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을 대로 하시든지 -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김정환 옮김/아침이슬 As You Like it 1막 3장 셀리아: 않아, 그렇지 않다구? 로잘린드, 그렇담 언니한테는 언니와 내가 일심동체라는 걸 가르쳐 주는 사랑이 없다는 거야? 우리가 찢어질 거라는 얘기야? 정다운 우리가 헤어지자구, 그만? 안되지. 아버님더러 다른 상속자를 찾아보라 그러지 뭐. 그러니, 우리 같이 달아날 길을 찾아보자구, 어디로 갈건지, 그리고 뭘 갖고가야 할지, 그러니 그만둬, 이 느닷없는 불행을 떠맡고, 슬픔을 혼자 견디려는 짓, 그리고 날 떼놓으려는 짓은. 저 하늘, 지금 우리 슬픔 때문에 저리 안색이 창백한 하늘에 맹세코, 어떻게 할지 말만 해. 내가 언니와 함께 갈 테니까. 로잘린드: 그렇담, 우리 어디로 가지? 셀리아: 아..
5분 뚝딱 철학 - 김필영 지음/스마트북스 1장 존재론 2장 인식론 3장 논리학 4장 과학과 수학 5장 언어와 구조 6장 윤리학 7장 종교철학 8장 정치철학 9장 심리학 10장 미학 프롤로그 철학은 무엇인가 사회학은 사회에 관한 학문이고, 물리학은 물리에 관한 학문이죠. 경제학은 경제에 관한 학문이고, 심리학은 인간의 심리에 관한 학문입니다. 그런데 철학은 무엇에 관한 학문인지 이름만 들어서는 알 수가 없어요. 어떤 철학자는 "만물의 근원이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어떤 철학자는 "세계는 변하는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또 다른 철학자는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인공지능은 생각을 하는가?", "시간여행이 가능한가?"를 묻고, 어떤 철학자는 "자본주의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도..
잃어버린 시절을 찾아서 12 - 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이형식 옮김/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되찾은 시절 옮긴이 주 12 내가 어린 시절에 저승의 입구만큼이나 지구 밖의 것처럼 상상하곤 하였으나, 수포들이 가끔 바닥으로부터 올라오는 정사각형 빨래터에 불과한 비본느의 수원을 목격하는 순간 느낀 것이었다. 그리고 세 번째로 놀란 것은 질베르뜨가 나에게 이런 말을 하였을 때이다. “혹시 원하시면, 우리가 어느 날 오후에 산책에 나서, 메제글리즈를 거쳐 게르망뜨에 갈 수 있으며, 그 길이 가장 아름다워요.” 내가 어린 시절에 품었던 모든 생각들을 무너뜨리면서, 그 두 방면이 내가 믿던 것처럼 그토록 양립할 수 없는 것은 아님을 일깨워 준 말이었다. 그러나 나에게 가장 심한 충격을 준 것은, 그 체류 동안 내가 옛..
잃어버린 시절을 찾아서 11 - 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이형식 옮김/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1장 슬픔과 망각 2장 포르슈빌 아가씨 3장 베네치아 여행 4장 로베르 드 쌩-루의 새로운 면모 옮긴이 주 102 그리고 다시 앵까르빌부터 발백까지, 우리 두 사람이 서로 바래다주기를 새벽녘까지 무수히 반복하곤 하였던 그 여름의 감미로움을, 새벽이 나에게 다시 가져다주었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더 이상 장차 기대할 것이 하나밖에 없었고―하나의 근심보다도 더 폐부를 갈가리 찢는 기대였다―그것은 알베르띤느를 언젠가는 망각하리라는 희망이었다. 내가 언젠가는 그녀를 잊으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으니, 내가 이미 질베르뜨를, 게르망뜨 부인을, 심지어 나의 할머니도 능히 망각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가 아직도 사랑하는 이들 ..
제2차세계대전 - 게르하르트 L. 와인버그 지음, 박수민 옮김/교유서가 서론 1. 두 차례 세계대전 사이의 기간 2. 제2차세계대전이 시작되다 3. 서부 전선: 1940년 4. 바르바로사 작전: 독일의 소련 침공 5. 일본, 중국과의 전쟁을 확대하다 6. 전세 역전: 1942년 가을∼1944년 봄 7. 각국의 국내 상황과 기술·의료 분야의 발달 8. 연합국의 승리: 1944∼45년 결론 독서안내/ 역자 후기/ 지도 목록 결론 역사상 최대의 전쟁이 끝났다. 약 6000만명이 죽었는데 대부분 민간인이었다.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나라는 2500만 명이 죽은 소련이고, 그다음은 최소한 1500만 명이 죽은 중국이었다. 물론 큰 손실을 입은 나라들이 있지만 폴란드만큼 많이 파괴되고, 고통당하고, 약탈당하고,..
이토록 아름다운 수학이라면 - 최영기 지음/21세기북스 들어가는 글 - 수학에는 감동이 있다 1부 삶에 수학이 들어오는 순간 _사색으로 푸는 수학 2부 마음속 관념이 형태를 찾는 순간 _아름다움으로 푸는 수학 3부 사유의 시선이 높아지는 순간 _수학으로 풀어내는 세상 나가는 글 - 모든 것의 근본이 되는 것 나가는 글 - 모든 것의 근본이 되는 것
잃어버린 시절을 찾아서 10 - 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이형식 옮김/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갇힌 여인 2 옮긴이 주 334 그러나 문득 무대의 배경이 바뀌었다. 나의 앞에 다른 봄철 하나가, 더 이상 녹음 짙은 봄철이 아닌, 반대로 내가 이제 막 나에게 중얼거린 ‘베네치아’라는 명칭으로 인해 그 나무들과 꽃들이 순식간에 박탈당한 봄철 하나가, 정수만 남았고, 봄철의 것이로되 꽃부리들 지니지 않은, 따라서 5월이 도래하여도 오직 반사광으로밖에 그것에 화답할 수 없을, 또한 봄철에 의해 세공되었고, 짙은 사파이어의 반짝이되 고정된 자기의 나신으로 봄과 정확한 조화를 이루는, 더 이상 불순한 흙에 의해서가 아니라 순결하고 푸른 물의 점진적인 발효에 의해 그 나날들의 길어짐과 따스해짐과 단계적인 개화가 대변되는..
잃어버린 시절을 찾아서 9 - 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이형식 옮김/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갇힌 여인 1 옮긴이 주 9 이른 아침부터, 아직 얼굴이 벽을 향한 상태로 누워 있어, 커다란 창문 커튼들 위로 스며드는 햇살이 어떤 색조인지 미처 간파하기도 전에, 나는 이미 날씨가 어떤지 알아차리곤 하였다. 거리의 첫 소음들이, 습기에 의해 약해지거나 굴절되어 도달함으로써, 혹은 널찍하고 차가우며 맑은 아침의 반향성 크고 텅 빈 공간 속에서 진동하는 화살처럼 도달함으로써, 나에게 그것을 알려주곤 하였으니, 예를 들어, 첫 전차의 바퀴 구르는 소리가 자신이 빗발 속에서 움츠러져 떨고 있는지 혹은 창공을 향해 떠나고 있는지를 나에게 말해 주곤 하였다. 또한 아마, 그 소음들보다 더 빠르고 침투력 강한 어떤 발산물이 ..
독일인의 사랑 - 막스 뮐러 지음, 서장원 옮김/고려대학교출판부 머리말 첫 번째 회상 두 번째 회상 세 번째 회상 네 번째 회상 다섯 번째 회상 여섯 번째 회상 일곱 번째 회상 마지막 회상 작품 해설 작가 연보 40 一그리고 나는 나의 난처함을 숨기기 위해 어디를 쳐다보아야 할지 몰랐다. 그러나 그녀는 몸을 곧추세우고 앉더니 나의 이마에 손을 얹고는 내 속에 들어 있는 어떠한 생각도 그녀가 보지 않는 것은 하나도 없다고 느낄 정도로 그렇게 깊숙이 내 눈을 들여다보았다. 천천히 그녀는 마지막 반지를 손가락에서 뽑아 나에게 주었다. "나는 너희들을 떠나게 되면 나와 함께 이것을 지니고 있으려고 했어 — 그러나 내가 더 이상 너희들 곁에 있지 못한다면, 네가 이것을 끼고 나를 생각해 주는 편이 더 좋겠어. 반..
잃어버린 시절을 찾아서 8 - 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이형식 옮김/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2부 2장 · 9 2부 3장 · 186 2부 4장 · 384 옮긴이 주 · 412 406 시각이란 얼마나 기만적인 감각인가! 인간의 몸뚱이란, 비록 알베르띤느의 것처럼 사랑 받는 몸뚱이라 해도, 불과 몇 미터, 아니 몇 쎈티미터만 떨어져 있어도, 우리들로부터 멀리 있는 것처럼 보인다. 또한 그 몸뚱이에 속하는 영혼 역시 마찬가지이다. 다만, 어떤 일이 우리와의 관계에서 그 영혼의 자리를 난폭하게 바꾸어, 그 영혼이 우리가 아닌 다른 사람들을 사랑한다고 우리에게 입증해 줄 경우, 우리는 와해된 우리 심장의 격한 박동에서, 사랑하는 사람이 몇 걸음 떨어진 곳이 아니라 우리 속에 있었음을 감지한다. 우리들 속에, 그러나 ..
잃어버린 시절을 찾아서 7 - 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이형식 옮김/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1부 · 9 2부 1장 · 61 2부 2장 · 284 옮긴이 주 · 407 244 내 전존재의 도괴였다. 첫 날 밤부터 피로에 기인한 심장 발작에 괴로워하던 내가, 괴로움을 제어하려 애를 쓰면서, 목구두를 벗으려고 천천히 그리고 신중하게 상체를 숙였다. 그러나 내가 목구두의 첫 단추를 건드리기 무섭게, 미지의 신성한 존재로 가득 채워진 나의 흉곽이 한껏 부풀어 올랐고, 연이어지는 흐느낌이 나를 뒤흔들었으며, 나의 두 눈에서는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다. 그렇게 나를 도우러 와서 영혼의 황량함으로부터 나를 구출해 낸 존재는, 여러 해 전, 유사한 비탄과 고독의 순간에, 나에게 더 이상 나 자신이라고 할만한 그 무엇도 없던..
프루스트와 함께하는 여름 - 앙투안 콩파뇽 외 지음, 길혜연 옮김/책세상 소개의 글 …로라 엘 마키 제1장 시간 …앙투안 콩파뇽 제2장 등장인물 …장 이브 타디에 제3장 프루스트와 사교계 …제롬 프리외르 제4장 사랑 …니콜라 그리말디 제5장 상상의 세계 …줄리아 크리스테바 제6장 장소들 …미셸 에르망 제7장 프루스트와 철학자들 …라파엘 앙토벤 제8장 예술 …아드리앵 괴츠 옮긴이의 말 ‘이상하고 아름다운 도깨비 나라’로의 여행 1 독자의 초상 "진정한 삶, 마침내 발견되어 환히 밝혀진 삶, 결국엔 충만히 살아낸 단 하나의 삶, 그것이 문학이다." - 《되찾은 시간》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떠난 화자는 소설의 결말에 이르러서야 그 시간을 어떻게 구해낼 수 있는지 이해하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글쓰기 덕분..