사부辭賦가 발전한다는 것, 이게 집集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것이 역사에 있어서 중요한, 서적의 역사에 있어서도 중요한 계기가 되지 않겠나 라고 볼 수 있다. 그러면 문학 장르는 어떻게 발전했는가. 일단 시경詩經이 있다. 시경詩經이라고 하는 것은 내용을 보면 시詩인데 경전經典으로 되어 있다. 그러니까 시경은 분명히 경經에 포함이 되어 있었을 것인데, 나중에는 이 시경과 굴원屈原의 초사楚辭로부터 사부辭賦가 발전이 되어서 이것이 한서漢書 예문지藝文志에 수록이 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한서漢書 예문지藝文志에는 일단 사史와 집集이라고 하는 분류는 없지만 어쨌든 이런 것들이 들어와 있었다. 그러다가 한나라 때 시종지신侍從之臣, 시종을 드는 신하들이 이런 거 저런 거 기록을 하면서 장차 문학 장르가 될 사부辭賦가 발전하고, 그다음에 예와 악을 다루는 분야에서는 민가와 민요를 채집하고, 그러니까 예와 악을 다루는 부서에서 민과 민요를 채집하면 일단 관청에서 한 거니까 왕관지학인데, 그런 것들이 몇 가지가 빠져나와서 하나의 격식을 갖추게 되면 그게 결국 한시 문집이 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까 앞서 우리가 읽었던 범엽의 후한서後漢書에는 문원전文苑傳, 이제 시인들의 일생 이런 것들이 첨가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사史와 자子와 집集은 원래는 경經에 속하던 것들이 시대에 따라 분화하면서 성립하게 되는 것이다 라고 볼 수 있겠다.
전목 선생은 경적지經籍志에서 역사 파트에 들어가는 세부 분류 13개를 설명한다. 첫째가 사기史記에서 시작된 정사正史가 있고, 그다음에 고대 사서를 본받아 쓴 고사古史가 있고, 사건 하나하나를 그대로 베껴 적은 것, 일종의 사초史鈔라고 할 수 있는 체계 없이 단편적 자료를 모아놓은 잡사雜史가 있다. 그 다음 패사霸史는 패권을 가진 자들의 역사이다. 딱히 국사로서 인정을 받지는 못하는데 그래도 그 지역의 군웅들이 자칭 국가를 세웠던 나라들의 역사, 일종의 지역사이다. 그래서 정사正史, 고사古史, 잡사雜史, 패사霸史가 국가 사로 한 묶음이다. 그다음에 황제의 일상생활을 기록한 기거주起居注가 있다. 이것도 역사 안으로 들어간다. 옛날에는 황제가 중요한 정치적 행위자이니까 그랬을 것이다. 그다음에 이런 저런 많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 구사舊事, 옛날 이야기라는 것이다. 조정에서 내려놓은 명령이라든가 그것이 들어가고 직관지職官志나 의주儀注, 이런 것들을 역사책에 적어놓지 않았으면 연구를 할 수 없을 것이다. 그 다음에 형법刑法은 말 그대로 법률에 관한 것이고, 그다음에 잡전雞傳, 잡다한 인물들의 전기, 그리고 지리地理, 절의 위치나 묘의 위치, 그다음에 길거리들을 기록한 것, 그다음에 족보에 관한 것이 보계譜系이다. 그다음에 부록簿錄, 다양한 책들과 기록들이다. 그러고 보면 수서隋書 경적지經籍志의 사부史部를 구성하는 13개의 하위 분류가 있는 것인데, 이런 것들이 오늘날에 되게 중요한 것이다. 《하버드-C.H.베크 세계사》를 읽어보면 환경에 대해서 지금 다루고 있는 부분이 있는데, 그런 것들은 지리에도 해당을 하는 것이고 요즘엔 지리의 역사가 굉장히 중요하다. 지정학이라고 하는 게 사실 그런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역사 공부를 한다고 하면 이런 것들은 꼭 봐야 되지 않겠나 한다. 이런 것들이 과거에는 그다지 엄청 중요하다 라고 하지는 않았는데 지금은 이런 것들이 중요하다. 특정한 시대에는 잡전雞傳이나 지리地理를 중요하게 여겼을 것이고 또 특정한 시대에는 직관지職官志나 의주儀註 이런 것들이 중요할 것이다. 그리고 그런 것들이 기록으로 남아 있기 때문에 그 당시의 시대상을 입체적으로 종합적으로 구성할 수 있게 되는 그런 것이 되지 않겠나 한다. 역사 연구라고 하는 것이 특정한 시대에는 무엇이 중요한가 하는 시대성을 반영하고 그것이 후대까지도 계속되었다고 하면 이제 역사성을 가진 것이니까, 역사 연구라고 하는 것은 결국 오늘날에도 계승해야 할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있겠다.
다음 주에는 다음 챕터가 "오늘도 계속해서 후한 이후 수에 이르는 시기의 사학이 어떻게 변하고 발전했는지를 이야기 해 보자. 지난 강의 시간에는 특별히 사부에 속하는 잡전과 지리 두 부류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고승전, 수경주, 세설신어 얘기가 있다. 고승전은 잡전이다. 고승전을 보면 당연히 불교 얘기, 수나라와 당나라 때는 불교가 아주 널리 번창했다. 그러니까 고승전을 보면서 불교의 융성이라든가 어떤 것이 불교에서 강조가 되었는가, 서역에서 전파된 불교가 어떤 식으로 이렇게 변형이 되었는가, 사상사를 공부하는 사람에게는 고승전이 아주 중요한 자료가 되기 때문에도 진짜 중요하다. 다음 주에는 잡전과 지리 이 두 부류에 대한 설명을 읽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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